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 53

빈 들에 마른 풀 같이 / 찬송가 183장.

올해는 유독 장마가 빨리 들고 비의 양이 엄청나다. 간이건물로 지어진 사택에 내리는 빗소리는 양철지붕에 떨어지는 빗소리마냥 타닥타닥 정겨운 것이 아니라, 마치 회오리 바람을 연상케하는 "휘모리"장단을 달린다. 유독 비를 좋아하는 나로선 장마가 오면 의식처럼 행하는 몇 가지 일들이 있다. . 하나는 이치카와 다쿠지의 소설을 원작으로 만든 “지금 만나러 갑니다."를 몇 차례고 돌려 보는 것, 어떤 매력이 그런 습관을 만들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스토리를 이끌고 가는 비와 화면 가득 메운 거꾸로 매달아 둔 ”테루테루보즈“의 모습에서 아이의 간절함을 읽는 까닭에서일까? 몇 번을 보아도 같은 장면에서 눈물이 나는 걸 보면 ”고장 난 수도꼭지“라는 별명이 그냥 붙은 건 아닌가보다. 또 ..

영성 2020.06.18

강진 남녘교회

남편과 다산초당을 가는 길에 한적한 시골에 앉은 고딕양식의 소담한 교회를 발견했다. 차창으로 바라보는데 교교한 분위기 사이 뭐라 표현할 수 없는 신비한 기분이 든다. "자기야 저 교회 가보자." 차를 돌려 교회앞 마당으로 들어와 차를 한켠으로 세웠다. 아담하다. 예쁘다. 이 시골에 이렇게 멋진 교회가 있을줄이야. 주일 교인들과 모닥불을 피우고 고구마라도 구워드셨는지 모닥불 흔적이 있다. 주차장과 이어진 교회앞마당에는 지는 봄과 오는 여름을 알리는 꽃들이 고개를 떨어뜨리고, 얼굴을 들고 서 있다. 정원에서 바라본 교회. 현관이 무척이나 특이하다. 현관문이 없다. 텅빈 현관에 옛날 풍금이 놓여있고 꽃병이 놓여있다. 풍금을 중앙에 놓고 양쪽으로 예배당을 향한 작은 출입문이 마주하고 있다. 안으로 들어가면 마치..

영성 2020.05.29

전쟁과 사랑. -사치코이야기 / 엔도슈사쿠 / 바오로 딸.

독서가라면 자신이 좋아하는 작가 한두명즘은 있으리라 생각한다. 나역시 좋아하는 작가가 몇명 있다. 그 좋아하는 것이 그냥 좋아하는 정도가 아니라 그가 쓴 작품이라면 어떻게든 구해서 읽으려하고 빚을 내어서라도 그 책을 소장하려고 한다. 살아가면서 그런 작가를 만난다는 것은 행운일지 가산을 탕진하게 하니 불행일지 알 수 없으나 내게는 "엔도 슈사쿠"와 "알베르 카뮈" 두 사람이 그러하다. 아마 동시대에 태어나 이웃하고 살았다면 어쩌면 일생을 그와 지내고 싶어했을지도 모를만큼 작품속에 드러난 그들의 삶과 사상을 연모했다. 그들이 출간한 대부분의 책을 소장해 우울하거나 삶의 위로를 구하려할 때마다 가장 가까운 책장에 이웃해 앉아있는 그들에게 손길이 가는 것을 보면 곁에있는 남편보다 더 나의 마음을 앗아간 남자들..

영성 2020.05.23

기도하는 즐거움. / 마이클 리브스 / 이레서원

어떻게 하면 기도가 즐거울 수 있을까? 아주 잠깐 나 자신에게 깜짝 놀랐다. 어떻게 하면 기도가 응답될 수 있을까?라는 숯한 질문은 던져 보았지만 어떻게 하면 기도가 즐거움이 될 수 있을지는 질문도 고민도 해보지 않은 듯했다. 기도에 관한 책을 검색해보면 엄청난 정보들이 쏟아진다. 하지만 대부분의 책들이 응답받는 기도에 관한 내용이 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을 듯하다. 뭉뚱그려 응답받는 기도가 즐거운 기도이고 즐겁게 기도를 이어가려면 응답을 받아야만 그렇다고 생각하는 것이 태반이 아닐까? . 이레서원에서 믿음의 재발견 시리즈 1편으로 마이클 리브스의 을 출간했다. 마이클 리브스의 책은 개인적으로 두번째다 첫번째 책이 아마도 '복있는 사람들'에서 출간한 이었다. 리뷰를 남기지 않아서 기억이 뚜렷하지 않은데 아..

영성 2020.05.21

예수의 길 / 헨리 나우웬 / 두란노

이 책은 1985년 사순절 기간에 헨리 나우웬이 매사추세츠 주 케임브리지의 세인트폴교회에서 여섯차례에 걸쳐 강연한 내용을 기초하여 엮은 것이다. 이 책의 부재가 로 적혀 있듯 이 시기의 나우웬은 앞길이 불명한 시기의 삶을 살고 있었다. 코로나로 인해 세상이 소요하고 그 어느때보다 불안하다. 이 불안은 교회의 최대절기인 부활절로 접어드는 고난주간, 사순절마저도 망각의 늪으로 빠뜨린다. 교회력이나 교회절기가 개신교에 있어 뭐 대수냐만은 부활이 없는 신앙은 온전한 기독교가 아니다. 부활로 가는 사순절기간 특히 고난주간은 자신의 믿음의 모습을 돌아보고 회개하며 다시금 주님앞에 은혜를 간구하며 나아오는 시간이다. 그 시간 읽기에 적합한 책이 아닐까. . 특히 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현대인들에게 다시금 경종을 울..

