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 없는 기도는 없다. 또한 기도의 응답은 기도의 완성이 아니다. 많은 기도자들이 기도의 제목을 가지고 기도를 하고 그것에 대한 응답을 받기를 간절히 바란다. 하나님은 기도를 들으시고 그에 응답하신다. 많은 사람들이 실수하는 부분이 여기에 있다. 기도의 응답은 기도의 끝이 아닌 또 다른 시작을 알린다. 대부분 그 응답을 통하여 점진적으로 발전되고 이루어지는 과정이다. 하나님께서 자녀에게 주시는 것은 선한 것이다.(마 7:11) 그럼에도 하나님의 응답을 받고 기쁨을 누리다 그 끝은 더 큰 나락으로 떨어지는 경우를 우리는 종종 보게 된다.
.
40세에 리브가와 결혼한 이삭이 60세에 자녀를 보았으니 결혼 후 20여 년간 그들은 자식이 없었다. 어머니 사라의 불임기간에 비하면 짧은 기간이었지만, 20년간 자식이 없는 그들이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지냈을지는 가히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창세기 25장 21절을 보면 이삭은 임신하지 못하는 그를 위하여 여호와께 간구한다. 이에 하나님이 들으시고 응답하심으로 리브가는 임신을 하게 된다. 단 한 줄의 기록이지만 이삭이 어디 한번 기도한 것일까? 사라의 불임으로 그 가정에 일어난 일련의 일들을 보고 자란 이삭의 기도는 참으로 절절했으리라. 20년이란 시간을 두고 하나님께서는 이삭의 기도에 응답하셨다. 리브가는 임신을 했다. 그런데 기도의 응답으로 한 임신 이건만 태중에서 싸움이 났다. 이에 리브가는 여호와께 묻게 되고 계시를 받게 된다.(창 25:22-23).
임신을 위한 기도는 이삭만의 기도가 아니었다. 기록되어 있지 않지만 불임의 당사자인 리브가는 더 많은 시간을, 더 큰 고통가운데 기도했을 것을 우리는 알 수 있다. 또한 태중의 싸움으로 하나님께 여쭈었을 때 받은 계시는 리브가만 들은 것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들 부부에게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의 뜻을 보여주셨다. 두 민족이 네 태중에 있으며 큰 자가 어린 자를 섬기리라.(창 25:23)
이후 그들의 이야기를 읽어보면 받은 계시를 품고 자녀를 바라보는 사람은 어머니 리브가일 뿐 이삭이 아니다. 리브가는 태어난 두 아이를 계시를 통하여 본다. 하나님의 언약이 머무르는 어린 자에 주목했다. 과연 그 어린 자는 조용한 사람이었고, 장막에 거주하는 자였다. 큰 자는 들사람이었다. (창 25:27-28), 장자의 명분을 가볍게 여기는 자(창 25:34)였다. 이방인 아내를 맞아 이삭과 리브가의 마음에 근심이 되는 자였다.(창 26:35) 이삭은 계시를 통해 아들을 보지 않았다. 자신의 욕망을 통해 이들을 보았다. 에서가 사냥한 고기를 좋아하므로 그를 사랑했다.(창25:28). 별미 한 그릇의 축복으로 하나님의 계시를 흔드는 도전을 하게 된다. (창27:4)
.
기도의 응답은 또 다른 시작이다. 그 응답을 이루어 가시는 하나님께 주목해야 한다. 우리의 상황이 어찌하든 이루시는 분은 하나님이시다. 그럼에도 그 응답을 기억하지 못하고 주목하지 않으면 하나님의 계획하심을 흔드는 우를 범하게 된다. 기도의 응답은 우리를 더욱 하나님께로 이끄는 것이 되어야 한다. 만약 이삭이 하나님의 계시를 기억하는 자였다면 에서와 야곱의 인생은 어떻게 되었을까? 에서와 야곱의 반목도, 야곱이 하란에서 보낸 - 물론 그 시간들이 하나님을 찾아가는 시간이었다 할지라도 - 아픔의 시간이 없었을지도 모른다. 합력하여 선을 이루어가는 하나님의 계획에는 만약이라는 것이 없다. 그럼에도 내가 무지함으로 나의 경솔함으로, 나의 교만으로 우리 자녀들을 고통 속에 빠뜨리거나 돌아돌아 하나님께로 가게 만드는 일은 없었는지 돌아본다. 기도의 응답은 끝이 아닌 더욱 낮아지고, 겸손함으로 하나님께 나아가는 또 다른 시작이라는 것을 기억하자.
'With Jesus - 매일 묵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소외된 자에게 임하는 은혜 / 2021.01.12. / 창세기 21-24장 (0) | 2021.01.12 |
---|---|
나를 구원하소서. / 2021.01.08. / 창세기 18-20장 (0) | 2021.01.08 |
침묵 끝에 만나는 지존자. / 2021. 01.07. / 창세기 15장-17장 (0) | 2021.01.07 |
Visionary. / 2021. 01.06. / 창세기 12장 - 14장 (0) | 2021.01.06 |
지금은 허물어지고 부서질 때. / 2021. 01. 05. / 창세기 10장-11장. (0) | 2021.01.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