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 57

약간의 거리를 둔다. / 소노 아야코 / 책 읽는 고양이

약간의 거리를 둔다. / 소노 아야코 / 책 읽는 고양이.상처마저 거름이 되는 삶의 패러독스세상의 잣대로 나의 행복을 재단하지 마라!..독특한 삶의 이력은 삶의 근력을 담아낸다. 좋든 나쁘든 말이다. 하지만 그 독특함은 듣고 읽어내기에는 좋지만 내것으로 취하기에는 거리감이 있다. 그런까닭에 자신의 삶으로 다른 사람의 삶까지 이래라 저래라 하는 식의 글들은 선호하지 않게 된다. 그럼에도 소노 아야코의 는 단숨에 읽고 다시 잡고 읽었던 책이다. 책머리에 소노아야코에 대하여 이렇게 소개한다. . 소노 아야코는 소설가. 이 아쿠타가와상 후보에 오르면서 문단에 데뷔했다. 폭력적인 아버지 때문에 바람 잘 날 없던 어린시절을 보냈다. 게다가 선천적인 고도근시를 앓았기에 작품을 통해 표현된 어린시절은 늘 어둡고 폐쇄적..

지성 2018.02.18

츠바키 문구점 / 오가와 이토 / 예담

츠바키 문구점 / 오가와 이토 / 예담 .어린시절 엄한 할머니 밑에서 대필가의 수련과정을 밟으며 성장하게 된 포포. 그 수련과정은 어린 포포에게 마음속 상처로 남게 되고 결국 할머니의 사망소식에도 눈물조차 흘리지 않는다. 그 마음의 거리는 할머니를 '선대'라고 부르는 그 호칭에서도 알게 된다. 하지만 포포는 할머니가 돌아가시자 선대가 강요했던 대필가로서 살아가게 된다.표현장애라는 말이 있듯 마음을 전하는 일은 생각만큼 쉽지 않다. 특히나 격식을 갖추어야 하는 자리. 전하기 어려운 마음을 전달해야 할 때의 부담은 더 커진다. 아무리 잘 전해도 적지 않은 오해가 생길 때도 있고 원치않는 상처를 주고 받는 일도 생기기 마련이다. 그런 전해야 될 곳에 마음을 잘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츠바키 문구점으로 포포에..

지성 2018.02.18

오가와 이토의 작품들.

오가와 이토 2008년 소설 으로 유명세를 타게 되었지만 그녀의 데뷔는 1999년 ,를 발표하면서이다.그녀는 남편 미즈타니 기미오가 소속되어 있는밴드 Fairlife에서 작사가로도 활동중이다. 그녀의 책에는 상실을 경험한 인물들이 나온다. 하지만 그 상실의 아픔도 그 상실을 극복해가는 과정도 그렇게 대단하고 유별나게 표현하지 않는다. 상처를 안고도 묵묵하게 일상을 살아내어야 하는 당신과 나의 모습처럼 그냥 그렇게 묵묵하게 그려나간다. 그 극복의 과정마저도 별스럽지 않다. 주변에서 쉬이 찾아볼 수 있는 일상중의 소재로 담담하게 하지만 너무나 우리의 이야기 같아서 책을 읽어나가면서 그냥 치유를 경험하게 되는 그런 자가 특유의 매력이 있다. 가슴 먹먹할 때 그냥 꺼내 읽기만해도 위로가 되는 책, 비슷비슷한 내..

지성 2018.02.18

책을 지키려는 고양이

책을 지키려는 고양이 / 나쓰카와 소스케 / arte.당신에게 있어 책은 어떤 의미인가요?.하루에 한 권, 요즈음 거의 하루에 한권의 책을 읽는다. 노동이다. 그것도 쉽지않은 노동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나는 책을 읽는 것일까? 특정 분야를 깊이 있게 연구하기 위한 책읽기도 아니다. 단순한 재미? 지식수집? 그것도 아닌듯 하다. 그렇다면 책을 읽는 목적이 무엇일까? 나는 책에서 무엇을 찾고 책은 나에게 무엇을 주기에 나는 책을 놓지 못하는 것일까?한달 전 그이가 "당신이 좋아하는 고양이랑 책. 그 고양이와 책의 만남이네요."라며 건넨 책이다. 책을 받아든 순간 심장의 박동수가 빨라진건 말할 필요가 없다. 서가가 펼쳐진 방에 마주 앉은 남주와 고양이. 일러스터로 그려진 표지만으로도 그 책은 충분했다. ..

지성 2018.02.17

천상의 두 나라

천상의 두 나라 - 중국 / 일본 ..............니코스 카잔차키스 / 예담.나는 아무리 감명깊게 읽어도 책 내용만 남을 뿐 제목과 저자를 잘 기억하지 못한다. 하물며 이렇게 긴 이름을 기억할리조차 없다. 는 읽지는 않았지만 그 유명함은 익히 알고 있다. 니코스 카잔차키스가 의 저자이며 의 저자다. 는 유명해도 왠지 지루할 듯한 느낌에 그이가 읽을 때에도 그닥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서가 한 켠 를 펼치게 된 순간 도 반드시 읽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니코스 카잔차키스는 현대 그리스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내게는 그런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그의 수려한 문장력과 표현력에 나는 압도당했다. 그가 바라보는 세계에 그만의 사유함이 수려한 문체로 기록되어 있다. 는 중국..

