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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가와 이토의 작품들.

오가와 이토 2008년 소설 으로 유명세를 타게 되었지만 그녀의 데뷔는 1999년 ,를 발표하면서이다.그녀는 남편 미즈타니 기미오가 소속되어 있는밴드 Fairlife에서 작사가로도 활동중이다. 그녀의 책에는 상실을 경험한 인물들이 나온다. 하지만 그 상실의 아픔도 그 상실을 극복해가는 과정도 그렇게 대단하고 유별나게 표현하지 않는다. 상처를 안고도 묵묵하게 일상을 살아내어야 하는 당신과 나의 모습처럼 그냥 그렇게 묵묵하게 그려나간다. 그 극복의 과정마저도 별스럽지 않다. 주변에서 쉬이 찾아볼 수 있는 일상중의 소재로 담담하게 하지만 너무나 우리의 이야기 같아서 책을 읽어나가면서 그냥 치유를 경험하게 되는 그런 자가 특유의 매력이 있다. 가슴 먹먹할 때 그냥 꺼내 읽기만해도 위로가 되는 책, 비슷비슷한 내..

지성 2018.02.18

책을 지키려는 고양이

책을 지키려는 고양이 / 나쓰카와 소스케 / arte.당신에게 있어 책은 어떤 의미인가요?.하루에 한 권, 요즈음 거의 하루에 한권의 책을 읽는다. 노동이다. 그것도 쉽지않은 노동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나는 책을 읽는 것일까? 특정 분야를 깊이 있게 연구하기 위한 책읽기도 아니다. 단순한 재미? 지식수집? 그것도 아닌듯 하다. 그렇다면 책을 읽는 목적이 무엇일까? 나는 책에서 무엇을 찾고 책은 나에게 무엇을 주기에 나는 책을 놓지 못하는 것일까?한달 전 그이가 "당신이 좋아하는 고양이랑 책. 그 고양이와 책의 만남이네요."라며 건넨 책이다. 책을 받아든 순간 심장의 박동수가 빨라진건 말할 필요가 없다. 서가가 펼쳐진 방에 마주 앉은 남주와 고양이. 일러스터로 그려진 표지만으로도 그 책은 충분했다. ..

지성 2018.02.17

천상의 두 나라

천상의 두 나라 - 중국 / 일본 ..............니코스 카잔차키스 / 예담.나는 아무리 감명깊게 읽어도 책 내용만 남을 뿐 제목과 저자를 잘 기억하지 못한다. 하물며 이렇게 긴 이름을 기억할리조차 없다. 는 읽지는 않았지만 그 유명함은 익히 알고 있다. 니코스 카잔차키스가 의 저자이며 의 저자다. 는 유명해도 왠지 지루할 듯한 느낌에 그이가 읽을 때에도 그닥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서가 한 켠 를 펼치게 된 순간 도 반드시 읽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니코스 카잔차키스는 현대 그리스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내게는 그런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그의 수려한 문장력과 표현력에 나는 압도당했다. 그가 바라보는 세계에 그만의 사유함이 수려한 문체로 기록되어 있다. 는 중국..

지성 2018.02.15

호루라기

호르륵 호르륵 숨을 불어 넣을 때마다 구슬 구르는 소리가 좋았다. 어머니는 어린 나의 목에 호르라기를 걸어주셨다.길을 잃거나 무슨 일을 만나게 되면 호르라기를 불라고 하셨다. 그러면 엄마가 달려올거라고, 엄마의 손에도 나와 같은 호르라기가 있었고 엄마가 보이지 않으면 엄마의 호르라기 소리를 듣고 찾아오라고 했다. 어린아이 유괴와 길 잃어버리는 일들이 잦았던 그 시절 호신용으로 걸어주신게 아닌가 싶다.몇 살즈음이었는지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아마도 일곱살이 되기 전이었던듯 하다. 나는 길을 잃었다. 얼마나 헤매였는지는 알 수 없지만 제법 해가 기울고서야 파출소에서 허둥거리는 아버지의 손으로 인도되어 집으로 돌와왔다. 집 가까이 왔을 즈음 나는 "호르륵, 호르륵" 호르라기 소리를 들었다. 엄마가 눈물범벅이 된..

일상 2018.02.15

그 적당함에 못 미쳐서....

적당함의 미학. 적당한 자신감. 적당한 가난, 또는 적당한 풍요로움, 적당한 좌절감, 적당한 성실, 적당한 안정, 적당한 거짓말. 적당한 슬픔, 적당한 싫증, 적당한 기대. 또는 적당한 체념 ... 이것들이 인생에 깊이를 더하고 그늘을 드리우며 좋은 맛과 향기가 나는 존재로 만들어 준다. ...........소노 아이코 에세이 .적당히라는 말을 적당히 생각해보면 그 모호함과 불분명함에 어느정도?라고 되묻게 된다. 하지만 적당히라는 말을 사전에 찾아보면 그렇게 불분명하지도 모호하지도 않다. 적당히....1. 정도에 알맞게 / 2. 엇비슷하게 요령이 있게어떤 기준이 있다면 그 기준에 근접한 것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도에서 벗어나면 안된다는 뜻이다. 그러니까 대충 얼버무리거나 대충대충이 아닌 상당히 엄격..

