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한 사람의 기억은 첫 말과 끝 말로 기억되기도 한다. 특히 언어에 민감한 나는 첫 말과 끝 말에 그 사람이 각인된다. 그런 까닭에 가능한 첫 말은 조심스럽게 끝 말은 좋은 기억을 남길수 있도록 한다. 모질게 말한다고 달라지는 것도 없고 상황이 변하지 않는 그 끝을 벼린 말로 상대방뿐 아니라 자신을 베어버리는 어리석음을 갖고 싶지 않은 까닭이다.
하지만 그게 쉽나? 그렇지 않다. 이미 사단이 난 상황에서 어찌 고운 말이 나올까? 그 순간 인격이 드러나게 되는지도 모른다. 상대에 따라 갖는 마음자리가 다르고 오래 정주고 마음 준 사람에게는 처음이나 끝이나 한결같은 마음이길 원한다. 싸울수도 있고 서운할 수도 있지만 엎치락 뒤치락 할지라도 처음과 끝 만큼은 한결같은 곡진한 마음으로 맞고 보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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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지키지 못할 약속이라도 약속을 했다. 듣고 싶은 끝 말을 들었다. 그것이면 충분하다. 시간을 달릴 마음이 생겼다. 지키지 못할 약속이라도 약속은 희망이고, 이정표가 된다. 그때가서 돌아보면 또 한번 웃을수밖에 없는 일이 될 수도 있다. 무너져내린 우주속에 책이라는 골방이 나를 지켜주고, 글이라는 붉은 줄이 그날을 이어줄거라고 믿는다.
밉지않아.
사랑해.
못 생긴 고양이.
악착같이 울어서 쟁취한 생명.
약속.
눈물.
연락해.
기다림.
언젠가.
노란 코끼리.
살아있는 동안에는 춤을 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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