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이 안 좋은 몸은 일상의 흐름이 조금만 뒤틀려도 여실히 드러난다. 토요일 두 건의 결혼식이 몸에 부대끼었는지 주일예배 후 적잖이 피곤을 느낀다. 주일 저녁 얼굴이 뵈지 않았던 선생님께 심방전화를 하며 들었던 말이 가슴에 콕 박혀서 입 밖으로 갖은 저주와 내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욕설을 퍼부어도 성에 차지 않아서 밤내 끙끙거리고 있었다. 후두두둑. 세찬 빗소리에 창문을 닫고 오도카니 앉았다. 성도의 고통을 가슴에 안고도 어쩌지 못하는 부교역자의 한계가 시스템 안에 갇힌 “신앙”임을, 계급 안에 갇혀버린 “사역”임을 여실히 드러낸다. 안타깝다. 아프다. 교회가 너무나 많이 썩어있다. 기침이 시작된 아침. 간이 건물로 지어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