일상 2018.02.07

PAX 팍스 / 사라 페니패커

사랑하는 나의 손녀에게 들려주고 싶은 첫 번째 이야기.사라 페니패커의 “팍스(PAX)” / 존 클라센 그림 / 김선희 옮김 / arte출판 - - - “우정은 봄 햇살보다 따스하고 보드라운 것이란다.” - - - “최고의 친구는 바로 엄마 아빠란다. ” 사랑하는 나의 아가들아.오늘은 모처럼 창 가득 햇살이 들었단다. 배란다에는 흘러내린 물이 꽁꽁 얼어 있는데도 말이야. 할머니는 창을 통해 들어오는 햇살을 참 좋아한단다. 마치 봄 햇살처럼 모든 것들이 포근포근해지는 느낌 같아서 좋아. 하루의 반시간을 자버리는 고양이들을 애써 창가로 옮겨놓았어. 착한 시로는 그런 할머니의 마음을 아는지 두 발을 다소곳이 모아 식빵 굽기 자세로 잠을 청하는 구나..할머니가 너희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 그건 말이야..

아티스트웨이 2018.01.27

결혼, 여름. 알베르 카뮈

2018.01.23.눅눅하게 햇살이 스민 희뿌연 아침이다. 내 삶 곳곳에 이런 눅눅함이 스며들어 무게를 더한다. 아침이 불편하다. 어차피 하루의 무게일진데....뭐가 이렇게 불편할까...어제 고신대학병원에 진료예약을 했다. 지난 수술후 지속된 통증과 통증부위의 확대로 정확한 검진을 위한 것이다. 기분이 가라 앉았다. 끝없이 절망이다. 그 순간. 카뮈가 내게로 다가왔다.늘 어려웠던 그가 다정한 속삭임이 되었다. 모호했던 말들이 가슴안에서 명징하게 의미를 찾아갔다. 그의 생각. 그의 말들을 붙들고 싶고, 더, 조금만 더. 깊이 알고 싶어졌다...그이에게 카뮈서적들을 구입해달라고 했다. 이미 도피가 되어버린 독서활동으로 산처럼 책들이 쌓여있음에도 말이다. 가난을 심화시키는 독서활동이다. 하지만 지금 내겐 카뮈..

일상 2018.01.23

동화쓰는 할미.

2018.01.20. "불사신이 아니야. 죽는건 죽어. 하지만 죽는 방식이 다른 사람하고는 달라. 나는 달처럼 죽을거니까. 하느님이 이 세상에 태어난 최초의 남녀에게 죽을 때 둘 중 하나의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고 했어. 하나는 나무처럼 죽어서 씨앗을 남기는 자신은 죽지만 뒤에 자손을 남기는 방법, 또 하나는 달처럼 죽었다가 몇번이나 다시 태어나는 방법. 그런 전설이 있어. " 달이 차고 기울듯이, 그래. 달이 차고 기울듯이 삶과 죽음을 반복하는 거야. ........사토쇼고 .집안의 부도이후 이복 언니는 무당이 되었다. 그것도 '만신'이라는 제법 큰 신을 내림받았고 살풀이와 굿을 하는 제법 신통한 전문 무당이 되었다. 언니는 어려서부터 절을 좋아했고 대학에서는 불교동아리에 가입해 제법 열심히 절을 다녔..

지성 2018.01.20

동화한편 " 봉봉이의 심부름"

"봉봉이의 심부름" 세상은 눈을 감은 듯 온통 캄캄해지고 별님들마저 어디에 숨어버렸는지 모습을 찾을 수가 없었어요. 하지만 귓가를 간지럽혀오는 자그마한 소리가 있었어요. 처음에는 아주 작고 천천히 들려오던 소리가 어느새 작은 북소리처럼 통통거리며 규칙적으로 들려왔어요. 저는 너무 궁금해져서 소리가 나는 창문가로 다가갔어요. 모두가 잠든 사이 비가 왔나봐요. 창문 밖은 더 짙은 어둠이었지만 내리는 비는 신기하리만큼 구분할 수 있었어요. 그렇게 한참을 빗소리와 비가 함부로 창문에 그려놓은 그림을 보고 있자니 문득 함께 잠든 엄마의 모습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갑자기 가슴이 콩콩거리기 시작했어요. 어둠이 무서워졌어요. 덜컥 눈물이 날 것만 같았어요. .방문을 열고 거실로 나왔어요. 그 거실에는 베란다를..

아티스트웨이 2018.01.19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몇일 전 딸아이의 감기로 방문한 병원에서 수면제 2주분을 처방받았다. 딱히 불면증때문은 아니었다. 그냥 그렇게 늘 생을 포기하고 싶은 순간은 내게 그림자처럼 가까이 있다. 누구나 한번즘은 자살을 생각하고 실행에 옮기기도 한다. 죄악된 본성을 타고난 인간이기에 신의 영역을 탐하는 교만인지도 모른다. 최근 자주 죽음을 연습한다. 삶의 무의미함이나 지난한 삶때문은 아니다. 무의미가 아니 의미의 망각. 지난한 삶이 아닌 이겨낼 힘의 꺽임. 내가 누구인가보다 누군가에게 있어 나는 누구인가?라는 소속감의 상실때문이다. .라는 책을 읽었다. "죽기로 결심하다." 어떤 이유로. 어떤 방법으로? 그리고 그 결과는? 호기심을 자극하기보다 왠지 뻔한 스토리로 흐를것 같은 추측과 교훈을 예상하게 한다. 하지만 이 소설은 기막..

지성 2018.0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