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이면 막둥이랑 비치를 찾는다. 넉넉히 아침을 먹고 얼음물과 의자, 파라솔을 챙겨 들고 책 한 권과 더불어 찾는 해변. 망망한 바다를 한없이 쳐다 보다가, 책을 읽다가 모래사장을 걷기도 한다. 어젯밤 오랜만에 불닭을 먹은 막둥이는 배가 아프다며 모래사장에 누워 한 시간 정도를 잣다. 몰아치듯 살아온 것은 나만이 아니라 막둥이의 12년이 그러했다. 자퇴를 결심하기까지 고민을 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하루하루 밝아지고 나이스 해지는 아들을 볼 때 무모한 선택이 아니었음을 깨닫는다. . 잠시 둘이서 화장실을 다녀오는 동안 출출할 때 먹으려 가져온 비스킷을 갈매기떼에게 도난당했다. 경고문이 결코 거짓이 아니었다. 세상에 이렇게 지혜로운 갈매기가 어디 있단 말인가? 가방안에서 비스킷만 골라 가져 갔다. 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