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 57

고독의 발견 . / 헨리 데이비드 소로 . / 에이지

소로, 고독을 노래하다. "엄마는 말이야. 아무리 늙어도 마트가 10분 거리에 있지 않으면 못살아." 큰 아이가 "엄마는 어떤 집에서 살고 싶어?"라고 물었다. 반백을 살도록 집하나 없이 떠도는 엄마가 안스러웠는지 성인이 되고서 첫번째 자신의 인생 프로젝트를 "엄마 집"마련해주기가 되었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많은 사람들이 귀농을 생각하고 자연을 벗해 한적한 곳에서의 삶을 꿈꾼다. 나는 왤까? 그런 곳으로 산책을 가고 얼마간의 여행이라면 모를까 남은 삶을 그런 곳에서 지내야 한다면 왠지 더 적막한 것이 불편할 것만 같다. 바다가 보이면서도 마트가 10분거리에 있고 그러면서도 인적이 드문 곳. 그런 곳이 어디 있을까? . 내가 소로를 만난건 마흔이 채 안 된 시점이었다. 한참 바쁘게 그리고 제법 성공한 ..

지성 2020.05.21

한밤중에 잼을 졸이다. / 히라마쓰 요코 / 바다출판사

봄비가 내렸다. 2주간 재택근무로 방에만 있어야 하는 나와 달리 봄은 여전히 기지개를 펴고 달릴 준비를 한다. 지난주 보았던 도서관담벼락 벚나무에도 잔뜩 봄기운에 간지럼을 느낀 꽃망울들이 간질거리는 몸을 잔뜩 부풀린다. 다행이다. 어쩌면 이 봄비로 부푼 몸의 열기가 조금은 식혀지지 않을까? 짧게 지나가버릴 아쉬운 봄을 조금은 내 옆에 잡아두고 싶다.이렇게 비가 내리는 날에는 은근히 끓여 오랫동안 온기를 전해줄 국물이 그립다.첫 술은 입술을 데일까 염려함으로 호호불어 조심조심 입으로 가져가야 하지만 어느새 뜨거워진 열기를 받은 숟가락질이 속도를 올리고 마지막 바닥을 긁을 때에는 아쉬움으로 숟가락 든 손이 힘을 잃게 되는 “탕”. 남편에게 바람을 넣는다. 재택근무를 권할 만큼 바깥출입을 삼가야 할 때이지만 ..

지성 2020.03.27

손 때 묻은 나의 부엌 / 사랑하는 나의 문방구

손때 묻은 나의 부엌 / 히라마스 요코 / 바다출판사 사랑하는 나의 문방구 / 구시다 마고이치 / 정은문고 일상을 소중히 여기는 좋은 책 두권이다. 작지만 소중한 이것들로 인해 내 삶이 더 풍성해지지만 그 가치를 제대로 알아주지 못하고 소홀히 하게 되는 것들. 손이 기운것에 정이 든다. 비슷한 듯 닮아 있지만 전혀 다른 글. 흘려버리기 쉬운 일상에서 소재를 가져왓지만 은 문장이 살아있고 글이 숨을 쉰다. 읽고 있으면 마음까지 위로받게 되는 따뜻한 온기가 있다. 반면에 는 정보성이 강하다. 문방구들의 역사, 정보를 이렇게 까지 일상과 버무려 쓸수 있다니 놀랍기만 하다. 내가 글을 쓴다면 이런 소재의 글들을 쓰고 싶다. 히라마쓰요코와 같은 글. 읽는 이를 포근히 감싸줄 수 있는 따뜻한 글을 적고 싶다. 사물..

지성 2020.03.23

COVID-19 대유행병과 기독교 / 황을호 / 생명의 말씀사.

COVID –19 대유행병과 기독교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19 에 대한 그리스도인의 자세. 서점가에서 다시금 베스트셀러로 주목받고 있는 책이 있다. 바로 카뮈의 페스트다. 페스트로 인해 고립된 알제리의 오랑이란 도시가 무대가 된 이야기. 대구가 고립되고 청도의 병원이 코호트 되고 개인이 건물에 격리된다. 우리나라의 현실만이 아니라 전 시민의 외출금지령이 내려진 나라도 있고 이야기 속 격리된 오랑이 우리들의 눈앞에 사실로 드러난 것이다. 페스트의 이야기를 해 보자. 이야기는 의사 리유가 목격한 쥐 한 마리의 죽음으로 시작된다. 하지만 곧 이 도시는 걷잡을 수 없는 속도로 번지는 페스트 때문에 주민들은 극도의 혼란에 빠진다. 전염을 막기 위하여 쌓인 시체를 태우고 가족들의 생이별 같은 일들이 벌어진다. ..

지성 2020.03.19

세상의 모든 법칙 / EBS < 세상의 모든법칙 > 제작팀 지음

하나님의 섭리대로 다스려지는 이 세상에서 "섭리"하나로 설명하는 것은 뭔가 무대포같다. 그런 인간의 심리작용일까? 하나님만 아시는 나의 마음속 움직임. 행동의 원인들을 분석해서 법칙을 발견해 놓았다. 이것으로 전부 설명되는 것은 아니지만. 읽다보면 무릎을 탁 치게 된다. 그렇군.그렇군. 재미있게 읽기를 마친 책. 이것으로 나의 상식은 조금 더 늘어났을까? 세상의 모든 법칙 / EBS미디어 기획 / EBS 제작팀 지음 1장 . 사랑과 관계의 법칙. 자이가르닉 효과 ( 첫 사랑을 잊지 못하는 이유는? ) Zeigarnik effect – 어떤 일을 끝마치지 못하고 중간에 그만두면 긴장상태가 지속되어 마음속에 계속 떠오르는 심리적 현상. 침묵의 나선 이론 ( 내가 침묵하는 이유는? ) ..

