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미친듯이 날씨가 좋더니 오늘은 안개로 자욱하다. 시야가 온통 뿌연것이 마친 흰 눈이 나린듯하다. 입춘이 지나더니 자연의 변죽이 물끓듯 끓어되고 서둘러 움을 틔운 나뭇가지는 새삼스런 추위에 몸을 떤다. 어디 그 나무뿐이랴. 변덕심한 날씨에 입고나간 옷이 때로는 부끄러워지기도하고 때론 근육이 뭉칠만큼 웅크리게 된다. 봄이 오고 있다. 늘 그렇듯 계절의 변화는 한치의 오차도 없다. . 오늘아침 친구아버지의 부고를 들었다. 타국에서 전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으로 부의를 전했지만 아버지를 떠나보내는 마음이 어떠할지 잘 알기에 나의 마음까지 가라앉는다. . 미국에서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나는 아버지의 임종을 지키지 못했다. 비행기삯이 없었다는 말은 핑게에 지나지 않았고, 아버지의 죽음을 장례의 모든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