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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과 활자. 2024.09.23.

이렇게 갑자기 서늘해져도 되는건가? 오늘 아침에는 두터운 점퍼를 꺼내 입어야할만큼 차가운 기운이 느껴졌어. 아름다운 단풍이 계절이 오고 있나봐. 뉴욕의 가을은 아름답기로 유명한데 정작 나는 그 멋을 제대로 즐기지 못했어. 올해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름다운 뉴욕의 가을을 경험하고 싶어. 지난 주간은 아마 이곳에 와서 정신적으로 가장 힘들었던 때와 거의 맞먹을 정신적 피로에 시달렸어. 거기에다 담임목사님의 출타로 설교까지 해야했으니 긴장감이 수위를 넘었던 것 같아. 그래서일까? 오늘 아침에는 정말 일어나기 싫더라. .이곳에서의 설교는 3번째인데 설교단에 설 때마다 밀려드는 부끄러움은 뭐라 말해야할지 모르겠다. 신학적 지식이 부족해서라거나 공부가 짧아서가 아닌 내 삶이 그분의 영광이 되지 못함에 나는 ..

To you. 2024.09.24

하찮은 것이 하찮지 않았어.2024.09.21.

낮밤의 기온차이를 맹맹해지는 코를 통해 알게 되는것은 현대인의 숙명인지도 몰라. 계절이 바뀌는 길목에서 어김없이 앓게 되는 알러지성 비염이 찾아왔어. 마스크를 쓰고 잔뜩 예민해진 기관들을 다스려도 불편하긴 매한가지야. 이곳에 와서 알러지주사를 3번 맞았는데 마지막엔 패밀리닥터가 더이상 맞지 않는 편이 좋다고 약으로 다스려보자고 했어. 하지만 약인들 뭐가 좋을게 있을까 불편해도 마스크로 참아보려고 하는데 머리까지 띵해온다. 모닝커피를 마시면서 테이블에 올려진 냅킨을 보았어. 아마 몇일 전 다녀온 레스토랑에서 가져온 것이 분명할거야. 가능한 바깥 음식을 먹지 않으려하지만 어쩔수 없이 먹게 될 땐 참 난감해. 무엇을 먹어도 기름지고 짜다는 것. 하지만 어쩌겠어. 그날도 그랬던것 같아. 간단하니 요기할 셈으로 ..

To you. 2024.09.22

시절을 즐긴다는 것. 2024.09.20.

한낮은 여전히 여름의 더위가 남아있지만 부인할수 없는 가을이 눈앞에 와 있어. 불어오는 바람에서 청량감보다는 스산함이 느끼게 된다면 맞아 가을, 가을인거야. 마음의 작은 결심들이 행동으로 옮겨지기까지 사실 아무것도 아닌데 왜 이다지도 힘이 들고 용기가 필요한건지.. 매일의 일상을 기록한다는 것. 결코 쉬운 일이 아니란 것을 유년시절 일기쓰기만으로도 충분히 우린 알지. 하지만 기억이 나지 않는 일들이 많아지고 어쩜 소중한 그 순간들을 놓치고 있다면 정말 아쉬울 것 같아서 다시금 글을 적기로 다짐을 하게됐어..몇 일전 미국의 유명한 마켓 중 하나인 Trader joe's라는 곳에서 미니 토트백을 판매했는데 이게 말이야. 정말 인기가 많아. 왜냐면 가성비가 장난 아니기때문이지. 한국에서도 이 마트의 장바구니가..

To you. 2024.09.20

예술과 외설사이.

방학이 몇일 남지 않은 막둥이와 메트로폴리탄미술관을 다녀왔다. 클래식음악이라면 모를까 그림에는 관심 일도 없는 아들녀석을 다독여 미술관에 가는 일은 출발부터 순탄치않다. 마지못해 엄마 취미에 동행해주려는 마음보다 귀찮음에 선듯 내키지 않은 걸음이다. 버스에 지하철을 두번이나 환승하는 길이니 그길도 이 더위에 짜증이 날 터. 그럼에도 4시간 넘게 미술관에 머무르며 시간을 함께 해준 녀석이 그저 고맙다..그림책에서나 보았을 그림들을,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그림들을 먼저 둘러보았다. 그림 앞에서 사진도 찍고 짧은 지식이지만 알고 있는 범위에서 그림을 설명해주고 함께 시선을 모은다. 다시 보아도 여전히 마음을 움직이는 모네의 그림과 고흐의 그림들은 볼수록 빠져드는 색감에 신비함마저 준다. 하지만 오늘의 원픽은 ..

카테고리 없음 2024.08.24

그 많은 배롱나무는 어디로 갔을까.

때아닌 폭염에 모든 계절이 흐름이 멈춘듯했다. 이대로 계속해서 여름만 있는 것은 아닌지 염려스럽기까지 했는데 이틀간 긴팔을 찾아 입어야 할만큼 기온이 뚝 떨어졌다. 덥다덥다 하는 사이 입추를 지나 모기가 입이 돌아간다는 처서다. 어김없이 새로운 계절이 고개를 내밀고 있다. 그사이 짧지만 대단한 위력을 나타낼 인디안 썸머가 있겠지만 아침저녁 서늘한 기운은 어김없이 찾아올 듯. .불현듯 배롱나무가 보고싶어졌다. 허나 이곳에서 배롱나무를 찾을 길 없으니 사진첩을 뒤질수밖에. 분명 배롱나무 사진이 있을터인데 그 많던 배롱나무는 어디에 간 것일까. 단 한장의 사진도 찾을 수 없다. J와 가장 많이 보고 사진 찍은 나무가 배롱나무일터인데 왜 사진이 없는 것일까. 모든 것이 사라져간다. 시간의 흐름에 무심함보다 허망..