지성/교육 2020.03.13

네델란드 개혁교회의 자녀양육 - 야코부스꿀만 지음 / 개혁된실천사

꿀만이 이 글을 쓴 배경에는 시대적 환경을 무시할 수 없었다. 꿀만에 의하면 그 나라의 부 명성 해상주도권 상업적인 힘은 영적환경에 가장 위험한 요소였다. 왜냐하면 전례 없는 성공이 영원한 것에서 일시적인 이익으로 하나님을 섬기고 그리스도 안에서 사는 것에서 물질의 축적과 쾌락으로 눈길을 돌리게 했기 때문이다. 비록 그의 부모나 그의 어린 시절에 대해 알려진 바가 없지만 꿀만이 일찍부터 이런 영적인 신념을 키워 왔다는 사실은 알려져 있다. 브라켈푸치우스 등 ‘후속 종교개혁’의 다른 지도자들처럼 꿀만은 유혹과 죄, 은혜로 얻는 구원, 천국과 지옥, 기도의 능력에 대한 성경의 가르침들을 진지하게 받아들였다. 그는 인간이 ‘본성적으로 하나님과 이웃을 미워하는 성향이 있다’는 하이델베르크 교리문답에 동의했고 하..

지성/교육 2020.02.21

페터한트케. "관객모독""어느 작가의 오후"

“관객모독”이라는 연극으로 우리들에게는 알려진 페터 한트케가 2019년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 서점가는 그의 수상소식과 더불어 그의 작품들을 전시하기 시작했고, 그런 미끼를 빠짐없이 물고야 마는 호구인 나의 손에는 어김없이 그의 책 5권이 들려 있었다. “관객모독”을 만난 것은 90년대 대학시절 홍대 앞 소극장에서였다. 그 당혹스러움이란 무방비상태에서 성인물을 접한 아이와 같았다. 뚜렷한 사건이나 일반적 갈등구조 없이 덩그런 무대에서 몇 명의 배우가 가하는 언어폭력 앞에 교양 있는 지식인으로 있기가 여간 부담스러운 것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연극 “관객모독”은 오늘날까지 꾸준하게 연극무대에 올려져 사랑받고 있다. 무엇이 이 실험적인 연극이 계속해서 상연되고 인기를 얻게 하는 것일까? ..

지성 2020.02.17

너무 시끄러운 고독.-보후밀 흐라발.

분명 아픈데 멈출 수가 없는 이야기가 있다. “82년 김지영”책을 읽었을 때도 그러했지만 영화를 보고 온 날. 그녀의 삶을 이해하지 못함에서가 아닌 그녀의 삶보다 박한 삶을 당연한 듯 살아온 내가 가여워 복받쳐 오른 눈물을 한동안 삼켜야했다. 보후밀 흐라발의 “너무 시끄러운 고독” 역시 그렇다. 체코 작가 보후밀 흐라발의 필생의 역작이며 국내 소설가 50인이 뽑은 2016년의 소설. 페이스북에서도 한동안 회자 되었던. 글 좀 읽고 쓴다는 사람들의 애독서다. 수려한 글이 주는 멋진 표현그릇에 담겨진 속 이야기는 아리고 아린, 묵묵히 성실하게 한 시대를 살아가다 종국에는 그 시대를 따라가지 못해 폐지처럼 버려지는 나의 모습이고 당신의 모습을 그린다. 삼십 오년째 폐지더미속에서 일하는 주인공 한타. 자신의 일..

지성 2020.02.09

중근동의 눈으로 읽는 성경 / 김동문 글 /신현욱 그림

낮은 자의 하나님을 만나는 "중근동의 눈으로 읽는 성경 "김동문 글 / 신현욱 그림 / 선율출판. “읽기만 하고 질문은 하지마세요.” 아이들에게 성경을 읽히고 싶은 것이 부모마음이다. 하지만 제일 두려운 것 한 가지가 있다. 이 녀석들이 그냥 읽기만 하면 되는데 질문을 한다. 사람 곤란하게 말이다. 성경은 읽히고 싶지만 질문은 사절. 아이들의 질문에 당혹했던 순간, 이런 것들이 자녀들에게 성경을 읽히고 싶지만 읽히지 못하는 이유중의 하나 일 것이다. 왜 어른들의 눈에는 의심이 생기지 않고,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것들을 아이들은 의문을 품고 왜? 뭐예요? 라고 물어오는 것일까? 믿음이 없어서 그런 것일까? 아니면 자라면서 그 의문들은 자연스럽게 해소되는 성장에 따른 앎의 체계인 것일까? 아니면 믿음이 자라..

지성 2018.12.15

홀로서기 / 엘레나 페란테 / 지혜정원

홀로서기 / 엘레나 페란테지음 / 김희정 옮김 / 지혜정원 엘레나 페란테는 나폴리 4부작으로 우리나라에서 꽤 유명세를 탔다. 이제는 책 좀 읽는다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유행이 지났다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작년한해 그녀의 인기는 식을 줄 몰랐다. 그 유명한 책을 나는 이제야 펼쳤다. 1부, 나의 눈부신 친구 2부, 새로운 이름의 이야기. 4권중 2권을 읽고는 한 템포 쉬고 싶은 마음이 밀려왔다. 결코 짧지 않은 분량의 책들이 속도감 있게 읽혀지는 나폴리시리즈 이런 글을 적어나가는 페란테가 갑자기 궁금해졌다. 은둔 작가로 알려진 그녀의 이력들을 살피고 대표작으로 알려진 “홀로서기”를 구입했다. .표지에는 제목과 한쪽뿐인 하이힐이 그려져 있다. 하지만 그녀의 굽은 이런 글로 무너져 내리고 있다. “4월 어느..

지성 2018.1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