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2

이다지도 삶이 무거운데....

6996마일을 날아가야 닿을 수 있는 곳이건만 날씨만은 닮아 있어, 이곳이 그곳인듯, 그곳이 이곳인듯 종종 나는 헤매이게 된다. 오늘처럼 비가 오는 날. 마지막 남은 잎사귀를 기필코 다 떨어뜨려 놓겠다는 모진 바람에 가지는 이리저리 몸을 흔들고, 바닥을 뒹구는 낙엽은 내린 비에 반사되어 모체로부터 이어받은 자신의 색을 가감없이 토해버린다. 이렇게 한 계절이 또 지나가는구나. . 모든 것이 빛을 잃는다. 여름의 끝자락, 그러니 가을의 초입이라 할까. 브루클린 코니아일랜드비치를 찾았다. 아마도 한 두 전주즈음 총기사고가 있어 막둥이는 가지 않겠다고 했지. 이미 시즌이 끝난 비치였던 까닭에 놀이시설조차 멈추어 있었다. 그렇게 분주했던, 그렇게 들떠있던, 열기는 차갑게 식어 있었고, 시간을 낚는 은발의 낚시꾼들..

일상 2022.12.01

순간과 안녕.

보다 능숙하게 삶을 살아내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자신의 내면과 타인과의 관계에 있어 유연한 삶의 자세로 세련된 모습을 보인다. 모든 것에 명확한 답을 가지고 있고, 그들의 지혜와 여유로움은 그런 능숙함을 갖지 못한 사람에게는 또다른 세계의 권력으로 느껴진다. 나는 그런 류의 사람이 못되고 오히려 슬픔과 고통속에서 창조성을 찾을 수 있다고 자조하는, 자주 넘어지고 실패하는 사람이다. . 매일의 태양이 떠오르지만 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는 동일하지 않음이 깃들어 있음이 신의 전지전능함이라 믿으며, 날마다의 새로운 시작으로 발걸음을 옮겨놓지만 자꾸 멈칫거리는 내안의 견고하지 못함이 못내 아쉬움이 된다. 시선이 닿는 저 너머에서 지금 내가 서 있는 이곳까지 송두리째 지배당하는 것은 다시 돌아오지 않을 순간. ..

일상 2022.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