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유학당시 나의 첫 교회는 한인교회가 아닌 일본인교회였다. 성도수는 다 합해야 30명이 될까말까하는 작은 교회였는데 담임목사님은 강같은 느낌을 주시는 분으로 늘 책을 가까이 하고 연구하시는 분이셨다. 새벽기도도 없고 한국교회에서 익히보는 특별한 뜨거움이나 분주함이 없는 그냥 그 도시에 어울리는 느슨한 교회라고나 할까? 그럼에도 volunteer에는 꽤나 열심이었고, 매주 화요일마다 오르간연주자의 음악회를 겸한 다과회로 친목을 다졌다. 특히 volunteer활동가운데 외국인에게 성경읽기로 일본어를 배울수 있는 과정과 외국인지문날인법금지활동을 하는 일본인들에게 한국어교실이 운영되고 있었다. 그 어떤 포교활동도 없었지만 그들이 여는 오르간연주회로, volunteer활동으로 교회란 어떤 곳인지를 끊임없이 말해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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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외국생활은 늘 선교에 대해 무관심할 수 없는 삶을 만들었다. 젊은 치기로 서원을 하기도 했고, 그 어느날 감당할 수 없는 은혜를 입고 그때그서원이 떠올라 한동안 꽤 열심으로 응답을 구하는 기도를 했다. 그때 나의 머리에는 언제나 떠오른 삼각형이 있었다. 버어마 라오스 캄보디아였다. 무릎만 꿇으면 지도위 삼각형으로 나의 머리 속에 그려졌다. 마음으로 "하나님 이건 아니잖아요. 전 일본으로 가고 싶은데 말도 통하지 않는 무슨 라오스입니까?"라고...하나님과 줄다리기는 시작되었다. 버어마라오스캄보디아를 포기하는 대신 일본과 북한을 잇는 선교를 하겠다고 그러니 그것으로 퉁치자 했고, 일본으로의 선교를 준비했다. 모든 것이 잘 풀렸다. 하지만 마지막 비행기를 타지 못했다. 여전히 일본의 조선인학교와 자이니찌는 나의 땅끝이고 버어마 라오스 캄보디아는 억지로 지는 짐처럼 마음의 빚이 남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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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기장이에서 특별한 책이 나왔다. 치앙마이에서 카페를 하며 선교하시는 홍명직, 한슬기선교사님의 선교일지다. 비목회자 선교사로 척박한 땅에서 선교사로 살아온 이야기. 카페를 통하여 하나님께서 그 장소를 어떻게 사용해가셨는가에 대한 인도하심의 이야기가 책으로 엮어졌다. 이 책을 읽어보면 '특별히 어려웟어요. 이러한 어려움들이 있었어요.'라는 이야기보다 은혜를 따라 인도하심을 따라 그냥 그렇게 걸어온 발걸음에 주목하게 되는데 꾹꾹 눌러담은 잔잔한 어조에 선교사님의 어려움과 힘듦이 느껴져서 마음이 먹먹해지는 책이다.
처음부터 선교사를 꿈꿨던 것도, 치앙마이카페를 목적으로 한 것도 아닌 부르심에 순종하여 나아가다보니 지금의 모습에 이르렀다. 이 책을 읽으며 전략적 선교와 선교적 삶에 대하여 곰곰히 생각하게 되는데 특히 기성종교국가의 선교와 후진국선교에 대해서 다시금 우리들의 선교에 대한 생각들 - 가장 간단히 땅밟기나 퍼주기 - 에 경종을 울리게 된다. 모든 것이 순적하니 흘러간 것도 아니다. 비자문제, 카페의 개설문제, 자녀의 문제 무엇하나 이들의 생존과 삶이 연결되지 않은 부분이 없다. 그럼에도 그 순간순간 하나님을 따라 한 걸음씩 옮겨간 그들의 이야기. 신앙이 형식화되고 둔해지 우리들의 마음에 다시금 회복을 불어 넣어줄 귀한 이야기가 바로 여기에 있다. 선교성공담 아니다. 은혜가 어떻게 흘러가고. 계획되어지지 않은 역사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우리는 다만 이야기를 통해 목도하게 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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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에 대한 생각을 다시금 해보아야 하지 않을까? 한국식 교회를 밀어붙이는 것이 아니라 이땅가운데, 그땅 가운데 이루어질 하나님의 나라에 대한 생각. 나의 열의가 아니라 하나님이 그땅 가운데 계획하심에 사용되는 도구로서의 선교말이다.
선교적삶이란 우리들의 삶을 통해 보여주는 것이다. 주께서 '와서 보라.'"나와 더불어 먹고 마시자."하셨던 것처럼 말이다. 우리는 모두 후방선교사다. 이 아침 선교지에 계신 선교사님들을 위해 손을 모은다. "주여 저들을 지키시고 이 하루도 인도하소서. 후방에서 기도하는 손길이 물질로 동역하는 손길이 마르지 않게 하시고 전방에서 사역하는 모든 선교사님들의 안전과 건강을 지켜주소서"
<책 속 한 줄 >
p64
나를 '꾀어내려'온 건지 나를 '만나러'온 건지 그 차이는 더 설명하지 않아도 우리가 충분히 알고 있습니다. 사람이 사람을 만나는 데 진심만큼 중요한 게 있을까요. 꾸미지 않고 숨기지 않고 우리가 우리 삶을 진심으로 살아갈 때 그들을 전도 대상자가 아니라 그저 사람으로 마날 때 우리 안에 살아계신 하나님도 더 자 보이지 않을까요.
p68
내가 씨를 뿌리는 사람이 되든, 추구하는 사람이 되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님께서 이루어 가시는 일에 저희는 도구로 쓰일 뿐 하나님의 마음이 결국은 그에게 전해지고 하나님의 빛이 그에게 환하게 비추어질 것이라고 믿습니다. 함께 손을 들고 찬양할 그날이 반드시 올 것을...
p111
하나님은 교회에서 예배할 때만 만나는 분이 아니라 우리 온 삶의 틈새 사이사이로 들어오셔서 함께하시며 우리를 온전케 하시고 당신을 나타내어 보이시기에 이들과 우리의 만남은 매 순간이 선교의 순간입니다. 마음의 벽은 힘으로 허물어지지 않습니다. 힘이 느껴지면 다시 더 견고히 쌓이기 마련이지요. 하나님은 우리의 마음을 두드리실 때 사랑으로 다가오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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