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난다고 나라꽃이 피었다. 늘 눈에 익은 그것만이 아니라 감추어두었던 다른 얼굴까지 보여주네. 그래야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른다면 안되는거지. 사람들이 그러하듯 모든 사물은 한 면만을 가진 것이 아니라. 다른 면, 즉 다양한 면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만해. 그런까닭에 오늘 보게 된 나라꽃은 새록새록 정이 들어 조각칼로 새기듯 보게되더라.
나라꽃에게 물어보았더랬지. 그냥 꽃이 아니라 나라꽃이니까. 왠지 지혜로울 것 같지 않아?.
"정말 보고 싶을 때, 목소리만이라도 듣고싶어질 때, 어떻게 사는지 그 흔적만이라도 알고 싶을 때. 그때는 어떻게 해야 해?" 바람에 꽃대가 흔들리고 지혜자는 몸을 떨었어. " 너 안에 있는 답을 왜? 나에게서 찾니?"
혼자만으로도 힘들텐데 수많은 잎을 등에 지고 태양볕아래 수분을 증발시키며 바위를 타고 바다로 향하는 담쟁이를 보았어. 그 담쟁이가 이렇게 말을 하네. "난 지혜자는 아니지만 주어진 운명에 맞서 성실함으로 바위를 타 종국에는 바다에 갈거야." 바다는 금역의 장소.주어진 운명을 거스르는 타고난 성실.
그래 나라꽃이라 불리워지며 귀히 여김받는 너보다 태양빛에 온몸을 노출시킨 빛을 보지못하는 성실한 담쟁이가 내 인생의 답인지도 모르지. 나라꽃이 나랏님을 보았다나? 담쟁이는 정말 바다를 보았을까?내 마음은 가닿을까?
약기운이 돈다. 자야겠다. 늘 똑같아. 하지만 3일 뒤면 똑같지 않아. 전혀 낯선 환경. 낯선 공간에 들어가게 되겠지. 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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