지성 2018.02.15

동화쓰는 할미.

2018.01.20. "불사신이 아니야. 죽는건 죽어. 하지만 죽는 방식이 다른 사람하고는 달라. 나는 달처럼 죽을거니까. 하느님이 이 세상에 태어난 최초의 남녀에게 죽을 때 둘 중 하나의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고 했어. 하나는 나무처럼 죽어서 씨앗을 남기는 자신은 죽지만 뒤에 자손을 남기는 방법, 또 하나는 달처럼 죽었다가 몇번이나 다시 태어나는 방법. 그런 전설이 있어. " 달이 차고 기울듯이, 그래. 달이 차고 기울듯이 삶과 죽음을 반복하는 거야. ........사토쇼고 .집안의 부도이후 이복 언니는 무당이 되었다. 그것도 '만신'이라는 제법 큰 신을 내림받았고 살풀이와 굿을 하는 제법 신통한 전문 무당이 되었다. 언니는 어려서부터 절을 좋아했고 대학에서는 불교동아리에 가입해 제법 열심히 절을 다녔..

지성 2018.01.20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몇일 전 딸아이의 감기로 방문한 병원에서 수면제 2주분을 처방받았다. 딱히 불면증때문은 아니었다. 그냥 그렇게 늘 생을 포기하고 싶은 순간은 내게 그림자처럼 가까이 있다. 누구나 한번즘은 자살을 생각하고 실행에 옮기기도 한다. 죄악된 본성을 타고난 인간이기에 신의 영역을 탐하는 교만인지도 모른다. 최근 자주 죽음을 연습한다. 삶의 무의미함이나 지난한 삶때문은 아니다. 무의미가 아니 의미의 망각. 지난한 삶이 아닌 이겨낼 힘의 꺽임. 내가 누구인가보다 누군가에게 있어 나는 누구인가?라는 소속감의 상실때문이다. .라는 책을 읽었다. "죽기로 결심하다." 어떤 이유로. 어떤 방법으로? 그리고 그 결과는? 호기심을 자극하기보다 왠지 뻔한 스토리로 흐를것 같은 추측과 교훈을 예상하게 한다. 하지만 이 소설은 기막..

지성 2018.01.14

그림책에 마음을 묻다.

그림책에 마음을 묻다. / 최혜진 / 북 라이프 2018.1.01.정말 마음 따듯해지고 좋은 책이다. 최혜진이라는 작가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림책이나 애니매이션이 어린아이들의 전유물이 아닌 성인들에게도 충분한 울림을 준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다. 그럼에도 최혜진 작가를 통해 처방받은 그림책은 새로운 시선으로 다가온다. 그것은 아마도 최혜진이라는 작가가 처방을 내리기전 의뢰인들에게 들려주는 깊은 고민에서 얻은 이야기들이 치료의 효과를 높여주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외롭고 지치고 상처받고 혼란스러운 당신의 마음을 다독여줄 그림책을 처방해드립니다."라는 다정한 말 한 마디로 시작된다.프롤로그와 총 21가지의 처방으로 주어진 그림책이 소개되고, 4명의 그림책 작가 이야기(볼프 에를브..

지성 2018.01.02

일본적 마음

김응교, 책 읽는 고양이, 2017. 우리는 지금 정보의 홍수 속에 살아간다. 인터넷을 통해 혹은 출판물들을 통해 다양한 정보들을 듣고 그 정보를 활용해나간다. 하지만 이러한 정보들 속에서 정확한 정보, 진실 된 정보를 찾아 취하기는 쉽지 않다. 그렇다면 진실이란 과연 무엇일까? 진실(眞實)이란 바르고 참된 것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즉 진실이란 어떤 사건이나 문제에 대해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말한다. 하지만 있는 그대로란 무엇인가? 존재하는 모든 사실은 그 존재자체가 다원적(多元的)이다. 또한 중요한 사실일수록 그 존재의 이면에는 복잡하게 얽힌 그 무엇인가를 발견하게 된다. 하물며 오랜 시간을 거쳐 역사적, 사회적, 문화적, 정치적으로 얽히고설킨 실타래를 풀어야 할 한일(韓日)관계에 있어서는..

지성 2017.12.23

학교에서 외계인을 만나다.

학교에서 외계인을 만나다. / 우리교육 / 권 일한. 모든 생명은 ‘태어나는’것이 아니라 ‘터져 나오는 ’거라는 어느 소설가의 말이 떠오릅니다. 겨우내 잠자던 꽃망울에서 꽃이 피어나듯. 번데기를 벗어 던지고 나오는 나비처럼 생명들은 제 몸보다 작은 껍질을 찢고 폭죽처럼 터져 나오기 때문입니다. 우리 아이들도 그랬습니다. 밤하늘을 아름답게 수놓은 폭죽처럼 “펑펑” 첫 울음으로 우리들에게 지상에서 맛볼 수 있는 최고의 환희(歡喜)를 선사해 주었습니다. 어떻게 작은 물 한 방울에서 이런 완전체의 아름다운 한 송이의 꽃으로 우리들의 품에 안기게 된 것일까요? 그 아름다움이, 그 환희가, 우리 아이. 바로 당신의 아이들입니다. 하지만 언제부터일까요? 이 아이들이 낯설게 느껴집니다. 이 아이들의 생각을 읽을 수가 ..

지성 2017.1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