한 가지에 생명과 죽음이, 성장과 소멸이 함께 야. 온 몸으로 햇살을 받고 뿌리로 부터 수분을 끌어올려 서로의 세포를 나눠가진 그들에게 이제는 더 이상 함께할 수 없는 생(生)과 사(死)의 갈림길이 선고된 거지. 춥고 길었던 그 시간을 묵묵히 견디며 끝을 예감한 그는 마지막 힘을 다해 잎하나 틔워 냈어. 작은 소망 하나. 그 잎을 보고 싶다. 그 간절함이 닿은 것일까? 마침내 그는 쭈그러든 얼굴로, 작지만 분명한 생명을 가진 푸른 잎사귀를 바라보게 되었어. 위태로이 가장 여린 가지끝에 매달린 쪼그라든 몸은 무게조차 느껴지지 않지만, 몇 날은 더 추울것이고, 몇날은 여린 잎이 견뎌내지 못할 만큼 햇살이 따가울지도, 그리고 버텨내야할 잦은 비가 있을 것을 그녀는 알고 있어. 하여 그녀는 마지막 수분마저 푸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