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

폭우(暴雨)속의 질주(疾走)

huuka 2017. 7. 7. 16:05

예고되었던 폭우(暴雨)는 내리지 않았지만 내 마음에는 어김없이 폭우(暴雨)가 내렸다. 최근에 드는 생각은 나는 내가 가장 어렵다. 예상치 못한 건강상태보다 내 의식의 흐름과 내 감정들, 그리고 예민함들이 나를 버겁게 한다. 아마도 너무 바쁜 가운데 자신의 내면을 돌보지 못한 건조(乾燥)함들이 내리는 폭우(暴雨)로 인해 습기를 빨아들이기도 전에 잠겨버려서 숨을 쉬지 못하는 땅과 같다.자신을 돌아본다는 것과 끊임없이 존재의 의미를 찾는 자아가 견딜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느끼는 고통은 치밀하게 자신을 낭떨어지로 몰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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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입안을 맴도는 것은 이상의 오감도였다. 무엇에 대한 공포인지 알 수 없지만 주어진 공포와 그것을 소강시키는 공포로, 남은 것은 공포밖에 주어지지 않은 아이들의 골목길. 일제강점기를 살아가는 지식인의 공포와 물리적 압박은 없을지라고 끊임없이 정서적 압박을 주며, 무사유가 주는 오늘의 공포는 크게 다르지 않다. 느끼고 사유하는 것들이 공유되고 설득할 수 없다면 그것은 철저히 사장(死藏)되거나 스스로 사멸(死滅)시킬 수 밖에 없는 포악(暴惡)의 현실에 놓여있다.성형으로 인한 동일한 얼굴, 매스미디어로 인한 동일한 생각. 생각하는 아이로 자라면 좋겠다는 바람은 이론일뿐 수능에 맞춘 일방향적 생각은 멈추어 서서, 혼자만의 독창적인 생각은 생각하는 자나, 그 생각을 바라보는 자나 동일한 공포를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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烏瞰圖 詩第一號

十三人의兒孩가道路로疾走하오.
(길은막다른골목길이適當하오.)

第一의兒孩가무섭다고그리오.
第二의兒孩도무섭다고그리오.
第三의兒孩도무섭다고그리오.
第四의兒孩도무섭다고그리오.
第五의兒孩도무섭다고그리오.
第六의兒孩도무섭다고그리오.
第七의兒孩도무섭다고그리오.
第八의兒孩도무섭다고그리오.
第九의兒孩도무섭다고그리오.
第十의兒孩도무섭다고그리오.

第十一의兒孩가무섭다고그리오.
第十二의兒孩도무섭다고그리오.
第十三의兒孩도무섭다고그리오.
十三人의兒孩는무서운兒孩와무서워하는兒孩와그렇게뿐이모혓소.
(다른事情은업는것이차라리나앗소)
그中에一人의兒孩가무서운兒孩라도좃소.
그中에二人의兒孩가무서운兒孩라도좃소.
그中에二人의兒孩가무서워하는兒孩라도좃소.
그中에一人의兒孩가무서워하는兒孩라도좃소.
(길은뚫린골목이라도適當하오.)
十三人의兒孩가道路로疾走하지아니하야도좃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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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적어나가는 기법 중에 자동기술법이라는 것이 있다.그것은 시인이 무의식중에 떠오른 생각들을 그대로 나열해나가는 것이다. 마치 오늘날 래퍼들이 사물을 보고 의식의 흐름에 따라 랩을 써나가는 것과 동일한 일면이 있다. 의식의 흐름이다. 사유함이다. 하지만 그 사유함이 멈추거나 깊이를 더할 수 없다.흘러가야 한다. 멈추면 안된다. 무거워지면 안된다. 지극히 가벼워야한다. 고민하거나 머뭇거리면 안된다. 그냥 흘러가는 거다. 휩슬려서 앞으로앞으로만 나아가야 한다. 모두가 흘러갈 때 휩슬리지 않고 물살을 거슬러 서 있는자의 공포.무사유가 존재가치가 된 오늘. 데카르트의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를 철저히 전복시키는 가치. 아니 고도의 사유. 그 정점에는 무사유로 이어지는 블랙홀이 있는 것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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建築無限六面角體

사각형의내부의사각형의내부의사각형의내부의사각형의내부의사각형
사각이난원운동의사각이난원운동의사각이난원
비누가통과하는혈관의비눗내를투시하는사람
지구를모형으로만들어진지구의를모형으로만들어진지구
거세된양말(그여인의이름은워어즈였다)
빈혈면포,당신의얼굴빛깔도참새다리같습네다
평행사변형대각선방향을추진하는막대한중량
마르세이유의봄을해람한코티의향수의맞이한동양의가을
쾌청의공중에붕유하는Z백호.회충양약이라고씌어져있다
옥상정원.원후를흉내내이고있는마드모아젤
만곡된직선을직선으로질주하는낙체공식
시계문자반에Ⅻ에내리워진일개의침수된황혼
도어-의내부의도어-의내부의조롱의내부의카나리아의내부의감살문호의내부의인사
식당의문깐에방금도달한자웅과같은붕우가헤어진다
파랑잉크가엎질러진각설탕이삼륜차에적하(積荷)된다
명함을짓밟는군용장화.가구를질구하는조화분연
위에서내려오고밑에서올라가고위에서내려오고밑에서올라간사람은
밑에서올라가지아니한위에서내려오지아니한밑에서올라가지아니한위에서내려오지아니한사람
저여자의하반은저남자의상반에흡사하다(나는애련한후에애련하는나)
사각이난케이스가걷기시작이다(소름이끼치는일이다)
라지에터의근방에서승천하는굳바이
바깥은우중.발광어류의군집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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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내 생각을 강요할 필요가 없고 내 생각을 너가 알지 않아도 되는 단절(斷切). 알 수 없는 너의 생각은 무슨 Dog소리냐고 가볍게 지나면 그만인것이다. 사유의 통증.사유의 미련함.
"생각없는 너가 무섭다고 그러오
복잡한 생각의 너가 무섭다고 그러오
무서운 너와 무서워하는 너가 그렇게 모였소
막다른 골목이든 뚫린 골목이든 상관없소
다른 사정은 없는 것이 차라리 나았소.
그런 우리가 도로로 질주하오.
그도로는 왕복 8차선."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이 사유하지 않았을까?
아니 충분히 사유했을거야, 하지만 멈출수 없었어.
멈춘다는 것은 죽음. 멈춘다는 것은 공포이니까.
그가 무엇을 할 수 있었을까? 너라면 무엇을 할 수 있었을까?
눈을 감아. 생각은 헛됨. 그냥 그렇게 사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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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暴雨)속의 질주(疾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