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_옥봉_장정희_강_2020우수출판콘텐츠선정작 - 꽃은 졌으나 그 향기만은 붉디붉다. . 신흠(申欽)의 수필집 "야언"에 나온 한 소절을 급하게 읊조린다. 梅一生寒不賣香(매일생한불매향) 매화는 한 평생 추워도 향기를 팔지 않는다. 이른 봄 매화는 작은 몸으로 태어나 쉽게 눈에 띄지 않는다. 아니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으려 오히려 작은 몸으로 피어나는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자신의 향기만은 감추지 않았다. 꽃은 쉽게 꺾여버리지만 향기는 꺾을 수가 없는 법. 매화는 이미 그것을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 간혹 계절을 앞질러 피는 꽃이 있다. 그 꽃의 삶은 고달프다. 남성중심의 가부장제사회에서 여성이 가진 재주는 축복이 아닌 저주가 된다. 마치 앞질러 피는 꽃이 추위에 떨어 그 생명조차 위협 받듯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