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3

파리한 슬픔.

아침이면 새소리에 눈을 뜬다. 시내에서 한참 벗어난 변두리지역이라 그런 것인지 거리마다 나무가 자라서 그런 것인지를 알 수 없다. 그럼에도 아침마다 새소리를 듣고 하늘을 볼 수 있다는 것은 분명 삶의 기적이고 적지 않은 기쁨이다. 베이글 하나로 하루를 보내는 날이 많다. 시간이 지나면 딱딱해져서 입천정이 까일때가 더 많지만 꼭꼭 씹어 삼킬 때 베이글 한가득 담긴 봉투를 안겨주신 이의 마음이 전해져서 아픔보다 단맛이 남았다. 몇일 전부터 베이글 반쪽을 나의 작은 친구와 나누기로 했다. 하지만 이것은 큰 모험이다. 주인에게 들키면 안되는 일. 새들의 지저귐은 기분좋지만 주차된 차에 작은 친구의 생리작용이 그대로 드러나 함부러 먹이를 주면 눈총을 받기 쉽다. 마음을 위로하는 친구들의 마음에 답하고 싶었다.나의..

일상 2022.08.24

반사경.

하늘이 반사경일까.바다가 반사경일까. 그게 뭐가 중요할까. 하늘은 바다를 품고,바다는 하늘을 품었다.애초에 하나인것을 위,아래로 나누어 이름을 달리 부르신 그분으로 인하여 다른것으로 볼 뿐. 하늘과 바다 그 중간을 살아가는 것들만 그림자를 만든다. 비록 바다를 유영하고 하늘을 비상하는 갈매기일지라도 그의 위치는 중간세상. 나와 당신과 다를바 없다. 중간세상은 먹이를 구하는 애씀이 필요하고 그 애씀은 그림자를 드린운다. 어제 온 비로 말갛게 얼굴씻은 하늘이 보기좋다. 넓고 넓은 Jones Beach나 내 몸이 기억하는 바다나 파도소리 갈매기소리만은 같았다. 바다가 그리운.바다를 사랑하는 내 마음이 변함없었다.

일상 2022.08.12

푸름은 늘 먼곳에 있다.

시작과 끝 온통 푸르다. 손에 잡힐듯 가깝게 느껴지지만 푸름은 늘 먼 곳에 있다. 거짓말같이 수평선과 맞다은 하늘은 태고의 신비그대로 하나다. 먼곳의 푸름에 닿을수 있는 것은 신록인지도 모른다. 먼 하늘에서 만들어진 보드라운 바람은 강을 쓰다듬고 초록잎을 흔든다. 눈부심에 길을 잃었다. 굳이 내가 선 곳이 어디인지 알 필요가 있을까. 살아간다는건 끊임없이 길을 잃는 것이고 길을 찾아가는것이 살아가는 것 아닐까. 잘려나간 몸뚱어리를 애도하는 나무의 눈물인걸까..그럼에도 살아내려는 회복력인지 알수없는 나의 무지는 그것으로 충분한 위로다. 나 역시 푸름을 쫓아 길을 잃고 찬란한 눈물 맺힌 이하루를 또 걷고 있으니 말이다.그대여 길잃기를 두려워말고 잘못 들어선 길은 없으니 무릎을 일으켜 또 걸어가시기를.

일상 2022.0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