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 53

바로의 장자로부터

바로의 장자로부터. . . 이곳에서의 그날이 다가올 때 뜬금없는 너의 메시지가 들어와 있었지. “엄마 걱정하지마.난 그곳에 가지 않았어.” 엄마는 무슨 말인지 몰랐고, 넌 영상을 보내왔어. .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아니 일어날 수가 없던 일이 일어난 일앞에서. 걱정마라는 너의 말에 엄마가 안도할 수 있었을까? . 너의 오늘이 나의 내일이 되고 엄마의 오늘이 너의 어제가 되는 태평양을 건넌 이곳에서 엄마는 결코 “걱정하지 마”라는 말에 안도할 수 없구나. . 채 피지 못한 꽃봉오리들의 죽음앞에 어떤 잣대를 가지고 이야기를 해야할까. 애미 된 가슴은 그 어떤 잣대로도 납득할 수 없다. . 가빠오는 숨을 들이키며 가슴조차 쥐어뜯을 수 없도록 짖눌러 온 무게는 초록잎 돋우는 봄비의 잔혹이 아니었어. 그 무게..

하나님 없이도 살 수 있을까? / 고은식 / 선율

청소년 사역자라 자처해왔다. 하지만 어느새 퇴물?이 되어버린 자신을 본다. 세상의 변화가 대처불능으로 빠르고, 시대와 세대를 읽어내는 눈과 지혜가 없다. 남은 것은 다음세대를 향한 내 마음의 열의 뿐. 무엇으로 이들에게 믿음을 계승시켜 나아갈 수 있을까? 난 믿음의 1세대를 살아왔다. 불신가정에서 하나님의 강권적인 은혜로 헌신적인 교사들을 만났고 그들의 기도의 손을 영적부모로 알고 자랐다. 가장 부러웠던 것이 믿음가정의 친구들이었던 것은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물론 집사 장로 목사가정의 자녀들로 인해 불평등을 경험하기도 했지만 믿음가정의 복으로 알고 내 자녀들은 누리게 될 복이라고 자위했다. . 어린 내 마음에 믿음가정의 가장 큰 축복은 "이미 확보된 구원"이라 생각을 했다. 부모의 믿음은 곧 자녀의 ..

영성 2021.10.14

그리움을 품고 산다는 것 / 김기석 / 비아토르

만나고 싶어도 만날 수 없는 머난 거리에 있다면 어쩌면 볼 수 없음이 당연해 이렇게 그리움이 깊어지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척에 두고도 만날 수 없다면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단절을 경험하게 된다면 마음의 그리움은 더없이 깊어지리라. 코로나상황은 지난 1년간 그리고 금년 가을에 이르도록 강요된 단절에서 자유하지 못한다. 청파교회 김기석목사는 고단한 시간을 건너가고 있는 청파교회의 성도들에게 그리움을 담아 한주에 한통 편지를 쓴다. 그 편지를 비아토르에서 엮어 책으로 출간했다. 출간의 의도는 분명하다. 이 땅의 그리스도인이라면 한 목회자가 자신의 양무리에게 보내는 연서를 통해 동일한 위로를 받을 수 있지 않을거라는 기대다. 그 의도는 적중했다. 적어도 나에게는. . 나직나직 차 한잔을 두고 이야기를 나..

영성 2021.10.12

환영과 처형 사이에 선 메시아 / 애덤 윈 / 북오븐

대단한 책을 읽었다. 이렇게 굉장한 책은 리뷰를 적기가 곤란하다. 글로 간추리기에 감정이 넘쳐나버리기 때문이다. 이 책이 소설이라는 문학적 장치를 가질 수밖에 없는 사실을 읽으면 자연스레 알게 된다. 맞다. 이 책은 소설이다. 즉 허구라는 것이다. 지어낸 이야기다. 하지만 지어낸 이야기이지만 우리의 삶이 묻어나고 더 조밀하게 입체적으로 극대화시켜보여주는 효과도 있다. 허구이지만 더 사실적으로 느껴지는 것이 이런 것에 있다. 유기적으로 엮어 개연성있게 표현되는 소설속 현장감은 내가 그 소설속 한 인물로 서 있게 한다. . 성경은 친절한 책이 아니다. 세세하게 설명해주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그 불친절함이 세기를 뛰어넘어 읽는 이로 하여금 자기해석과 적용이 가능하게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우리는 성경기자가 ..

영성 2021.05.11

기도일기 - 플래너리 오코너의 / 플래너리 오코너 / IVP

영혼이 맑은 그녀를 만났다. 내뱉는 말이 어린아이처럼 순수하다. 마음에 담긴 열망이 추하지 않다. 아니 오히려 그 열망이 그녀를 순수하게 만들어간다. 하나님의 도구로 사용되길 원함. 자신의 글로 그리스도를 나타내고자하는 소망. 가식적인 믿음이 아닌 좀더 다가가는 경험되는 믿음이기를 원하는 간절함. 일기란 독자를 대상으로 쓰는 글이 아니다. 그렇게 따지고 본다면 기도일기란 적히기보다 그리스도를 향한 "편지"라 이름하는 것이 낫지 않았을까? 기도일기를 쓰며 자신의 내면을 고르고 영혼을 향한 간절함으로 쓰고자 하는 글을 길어 올렸으리라. 하나님을 향한 그녀의 순수도, 집필을 향한 열정도 그녀의 모든것이 부러워진다. 나에게도 그녀와 같은 맑은 영혼이 주어진다면. 어린아이의 순수와 같은 단어가 내 입에 영근다면 ..

