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

예수가 선택한 길. / 플레밍 러틀리지 / 비아토르

huuka 2020. 3. 3. 18:58

예수가 선택한 길./ 플레밍 러틀리지 / 비아토르

예수께서 어떤 값을 치르셨는지 알아야 비로소 그 가치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의 십자가라는 값을 바라볼 때 비로소 죄에 대한 심판의 무게를 깨닫게 되고 우리가 그분에게 얼마나 가치있는 존재인지 깨닫게 됩니다. p191

 

3번 깜짝 놀라게 한 예수가 선택한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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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에 읽은 책 가운데 가장 서프라이즈한 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책을 만났다.
먼저 이 책을 펼쳤을 때 깜짝 놀랐다.
아니 장로님께서 파본을 보내셨나?” (우리교회 장로님이 기독교백화점을 하셔서 어쩔수 없이 그곳에서 책을 주문해 구입한다.) 소심한 성격에 파본이라 할지라도 교환도 못할 나이기에 이래저래 살펴보기도 전에 불평과 불만이 입술 밖으로 새어 나온다. 겉표지를 따로 떼어내고 책을 꼼꼼히 살펴본다.
..이건 뭐지?” “신기하다.” “~~굉장한걸.”
사철누드제본에 촉감코팅까지 입은 몸이다.
사철누두제본이 뭘까? 아마도 어느 페이지를 펼쳐도 독자가 힘들이지 않고 활짝 펼쳐서 읽을 수 있기에 화보가 실려 있는 책이라면 그 그림을 크기대로 제대로 감상이 용이하고 나처럼 줄을 긋고 메모를 하기 좋아하는 독자의 편리를 염두에 둔 제본이 아닌가 한다.
출판 된 다양한 책들을 대하면서 한 권의 책이 나오기까지 작가를 선별하고, 원고를 가늠하고. 책을 디자인하고 출간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손과 수고를 거치는지 깊이 깨달아가기에 제값을 주고 책을 사려하고, 책 한권 한권을 소중히 대하려고 한다. 이 책을 통해 독자를 배려하여 세심히 제본에 까지 신경을 쓴 비아토르를 생각하니 여간 고마운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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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로 놀란 건 이 책이 성공회 설교집이라는 것이다.
사실 속고? 구입한 것은 아니다. 비아토르를 워낙 좋아하다보니 비아토르 출판책은 덮어 놓고 구매한다. 내용을 알아보고 살까?말까? 하는 고민 없이 하다보니 사실 나의 불찰이다. 그럼에도 역시 비아토르임을 무릎을 치게 된다. 이 책 전반에 깔린 성례전은 다소 낯설다. 하지만 은혜의 수단이 말씀과 성례전에 있다는 것을 두고 본다면 우리 개혁주의 교회에서 잃어버린? 성례를 새롭게 발견하는 좋은 기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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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놀라게 되는 것은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 그리고 부활이라는 기독교 복음의 핵심을 가장 명징하게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다. 7부로 구성되어져 있는데 다년간 고난주일과 고난주일에서 부활주일에 이어지는 여러 날들의 순회설교의 기록이다. 여자 설교자의 강점이 책 사이사이 실려 있는 명화들과 주변에서 일어난 예화들과 말씀의 연결고리에서 잘 드러나 있다. 섬세하고 부드러우나 날카롭고 전복적이다. 그리스도 중심적이며 고난과 죽음, 부활의 사건이 종말론적 성격에 천착하고 있으며 신학적으로도 깊이를 느끼게 하는 놀라운 책이다. 더불어 각 장 첫머리 존 던의 글은 짧지만 울림이 크다. 글에 맞게 구성된 삽화역시 글 이해와 깊이를 더하는 좋은 자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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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여자다.
나도 신학 한 여자다.
나도 설교자다.
강적^^을 만났다.
더욱 성경을 연구하고 말씀으로 살아내는 좋은 설교가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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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모든 생애는 수난의 연속이었다. - 존 던 p21

평화에 이르게 하는 일이 무엇이고 하나님이 찾아오신 때가 언제인지 교회가 알게 하는 것, 이것이 바로 종려주일에 예배를 드리는 목적입니다.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십자가의 고통 가운데서 교회는 비로소 평화에 이릅니다.p27

사람들은 광적으로 행복과 성공을 추구하느라 라는 단어와 죄와 싸우며 인격을 형성하는 것이 무엇인지 완전히 잊어버린 사회에서 살고 있다. - 데이비드 브룩스 p33

우리는 자신의 피조물이 겪는 고뇌와 동떨어져 계신 하나님을 선포하지 않습니다. p39

십자가 처형에 관한 그림을 보면 여러분은 바로 이것이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점을 인식하게 됩니다.p51

무분별함과 방종에 사로잡힌 인간들은 야만성을 그대로 드러냈습니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그런 인간들을 살아하셨고 이런 엄청난 굴욕을 기꺼이 감당하셨습니다. 공공연한 배척과 참혹한 죽음을 기꺼이 감당하셨습니다. p59.

