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장의 책들을 박스에 옮기니 80여 개가 된다. 미처 정리하지 못해 박스째 베란다에 둔 것과 합하면 90박스가 넘을 듯하다. 통장에 잔고는 하나 없지만 이렇게 책 박스는 늘었다. 라이프 스타일? 지적 허영심? 모르겠다. 무엇 때문에 이렇게 구입하고 간직했을까? 다 읽지 않았다 할지라도 아니 절반이라도 제대로 읽었다면 이런 삶의 모양일까? 다독이 중한 것이 아니라 천천히 사유하며 내 것으로 만드는 독서가 중하다 누군가 말했다. 그래 그 말이 옳다. 빠르게 읽고 빠르게 잊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한 권을 읽고 낯설게 보고 틈을 가지고 생각해보는 것. 기필코 몸으로 읽어내고야 마는 체독이 중하다 생각하는데 나는 얼마나 실천하고 살았는지 모르겠다. 단지 활자중독이었는지, 다만 책을 사랑했는지 알 수 없지만 이것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