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

기도하는 즐거움. / 마이클 리브스 / 이레서원

huuka 2020. 5. 21. 15:11

어떻게 하면 기도가 즐거울 수 있을까? 아주 잠깐 나 자신에게 깜짝 놀랐다. 어떻게 하면 기도가 응답될 수 있을까?라는 숯한 질문은 던져 보았지만 어떻게 하면 기도가 즐거움이 될 수 있을지는 질문도 고민도 해보지 않은 듯했다. 기도에 관한 책을 검색해보면 엄청난 정보들이 쏟아진다. 하지만 대부분의 책들이 응답받는 기도에 관한 내용이 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을 듯하다. 뭉뚱그려 응답받는 기도가 즐거운 기도이고 즐겁게 기도를 이어가려면 응답을 받아야만 그렇다고 생각하는 것이 태반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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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레서원에서 믿음의 재발견 시리즈 1편으로 마이클 리브스의 <기도하는 즐거움>을 출간했다. 마이클 리브스의 책은 개인적으로 두번째다 첫번째 책이 아마도 '복있는 사람들'에서 출간한 <선하신 하나님>이었다. 리뷰를 남기지 않아서 기억이 뚜렷하지 않은데 아마도 삼위일체 하나님 안에서 기쁨을 누린다 라는 내용으로 떠오른다. 마이클 리브스는 유니온 신학대학 학장으로 한국에도 한번 방문한 것으로 안다. 많고 많은 기도의 책 중에 또한권의 기도의 책을 낸다는 것은 그만한 메리트가 없이는 지금같은 불황에 출판사에서도 큰 모험이 아닐까 한다. 그럼에도 이레서원에서 출간했다면 역으로 그만한 가치와 읽을거리가 있다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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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펼치면 이정규목사님의 추천사가 있다. 이만큼 적확한 추천사가 있을까?
"연약한 그리스도인들에게는 기도하도록 자극을 줄 정도로 충실하지만 기도할 시간까지 잡아먹지 않을 정도로 짧은 글" 맞다. 이책을 읽기를 마치면 이정규 목사님이 왜 이런 추천사를 썼는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다. 일단 분량이 적다.85  페이지 정도의 얇은 책이지만 기도의 정의에서 부터 기도에 관한 오해와 잘못된 습관, 제대로 된 기도의 방법, 기도의 자리로 이끄는 역동성을 느낄 수 있는 좋은 책임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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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14개의 주제가 3-4페이지 정도의 짧은 해설로 기록되어 있는데 짧다고 해서 결코 글이 가볍거나 내용이 빈약하지는 않다. 저자는 기독교적인 삶과 사역에서 성공하기 위해 노력하는 동안 정작 하나님과의 교제(즉 기도)에는 깊은 공백이 생겨나게 되었다.(p13)고 오늘날 목회자들과 일반 그리스도인들의 문제를 자신의 실수를 들어 우리들에게 다가온다.우리들이 겪는 기도의 어려움은 기도의 오해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기도는 추상적인 행위로 그리스도인이라면 마땅히 행해야 하는 의무로 생각하기에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누리는 즐거움보다 무거운 짐, 숙제로 느껴지게 된다.그렇다면 저자는 기도란 무엇이라고 정의하는가? 그는 칼빈의 기도의 정의를 가지고 온다. "기도는 '신앙의 주된 실천'이다."달리말해 기도는 참된 신앙이 스스로를 드러내는 주요한 통로다."p18. 즉 신앙인이라면 삶의 전 영역에서 자연스럽게 일어나는하는 자연스러운행위이며, 기도로 연결된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도 저자의 삼위일체론은 어김없이 드러난다. 기도의 대상인 아버지 하나님께 초점을 맞추어 나아갈 수 있도록 예수님께서 우리를 이끄시고 성령님은 우리가 하나님께 의존하면서 시도하도록 도우신다.p69. 기도는 삼위일체 이신 하나님께서 함께 누리신 그 즐거움에 우리가 동참하여 함께 누리는 즐거움이 된다. 더불어 다른 이들을 위해 기도함으로써 하나님의 긍훌에 동참하는 즐거움또한 누리게 된다.p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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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덮기전 저자는 독자들에게 물어온다. "나는 왜 기도하지 않는가?" 솔직히 답해보자.
나는 왜 기도하지 않지? 아니 나는 왜 기도한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아니 왜 기도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분명 거르지 않고 새벽기도를 나가는데 왜!!. 하루 1시간 이상 기도하면 아 오늘 난 기도했다라고 생각하지만 한시간도 채 기도하지 못하는 날들이 이어지면 요사이 기도의 문이 막혔다. 기도가 게을러졌다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아마도 보여지는 행위로서의 기도로 판단하기 때문이 아닐까? 내가 한 시간을 기도하든 10분을 기도하든 삼위일체하나님의 충실한 교제의 기쁨을 누렸다면 충분한 기도아닐까? 교회의 내자리에서, 기도실에서 기도하지 않았다 할지라도 삶의 순간순간, 삼위일체하나님과의 동행속에 묻고 순종함이 있다면 나는 충분한 기도의 즐거움을 누리고 있는 것 아닐까?
그렇다면 나는 왜 기도하지 않는가? 저자는 기도하지 않는 사람은 실질적인 무신론자라고 말했다. 내가 기도하지 않는 이유는 거듭되는 상황의 악화와 하나님의 부재를 경험하기 때문은 아닐까? 다른 곳에서 살아역사하시는 하나님이 나에게만 유독 아니계신듯, 침묵하시기에 내가 삼위일체하나님과의 즐거움을 누리지 못하고 있는 까닭이리라. 좀더 의존하라. 저자의 말대로 "아직도 남아 있는 자신의 생산성"을 내려 놓고 힘껏 주님을 의지해 하나님 아버지께로 나아가야 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