예수께서 무고한 자들이 당한 고통만이 아니라 고통을 가한 자들의 사악함까지 십자가에서 담당하셨다는 사실 말입니다. p61

생명의 주인 되신 하나님 바로 그 주님이 죽는다니 참으로 기이한 생각이다. 홍해가 갈라지고(14:21) 태양이 멈춰 서고(10:21) 화덕을 보통 때보다 일곱 배나 더 뜨겁게 해도 타지 않고(3:19) 굶주린 사자가 물지 않는(6:22) 일도 기적과 같은 이상한 일이지만 하나님이 죽는 건 기적 중의 기적이다. 하나님이 죽는다니. 이보다 기이하고 놀라운 일이 또 있겠는가 존 던

종려주일에 우리는 예수에게 연민을 느끼는 것에 집중하지 않습니다. 종려주일 예배는 연민과 같은 사치스러운 감정을 품고 구경꾼처럼 구경하도록 마련된 게 아닙니다. 종려주일 예배는 우리를 이야기 속으로 이끌어 그 이야기에 직접 참여하게 합니다. 게다가 우리가 맡은 역할은 온화하지도 선하지도 않습니다. 우리는 예배 중에 예수를 십자가에 처형하시오!”하고 소리치고 내가 주님을 십자가에 못 박았습니다.”하고 찬송을 부릅니다.p71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처형과 부활이야말로 진정한 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땅에 하나님나라가 오롯이 이루어질 때 말입니다.p77

메시아가 깨끗하게 정련하시도록 자신을 내맡기는 행위야말로 예수가 주님이심을 그 주님은 우리가 자기처럼 의로워지고 거룩해지기전까지는 우리를 그냥 놔두지 않으심을 세상에 증언하는 행위입니다. p93

최악의 성향에서 스스로 벗어날 수 없는 인간의 무능. 이것이 성경의 핵심 주제 중 하나입니다. 외부 조건은 바뀌어도 인간은 바뀌지 않습니다. p99

계속 활개를 치는 악에 관해 묻는 이에게 만족할 만한 답을 줄 수는 없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정답을 주지 않으셨습니다. 대신에 하나님의 아들을 주셨습니다. “보시오. 하나님의 어린 양입니다.” 여기서 보시오라는 말은 단순히 눈으로 보라는 뜻이 아닙니다. 계시의 성격이 강한 이 말은 보고 믿으라는 뜻입니다.p

세족은 하나님 아들이 겪을 굴욕에 관한 비유입니다. 발을 씻기는 행위는 다가올 금요일에 피와 물로 씻길 것을 의미합니다. 굴욕당하는 순간 그분의 영광이 드러납니다. 겉옷을 벗으신 행동은 목숨을 내놓을 것을 암시합니다. p116

그러나 예수의 눈빛은 단순히 심판하는 눈빛이 아닙니다. 만약 그랬다면 우리는 견디지 못했을 겁니다. 예수의 눈빛은 심판하는 동시에 회복하고 재건하고 교정하는 눈빛입니다. 베드로가 망신을 당한 그 순간은 회복이 시작되는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이후 베드로의 삶이 그 증거입니다.p141

오늘은 우리가 조심스럽게 쌓아 올린 이미지를 내려놓는 날입니다. 주님은 이런 조잡한 방어벽을 꿰뚫고 중심을 보십니다. ... 주님은 우리의 참모습을 보십니다. 가면이 벗겨진 우리를 보실 때 주님 눈에 비친 우리 모습은 어떨까요? p223

주님은 속속들이 우리 중 하나가 되는 것이 자기 운명인줄 아시고 수난을 받아들이셨습니다. 단순한 신체 조건만이 아니라 하나님 보시기에 창피하고 수치스러운 영혼의 상태까지 말입니다.p234

그리스도의 죽음이 갖는 의미를 더 깊이 파고들수록 우리의 내면생활이 그와는 전혀 걸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더 깊이 깨닫게 됩니다. 누구나 타인에게 상처를 줄 수 있고 탐욕에 눈이 멀어 타인을 착취할 수 있고 이기심 때문에 타인의 고통에 무관심 할 수 있고 악한 시스템에 부역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너무도 많은 사람이 자신의 내면을 직시하지 않고 살아갑니다.p297

부활절 아침에 교회에 와서 꽃을 보고 음악을 듣고 심지어 성찬식에 참여하고도 부활하신 주님을 보지 못하는 이들이 많을 거라는 뜻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의 몸은 불신자들을 놀라게 하려고 하나님이 준비하신 증거가 아니었습니다. 부활은 자기가 믿던 메시아가 끝내 십자가에 달려 죽는 걸 보고 충격으로 휘청이던 이들에게 너희들의 믿음이 옳았다고 확인해주는 사건이었습니다. 나무에 달리신 그분에게 두었던 믿음이 옳았다고 확증하는 사건이지 새로운 믿음을 창출하는 사건이 아니었습니다.p384

 

이 부활절에 사랑의 복음이 전하는 그분의 선하심이.
우리가 더 풍성한 삶을 살게 하시려고
그분이 겪으신 고난에 관한 기억이
그분의 부활에 관한 반가운 약속이
당신 마음속에 늘 살아 숨쉬길 바랍니다.
p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