영성 2021.01.11

예언자의 기도. / 월터 브루그만. / 비아.

비아의 신간이다. 확인이 필요하겠지만 2016년 존 프리처드의 를 시작으로 , , , 에 이어 2021년 월터 브루그만의 가 나온 것이다. 차고 넘치는 것이 기도 관련 책들이다. 기도의 정의에서부터 기도의 방법, 기도를 회복하는 법, 응답받는 법, 성경대로 하는 기도 등등 이제는 더 이상 나올 거리도 없을 만큼 출판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의 기도말은 조악하기 이를 데 없다. 어디 그뿐이랴 어린아이가 엄마 화장품으로 덕지덕지 바른 얼굴처럼 어울리지 않는 미사여구와 겉도는 말들로 가득 차 있다. 무엇이 문제일까? 뭐라 꼬집어 말할 수 없지만 아마도 기도조차 보이기 위한, 남의눈을 의식해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간 까닭인지도 모른다. . 는 저자 월터브루그만이 학교 강의를 하면서 드린 기도들을 모은..

영성 2021.01.10

성경필사 / 생명의 말씀사 / 하루 한 말씀 쓰기 성경 ,오늘 잠언쓰기.

새해가 되고 많은 분들이 성경필사를 시작하신것을 봅니다. 저도 작년에 아가페성경필사 노트로 신약을 마쳤습니다. 이 노트는 신약 1권 구약 3권으로 이루어져있는데 겨우 한권쓰고는 포기해버린 것이지요. 시작은 거창했습니다. 아이에게 엄마가 손으로 쓴 성경을 남기자. 한 사람에게 한권씩은 못 나눠줘도 낱권이라도 물려주면 아이들이 한자리 모이면 성경한권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었습니다. . 저는 볼펜을 잡을 때 힘을 많이 주고 잡는 편이라 학창시절 공부를 꽤나 열심히 했던 지 가운데 손가락이 기형에 가깝게 조금 틀어져 있습니다. 이제는 글을 쓰면 손 어깨 목 안아픈곳 없이 다 아프니 남은 3권을 다 채울수 있을지... 아마 힘들지 싶다가 솔직한 고백입니다. . 하지만 필..

영성 2021.01.09

모든 상황의 기도 - 2 . 분만

분만을 앞둔 산모는 극심한 불안과 공포에 사로잡히기 쉽습니다. 태아를 지켜주신 하나님께서 분만의 전 과정에 함께 하시며 도우심을 기억하며 기도하도록 합시다. 1. 임신과정을 지켜주신 하나님께서 분만의 과정 또한 지켜주신다. 2. 협업하는 의료진의 손길을 통해 하나님께서 역사하신다. 3. 산모에게 감당한 체력을 허락하시며 태아역시 산도를 잘 찾아 나올 수 있는 지혜 주신다. 4. 출산의 고통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은혜에 동참하게 하신다. 오직 주께서 나를 모태에서 나오게 하시고 내 어머니의 젖을 먹을 때에 의지하게 하셨나이다. 내가 날 때부터 주께 맡긴 바 되었고 모태에서 나올 때부터 주는 나의 하나님이 되셨나이다. 시편 22편 9-10절 "분만을 앞두고 드리는 기도" 길가의 작은 풀꽃에도 생명..

모든 상황의 기도 - 1. 임신.

임신소식은 기쁨이기도 하지만 두려움을 갖게도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10달간의 임신기간을 통하여 우리들로 하여금 새생명을 맞을 수 있는 부모로 준비시키십니다. 임신기간동안 이것을 기억하며 기도하도록 합시다. 1. 생명의 창조자이신 하나님이 눈에 보이지 않는 태중아기를 자라게 하심. 2. 임신을 통하여 하나님의 창조사역에 동참하는 자로 세움 받음. 3. 구별된 영적 훈련이 필요함. 주께서 내 내장을 지으시며 나의 모태에서 나를 만드셨나이다. 내가 주께 감사하옴은 나를 지으심이 심히 기묘하심이라 주께서 하시는 일이 기이함을 내 영혼이 잘 아나이다. 내가 은밀한 데서 지음을 받고 땅의 깊은 곳에서 기이하게 지음을 받은 때에 나의 형체가 주의 앞에 숨겨지지 못하였나이다. 내 형질이 이루어지기 전에 주의 눈이 보셨..

비오는 날의 금서(禁書) 그리고 학장교회

건강이 안 좋은 몸은 일상의 흐름이 조금만 뒤틀려도 여실히 드러난다. 토요일 두 건의 결혼식이 몸에 부대끼었는지 주일예배 후 적잖이 피곤을 느낀다. 주일 저녁 얼굴이 뵈지 않았던 선생님께 심방전화를 하며 들었던 말이 가슴에 콕 박혀서 입 밖으로 갖은 저주와 내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욕설을 퍼부어도 성에 차지 않아서 밤내 끙끙거리고 있었다. 후두두둑. 세찬 빗소리에 창문을 닫고 오도카니 앉았다. 성도의 고통을 가슴에 안고도 어쩌지 못하는 부교역자의 한계가 시스템 안에 갇힌 “신앙”임을, 계급 안에 갇혀버린 “사역”임을 여실히 드러낸다. 안타깝다. 아프다. 교회가 너무나 많이 썩어있다. 기침이 시작된 아침. 간이 건물로 지어진..

영성 2020.0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