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유독 장마가 빨리 들고 비의 양이 엄청나다. 간이건물로 지어진 사택에 내리는 빗소리는 양철지붕에 떨어지는 빗소리마냥 타닥타닥 정겨운 것이 아니라, 마치 회오리 바람을 연상케하는 "휘모리"장단을 달린다. 유독 비를 좋아하는 나로선 장마가 오면 의식처럼 행하는 몇 가지 일들이 있다. . 하나는 이치카와 다쿠지의 소설을 원작으로 만든 “지금 만나러 갑니다."를 몇 차례고 돌려 보는 것, 어떤 매력이 그런 습관을 만들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스토리를 이끌고 가는 비와 화면 가득 메운 거꾸로 매달아 둔 ”테루테루보즈“의 모습에서 아이의 간절함을 읽는 까닭에서일까? 몇 번을 보아도 같은 장면에서 눈물이 나는 걸 보면 ”고장 난 수도꼭지“라는 별명이 그냥 붙은 건 아닌가보다. 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