영성 2020.04.07

전도서 / 더글러스 숀 오도넬 / 부흥과 개혁사

전도서 / 더글러스 숀 오도넬 / 부흥과 개혁사. - 에덴의 동쪽, 그 즐거움 - 1. 전도서의 목적 전도서는 ❶하나님의 지혜 문학으로 ❷메세지에 통일성이 있으며 ❸십자가에 달려 죽으시고 부활하사 다시 오실 그리스도에 비추어 해석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헛되도다. (헤벨 / 38회) 일시적, 덧없는, 무의미한, 어리석은, 무익한, 단명한, 불확실한, 부조리한, 터무니없는, 공허한, 바람을 잡음, 거품, 대기 속으로 사라지는, 연기, 안개, 호흡, 숨. 지혜 / 지혜로운(53회), 하나님(40회), 수고(33회), 주다/주었다.(16회), 죽음(21회), 해(33회), 기뻐하다.(17회) 솔로몬은 “가장 헛된 것”에 대한 우울하고 냉엄한 메시지, 즉 모든 것을 전적으로 무익하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

영성 2020.03.24

바울을 읽다 - 로완 윌리엄스의 바울 서신 읽기 / 로완 윌리엄스 / 비아

바울을 읽다. - 로완 윌리엄스의 바울 서신 읽기 / 로완 윌리엄스 / 비아. 감히 바울을 읽다. 신학생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바울을 꿈꾼다. 바울의 신앙, 바울의 선교, 바울의 교리 그 풍성한 가지 한 자락만이라도 붙들고 나무에 올라볼 생각을 하지만 아무리 작고 약해보이는 가지일지라도 몸통의 깊이와 넓이의 접합점에서 두 손들고 포기해버리는 이들이 얼마나 많은가? 나 역시 바울을 좋아했다. 그래서 로마서를 얼마나 읽고 읽었던가? 어디 로마서 뿐이랴 바울의 매력적인 서신서들을 연구해보려 모은 책이며 자료들은 또 얼마였던가? 그럼에도 여전히 바울은 내게 어려운 사람이었고, 감히 넘볼 수 없는 놓은 산과도 같은 인물이었다. 비아에서 “바울을 읽다”라는 책이 출간되었다. 적어도 바울에 관한 책이라면 벽돌정도 높..

영성 2020.03.17

인생 전도서를 읽다. / 데이비드 깁슨 / 복있는 사람

인생 전도서를 읽다. / 데이비드 깁슨 / 복 있는 사람. 서문 / 흉내놀이 ; 거품 터뜨리기 / 이런 때, 저런 순간 / 낮아지는 삶 / 올려다보고 경청하기 / 삶의 한계를 사랑하는 법 / 죽음에서 깊이로 / 무지할 때 알아야 할 것들 / 한 발은 무덤에 / 핵심 정리 죽음에 대해 올바른 관점을 가질 때에만 삶에 대해 참된 관점을 가질 수 있다. 전도서는 우리의 삶이 바람 속 속삭임과 같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에 대한 묵상이다.p24 전도서는 영속적인 의미라는 관점에서 볼 때 삶이 불가사의한 것 같다는 사실에 대한 묵상이다.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것에 의거해 또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에 의거해 세계와 우리의 삶을 통제하려고 애쓸 때 우리가 추구하는 통제력이 우리를 빗겨 간다는 사실을 깨닫는다.p25 전..

영성 2020.03.12

폴 트립의 복음 묵상 / 폴 트립 / 생명의 말씀사

“폴 트립의 복음 묵상” / 폴 트립 / 생명의 말씀사. 나는 복음의 은혜란 단지 삶의 종교적인 측면만을 변화시키는 것이라기보다 삶의 모든 면을 규정하고 정체성을 밝히며 그 모든 면에 동기를 불어넣어 주는 것이라는 점을 사람들이 알았으면 한다.. 아침마다 새로운 하나님의 자비를 구하다. 아침마다 새로운 하나님의 긍휼을 구하다 아침마다 새로운 하나님의 은혜를 구하다. 아침마다 새로운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하다. * 그리스도인의 삶. 교회. 그리고 우리의 믿음은 우리 자신에 관한 일이 아니라 그분에 관한 일 즉 그리스도의 계획, 그리스도의 나라. 그리스도의 영광에 관한 일이다. * 우리의 안식은 자기 삶을 파악하는 데서 찾을 것이 아니라 우리의 유익과 자신의 영..

영성 2020.03.12

십자가 처형 / 마르틴 헹엘 / 감은사

고린도전서 1: 18 십자가의 도가 멸망하는 자들에게는 미련한 것이요 구원을 맏는 우리에게는 하나님의 능력이라. 고린도전서 1:23 우리는 십자가에 못박힌 그리스도를 전하니 유대인에게는 거리끼는 것이요 이방인에게는 미련한 것이로되. 1. 고대세계에서 십자가형은 놀라우리만큼 널리 시행되었다. 2. 십자가형은 정치적 군사적 형벌이었다. 3. 십자가 처형이 사용된 주된 근거는 추정컨대 이를 공개적으로 시행했을 때에 얻을 수 있는 범죄 억제책으로서 최대의 효과를 볼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4. 더불어 십자가형은 원초적인 복수심을 만족시켰을 뿐 아니라 각각의 총치자들이나 대중들의 사디즘적인 잔인함을 만족시켰더. 5. 더 나아가 범죄자를 벌버벗긴 채 눈에 띄는 장소에 공개적으로 전시함으로써 범죄자의 수치를 극도로 ..

영성 2020.0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