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th Jesus - 매일 묵상.

소외된 자에게 임하는 은혜 / 2021.01.12. / 창세기 21-24장

huuka 2021. 1. 12. 12:37

그녀는 종으로 태어났다.
출생이 천하다하여 불평하지 않았다. 그저 태어났고 다른 이들에 비해 넉넉하고 좋은 주인을 만나 다행이다 생각했다. 주인은 그들이 섬기는 “여호와 하나님”이라는 분으로 명을 받아. 모든 것을 버리고 '약속의 땅'이라 일컫는 곳으로 떠난 길이었다. 그녀는 유년시절의 추억이 있는 이곳을 떠나 떠도는 삶보다 종으로 살지라도 안정적인 이곳의 삶이 좋았다. 하지만 떠나야한다. 주인이 떠난다 하니 어쩔 수 없는 일 아닌가!
그들은 헤브론에 도착했다.
그녀의 주인은 늙었고, 자식이 없었다. 자식이 없었지만 여호와 하나님의 언약을 굳게 믿었다. 안주인은 그녀를 불렀다. 안주인은 나이가 들었지만 아름다웠다. 하지만 그녀는 젊었고, 무엇이든 할 수 있었다. 안주인은 그녀에게 주인의 자녀를 얻도록 명했다. 한 번도 안주인의 말을 거역한 적이 없었다. 그녀는 사래의 종인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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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의 아이를 가졌다. 그녀는 기뻤다. 자신의 뱃속에 잉태된 생명으로 얻는 기쁨은 온 우주를 가진 듯했다. 종인 그녀가 모든 것을 가진 안주인이 갖지 못한 것을 가졌다. 그녀는 태가 닫힌 안주인에 대한 마음이 달라졌다. 이 마음은 그녀의 행동에 고스란히 드러났다. 그날 이후, 안주인의 학대가 시작되었다. 어린 생명을 지켜야 한다. 그녀는 죽일것만 같은 학대를 피해 도망한다.. 그녀의 모든 것이 된 아이로 말미암아 그녀의 목숨이 위태로워졌다.
바로 그때. 주인의 하나님. 그 하나님의 사자가 나타났다.  그녀는 놀라운 축복을 받는 자가 된다. “돌아가서 복종하라. 내가 네 씨를 크게 번성시키리라.” (창 16장 下) 또한 기억하라. 여호와 하나님께서 네 고통을 들으셨다. 그러니 그 아들의 이름을 “이스마엘”이라 하라. 그녀는 살아계신 하나님을 만났다. 그 하나님은 나의 고통을 외면치 않으시고 들으시는 하나님이시다. 그녀는 자신을 살피시는 하나님이 계심을 알았다. 주인에게로 돌아간 그녀는 아들을 낳았고 이스마엘이라 이름한다. 아이는 잘 자랐다. 언약의 표징으로 13세에 할례를 받았다. (창 17:23)
시간이 흘러 약속대로 안주인이 아들을 낳았다. 주인은 기뻐하였고, 모든 관심은 주인의 아들, 약속의 씨 이삭에게로 향했다. 이스마엘은 어렸지만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었고, 바뀐 시선을 느꼈다. 이스마엘은 이삭을 희롱했다. 그 모습을 사라가 보았다. 주인은 이스마엘을 사랑했지만 사라로 인해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그들을 돌보심을 알았기에 여종과 아들을 내보내기로 한다.

가지고 나온 가죽부대의 물이 떨어졌다. 아이의 생명이 위험하다.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길 수 있단 말인가? 그녀는 목청껏 울 수밖에 없다. 그녀의 고통을 들이시고 살피시는 그분께 들리도록 울 수밖에 없다. 하나님은 들으셨고, 하나님은 살피셨다. 하나님은 그녀의 눈을 밝히셨고 생명을 보존하게 하셨다. 그녀는 보았다. 하나님이 그 아이와 함께 하심을(창 21:20) 사라의 여종, 하갈로 불리던 그녀가 아브라함의 여종(창 21: 12 )으로, 그리고 드디어 그의 어머니 (창 21:21)로 불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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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은 '아브라함과 사라'를 중심으로 성경을 읽고 이해한다. 그리고 하갈과 이스마엘은 하나님의 은혜에서 벗어난 존재로 이해한다. 하지만 성경을 찬찬히 읽고 묵상해나가면 하갈의 모습 속에 우리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고 하갈에게 임한 하나님의 은혜를 함께 누리게 된다. 하갈은 하나님의 은혜를 입은 사람이었다. 바란 광야에서 거주하며 그녀의 마지막 삶의 모습은 기록되지 않아 알 수 없다 그럼에도 그녀는 하나님의 은혜를 입었고 그녀의 삶은 변화했다. 변화된 삶은 임신으로 사래를 멸시했던 그녀가 사래 밑으로 돌아가 묵묵히 여종으로 살아간 모습으로 익히 짐작할 수 있다. 또한 받은 은혜를 기억했고 어려울 때 들으시고 살피시는 하나님을 의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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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가 환경을 바꾸어주지 않는다.
핍박하는 사래를 피해 도망가 하나님을 만난 하갈은 다시금 사래의 여종으로 돌아왔다. 사래는 성경에 기록된 다른 여주인과 달랐다. 라헬이 빌하를 통해 아들을 얻었을 때의 기쁨(창 30)을 사래에게서는 찾을 수가 없다. 그녀의 질투와 핍박은 이삭을 얻기까지 하갈에게 지속되었을 것이라는 것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그럼에도 하갈은 견뎌낸다.  은혜는 바뀌지 않는 환경 속에서도 견뎌낼 힘을 준다. 하갈은 그녀가 만난 하나님과 이스마엘을 향한 하나님의 언약으로 어려움과 힘듦을 견뎌내게 된다.

언약의 백성에게만 한정된 은혜라면 오늘 나에게 미치는 하나님의 은혜가 있었을까? 하나님의 은혜는 선택된 백성 곧 아브라함과 사라에게만 국한되지 않았다. 하갈과 이스마엘을 살피시는 하나님의 은혜는 버림받고 외면당하는 세상의 모든 사람에게도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하나님의 은혜는 오늘도 죄 가운데 살면서 사람에게 손가락질받고 외면당하고 버린 바 된 사람들에게도 임한다. 우리는 하나님의 은혜를 한정지을 수 없다. 그 위대한 신비와 무한한 은혜가 오늘 나를 지탱하고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