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비가 무겁게 내린다. 도로는 물론 나뭇가지에도 늦가을비는 무겁게 힘을 더한다. 비를 머금은 나뭇잎은 힘있게 물줄기를 올려 가지에 붙어 있으려하나 그 몸은 한없이 무겁다. 계절은 거짓이 없고, 조락은 피할 길이 없다. 그렇게 비는 무게를 더해가며 또다른 계절을 달려 나간다. 이번 가을을 한 줄로 기록하면 바쁘고 아팠다. 육체의 노동이 이렇게 힘들단 말인가? 몸으로 먹고 사는 사람들의 그 숭고함을 다시금 깨닫는다. 뷰티그로서리(Beauty Grocery)에서 일한다고 하니 누군가 뷰티가 들어가 나랑 어울린다고 했지. 그러게 말이다. 아름다움을 위한 뒷일은 고달프고 고통스럽다. 어디 아름다움뿐이랴. 우리가 먹고 사는 그 모든 것에 누군가의 노동과 눈물이 있음은 당연한지도 모른다. 그것을 모르는 것이 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