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고 있는 것이야. 이렇게 비가 잦은 것을 보면 말이지.언제나 이맘때면 비가 잦았고 앞섶을 여몄다 젖혔다 바지런을 떠는 대지를 바라보게 되지. 모처럼 풀어진 날씨에 양껏 멋을 내고 싶지만 내리는 빗줄기에 더 느슨해진 모양새로 집을 나서게 되는 그런 날들.. 그래. 봄이 오고 있어. . 어제는 비행기표를 알아봤어. 그것만으로도 뭐랄까? 이미 마음은 그곳을 달려갔고, 남은 시간들은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더라고, . 우산을 쓰고 길을 가다 눅눅히 젖은 나무를 바라보았어. 한겨울을 지날 적 분명 맨몸이었던 그들이 언제 이런 초록 이끼옷을 입게 된걸까? 투명하니 반짝이는 그들의 생명력이 말하고 있어. 봄이 오고 있다고. . 하지만 기억해야 할 것이 있어. 몇날은 더 추울것이고 심술궂은 하늘은 몇 번의 눈송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