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달빛도 때로는 잔인하다. 2017.11.23 . . 어둠이 고즈넉하니 산머리에 내려앉을 즈음 날 몸 가지에 막 자른 애기 손톱 같은 달이 걸렸다. 어젯밤 꿈에 돌아가신 친정아버지를 보았다. 무슨 이야기가 하고 싶으셨던 것일까? 난 한참을 아버지의 이야기에 귀를 모았다. 꿈이란 것은 손가락사이로 빠져나가는 모래알처럼 깨고 나면 흩어져 사라져버리는 것일까? 그렇게 귀를 모으고 들었던 이야기들이 흩어져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되었다. 아버지가 그립다. 단 소리 한번, 포근한 안아줌 한 번 없었던 엄한 아버지셨지만 그 존재만으로 돌아올 집이 되었다. 하지만 이제는 돌아갈 그 집이 없다. 어둠이 내린 산머리는 이제 어둠속에 잠겨 몸만 남겨놓았다. . . 날 몸 된 가지는 한 낮의 소란에도, 자기 몸 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