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에 눈이라니.. 나는 아직 억새밭을 헤매이고 있는데 이곳에는 첫눈이 나렸다.지독히 잊지 못해 붙들고 있는 얼굴이 있는데 불현듯 내가 그렇게 갈망하는 잊혀질 자유에 대해 내가 항거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잊혀질 자유.. 누군가에게는 잊혀지고자 원하고 또한켠 누군가에게는 기억되길 원하는 이 아이러니.내 삶이 모순덩어리인데 그 모순에 모순을 하나 더 더한다고 뭐 억울하거나 큰 잘못은 없을터이니 가슴에 품은 그 얼굴이 세찬 바람에 떨어져나갈까 더 깊숙이 꼭꼭 품어 안는다. 어쩌면 이 모순이 새끼를 낳고 또 다른 모순이 내 삶에 찾아올지 알길 없지만 이젠 더 큰 두려움은 내 인생에 자리하지 않는다..유난히 올 겨울은 추울거라는데 나는 이 모진 겨울을 어떻게 지나가게 될까.눈부시게 아름다웠던 뉴욕의 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