카테고리 없음 2024.08.23

언젠가는 내 인생에도 무지개가 떠오르겠지.

어제는 휴대폰의 오래된 사진첩을 정리하다 누군가의 블로그 캡처글을 읽게 되었지.이제는 괜찮다 생각한 아픔이 갑자기 빨라진 심박동과 더불어 깊숙한 곳에서부터 지릿하니 조여왔어. 통증은 왜 과거형이 되지 못하고 언제나 현재형인것일까. 함께 살아온 시간만큼 지나야 무던해지고 잊어지는 것이라면 아직은 시기상조인 것인지도 모르지. 그 블로그 글로 인해 우린 크게 싸웠고, 그 글을 통해 누군가에게 나의 존재가치가 어떠한지를 새삼 확인받았더랬지. 누군가와 난 글로 사랑을 했고, 글로 상처를 줬지. 그래서 난 어느날부터 글을 믿지 못하는 사람이 되었어. 글이 사람이다 믿었던 어리석었던 날들은 이미 흘린 눈물로 쓸려 사라지고 없어.그럼에도 난 잊지 않기 위해 누군가의 글이 앞머리에 적힌 책들을 뺏기지 않으려 챙겨와 책장..

카테고리 없음 2024.08.04

달리와 박수근.

2주일 정신없이 바빳다. 분주함은 애써 주워담은 마음들을 허무는 파괴자가 된다. 오랫동안 끊었던 수면제를 먹었다. 기억소실을 경험한 이후 다신 먹지않으리라 다짐했었는데 또 허물어지는 나 자신을 본다. 한 없이 가라앉는 나를 다독여 메트로폴리탄을 찾았다 . 욕심부리지 않고 오늘은 몇몇 작품만 지긋이 바라보다 와야겠다는 생각에 느긋이 발걸음을 옮겼다. 사람이 많이 찾는 고흐나 모네가 아닌 다른 그림을 보아야겠다는 생각에 사람이 드문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나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 것은 살바도르 달리, 십자가의 처형이다. 여러가지 이름으로 불리는데 그림을 상상할 수 있게 하는 정확한 이름은 "초입방체 십자가의 처형"이다. . 4차원 입체도형의 전개도위에 걸려있는 예수. 설에 의하면 이 예수조차도 그의 아내 ..

카테고리 없음 2024.07.30

남겨두는 그리움.

도심 한가운데 자리한 공원은 더위에 지친 이들의 쉼터가 된다.직장인들에게는 점심도시락을 펼칠 간이 테이블이 되고 이렇듯 저자와의 만남의 자리도 마련된다. 이것이 뉴욕의 매력인 것일까. 클래식과 테크놀로지가 어울어진 이곳에서 나는 섞이지도 분리되지도 못할 체 갈팡질팡 망설이는 마음이 된다.나는 여전히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자신을 잃어버릴 때가 있고, 속절없는 그리움에 무너져 내릴 때가 있다. 어쩌면 불안과 그림움은 나의 삶을 이끌고 가는 동력원이 되어버린지도 모른다. 행여 이 불안과 그리움이 고갈되어버릴까 오히려 두려운지도 모르지..먼곳에서부터 누군가 왜 글을 쓰지 않냐고, 다음 책을 기다리고 있다는 말에 기쁨보다는 가시박힌 채찍처럼 느껴져 되려 아팠다. 그때 그랬다면 조금은 다른 인생을 살았을까하는 가정..

카테고리 없음 2024.07.19

파도타기

뜨거워진 모래와 시원한 파도가 부딪혀 만들어낸 공기는 무겁고 비릿하다. 가끔 몸서리치도록 갯내가 그리워질 때가 있다. 그럼 어쩔수 있나 바다를 보아야지. . 이곳에서 내가 좋아하는 바다는 존슨비치라는 곳인데 그곳은 하얀 모래와 태닝하는 사람들로 책 읽거나 잠자기 딱 좋은 조용한 곳이다. 하지만 오늘은 집근처 로커웨이(Rockaway Beach)로 갔다. 아무런 준비없이 물병과 가방에 든 블랭킷한장만 가지고 말이다. 존슨비치에 비해 뭐랄까 부산의 광안리 바다를 닮은 로케웨이에는 방파제를 기점으로 수영을 할 수 있는 곳과 서핑을 할 수 있는 곳으로 나눠져 있다. 수영을 할 수 있는 곳에는 가족단위, 삼삼오오 짝을 이룬 젊은 애들이 많아 혼자 쉬기에는 적당하지 않다. 곳곳에 수영금지 깃발에 꽂힌 곳에 블랭킷을..

카테고리 없음 2024.07.18

단테 그리고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시작은 단테의 신곡이었다. 신곡을 읽다 호머에 꽂혔고 그래서 일리아드와 오딧세이아를 읽기 시작, 베르길리우스의 아이네이스까지. 호머의 길을 걷다보니 그리스로마가 있었고, 거기에는 신화의 세계가 펼쳐졌다. 우연이 겹치기 시작하면 필연이 된다고 했지. 라는 책을 통해 메트로폴리탄에 가면 그 시절 신화가 그려진 병을 볼 수 있고, 신곡의 지옥이며, 호머의 흉상을 바라보는 아리스토텔레스를 볼 수 있다기에 그곳으로 가게 되었지.여전히 그림이나 조각들은 내게는 어려운 분야인데 그럼에도 보고싶은 것들을 발견하는 기쁨은 이루다 말할수가 없다. 거기에 내가 좋아하는 모네와 클림트 그리고 고흐를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축복이 아닐까. 이곳에서 누릴 수 있는 최고의 복이 미술관을 통한 명작들과의 만남인데 가까이 하면 ..

카테고리 없음 2024.0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