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

후쿠시마의 고양이 / 여행하고 사랑하고 고양이하라.

huuka 2017. 11. 25. 12:07
#후쿠시마의_고양이 / #여행하고_사랑하고_고양이하라 11.25

책이라고 다 똑같은 책이 아니다.
힘이 들고 지칠 때 그냥 그렇게 펼치기만 했는데 마음의 평안을 주고 위로가 되는 책이 있다. 내게도 그러한 책 몇권이 있지만 그 중에서 <후쿠시마의 고양이 / 책공장과 더불어 / 오오타 야스스케>와 <여행하고 사랑하고 고양이하라 / 북폴리오 / 이용한 >두권은 늘 책상 한켠 놓아두고 마음이 울적할 때 슬며시 꺼내보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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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서와 신학서 위주의 독서는 어느새 이런 류의 책들을 잡서라 분류하고 잘 읽지 않았다. 하지만 세상에 한권의 책이 나오기 까지 그 수고로움을 생각해본다면 잡서라 불리워질 책이 어디있겠는가? 그리고 그 누가 그 책의 경중을 말할 수 있으랴. . 글을 적어가는 이나. 책을 만들어 내는 이나 그들은 그 누군가에게 따스한 벗이 되고 그들의 마음에 햇살 한 줄기 드리워지기를 기도하는 마음으로 책을 만들어 내는 것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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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의 고양이>는 후쿠시마의 원전사고 후 후쿠시마에 남겨진 동물들을 돌보는 마츠무라씨. 그리고 그와 함께 사는 고양이 시로와 사비의 이야기이다. 책장을 펼치니 이렇게 내가 쓴 것이 남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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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무너져 내린 것 같은 날. 모든 것이 무너진 곳의 고양이를 맞이하다. 나는 그곳에서 무엇을 찾으려 하는가? 나의 존재가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는데 의미를 찾은 들 무엇이 남고 무엇을 얻고자 함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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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그날 나는 마음의 고통속에 있었음이 틀림없다. 모든 것이 무너져 내려서 더 이상 일어설 힘이 없을 때 절망의 땅에서, 버려진 생명들에게 손내미는 한 사람을 만났고, 그 내민 손을 맞잡고 힘있게 살아내는 두 마리의 고양이를 만난 것이다. 동물들의 마지막까지 지켜주고 싶다는
마츠무라씨의 삶을 통해 나는 무엇을 배운 것일까? 이 땅에 의미 없이 태어나는 생명은 없다는 것, 그 어떤 생명도 가볍게 여기면 안 된다는 것, 또한 사랑이란 마지막까지 함께 하는 것이라는 것을 배운 것 아닐까? 난 이 책을 덮으며 힘있게 다시금 일어섰고 오늘을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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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하고 사랑하고 고양이하라 >는 이용한 시인이 6개국 30여곳 을 80일간 다니며 길고양이의 사진을 찍고 그 이야기를 적은 책이다. 어떻게 생각하면 "참 할일 없는 사람이다""팔자 편한 사람이다."라는 생각을 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책은 단순한 길고양이의 사진과 고양이의 이야기만 있는 것이 아니다. 가장 연약한 동물. 반녀묘, 반녀견들을 대하는 그 사회의 모습을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가난한 중에도 연약한 동물들과 더불어 살아갈 줄 아는 사회를 통해 물질의 풍요를 누리면서도 가장 연약한 길고양이들에게 폭력을 행사하며 먹이사슬의 최우위의 존재임을 확인하고자 하는 인간의 야만. 우리사회의 부도덕을 고발하고 있는 것이다. 인간의 필요에 의해 기르다 그 필요가 다하면 버리고 마는 사람들. 잠시잠깐의 분노와 재미로 고양이들의 신체의 일부를 손상시키는 사람들. 그들의 이기심은 결국 인간들. 자신에게 돌아온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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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나라의 위대성과 그 도덕성은 그 나라의 제일 약자인 동물들을 다루는 태도로 판단 할 수 있다. 간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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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약자인 동물들. 하물며 연약하고 소외된 사람들은 어떠하랴. 강자에게는 아무말 못하면서 약자에게는 모든 잣대를 갖다대어 공격하고 따지고 들며 착취하는 것이 오늘 우리 사회 아니던가? 약자에게는 과거가 어떠하든 미래가 어떠하든 상관없다. 오늘 이 하루를 어떻게 살아낼 것인가가 그들의 숙제다. 세상에 허튼 생명은 없고 또한 생명 가진 모든 것은 힘껏 살아내어야 할 몫이 있다. 우리는 오늘 이 하루를 살아내는 것이 고통인 자들에게 일어설 수 있는 손 내밈이 필요하고 그 맞잡은 손을 통하여 힘있게 살아가는 우리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