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줄 21단어 72자. 충분했다. 그러고보면 마음을 전하는것에는 많은 말이 필요한 것은 아닌것 같다. 아니 말이 많아질수록 오히려 궁색해지고 의도치않게 꼬여버리는 것이 있다. 오히려 단촐한 문장에 숨겨진 수많은 감정의 선들을 읽을 수 있다. . 그날은 비가 온 뒤였는지. 비가 흩뿌리던 날이었는지 기억이 분명하지 않다. 하지만 분명 비가 왔거나 간간히 비가 뿌리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한때의 흰두리미를 발견했고, 그것들을 찍기 위해 나는 물길을 바지끝이 적는지도 모르고 뛰었다. 괜찮은 사진을 찍었을까? 아니다. 사진 초년병은 이런 날은 사진찍기 나쁜 날이란 것을 몰랐다. 피사체만을 쫓는 열정은 뜀박질하는 심장만큼 대단했지만 두리미 사진은 찾을 길 없다. 결정적 순간은 날아오르는 두루미떼가 아닌 그날의 열정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