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정현 2

비오는 날의 금서(禁書) 그리고 학장교회

건강이 안 좋은 몸은 일상의 흐름이 조금만 뒤틀려도 여실히 드러난다. 토요일 두 건의 결혼식이 몸에 부대끼었는지 주일예배 후 적잖이 피곤을 느낀다. 주일 저녁 얼굴이 뵈지 않았던 선생님께 심방전화를 하며 들었던 말이 가슴에 콕 박혀서 입 밖으로 갖은 저주와 내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욕설을 퍼부어도 성에 차지 않아서 밤내 끙끙거리고 있었다. 후두두둑. 세찬 빗소리에 창문을 닫고 오도카니 앉았다. 성도의 고통을 가슴에 안고도 어쩌지 못하는 부교역자의 한계가 시스템 안에 갇힌 “신앙”임을, 계급 안에 갇혀버린 “사역”임을 여실히 드러낸다. 안타깝다. 아프다. 교회가 너무나 많이 썩어있다. 기침이 시작된 아침. 간이 건물로 지어진..

영성 2020.06.30

파도가 밀려와 달이 되는 곳 / 윤정현 산문집 / 헥사곤

페친이신 장정희 선생님으로 선물받은 책 윤정현산문집 "파도가 밀려와 달이 되는 곳"을 읽으며 "윤정현선생 앓이"중이다. 글을 쓴다는 것은 이런 것이다. 라고 정의하는 것은 어렵겠지. 하지만 이분처럼 글을 써야하는 것 같습니다.라고 말해야 한다면, 우리곁을 떠나간 많은 문인들외 지금 나와 같은 하늘아래에서 숨을 나누고 있는 사람중 나는 서슴없이 "윤정현"선생을 소개하고 싶다. 물론 최근 내 마음을 훔친 "강화길"이라는 젊은 작가도 있다.하지만 잠못 이루는 밤. 꺼내놓고 호흡을 길게하고 읽고선 그 이야기를 가슴에 안고 밤내 딩굴거릴 수 있는 글. 쉽게 빨리 읽어버려서는 안된다. 입안에 머금고 비강을 통해 그 향취를 즐기다. 오도독 오도독 씹어야 한다. 그냥 삼켜버리기에는 삶의 발자취가 고대다. 어쩌면 반백년..

지성 2020.0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