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영화

地味にスゴイ

huuka 2017. 6. 24. 23:16

<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만드는 일상 >


우울한 한 주간을 보냈다. 
사역지를 이동할 때마다 잠시 잠깐 우울한 기분이 드는 것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새롭게 가슴을 파고 드는 아이들과 낯선 환경으로 우울한 주기가 짧았다. 하지만 이제 사역을 내려놓은 탓일까? 내마음을 내가 가름할 수 없을 만큼 무너지는 일주일을 보냈다.그이마저 함께 없으니 내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결혼이 내게 주는 의미는 무엇인지 도퇴되고 의미없는 매일인듯해 견디기가 힘든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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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일본드라마를 보았다. 시리즈물은 마약과도 같아서 일체 보지 않는다.하지만 어제는 왜그랫을까? 그냥 드라마라도 보지 않으면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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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하지만 굉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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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못 유치할 수 있는 캐릭터였지만 전형적인 일본인의 사고방식과 삶에 대한 깊은 의미가 담겨있는 드라마였다. 이 드라마는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들의 뒤에는,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누릴 수 있도록, 당연한 것을 만들고 있는 사람들의 수고가 있다는 것을 가르쳐준다. 한권의 책을 세상에 내어 놓기 위해서는 보여지는 작가, 편집장.그리고 우리는 알지 못하지만 뒤에 숨은 많은 수고하는 손길이 있다. 이 드라마에서 소개되는 "교정부"의 역할 또한 그러하다. 작가의 작품이 아무리 소설일지라도 사실을 바탕으로 개연성 있게 전개되기 위해서 교정부에서는 여러가지 자료와 확인작업을 통해서 내용의 기반을 탄탄히 세워준다. 하지만 교정부는 일체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숨은 곳에서의 작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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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눈에 띄고, 칭찬받고 싶고, 빛나는 자리에 있고 싶어한다 하지만 눈에 띄지 않,고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 할지라도 그 일은 누군가를 지탱해주는 일이며, 그 빛나는 자리를 전력으로 지원하는 일이 되기도 한다. 빛이 닿지 않는 곳에서 일을 하지만 빛나고 있는 사람들. 그들의 이야기를 드라마화 한 것이 "수수하지만 굉장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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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작가는 이 드라마를 통해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그것은 이 드라마의 마지막 나레이션을 통해 드러난다.
"꿈을 이루었든, 꿈을 이루어가는 도중이든, 꿈을 이루지 못했든.어떤 마음으로 하더라도, 어떤 일을 하고 있더라도, #눈앞에있는일에전력으로임하는것이자칫평범하게반복되는매일을의미있는둘도없는매일로바꾸는방법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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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일상에, 매일에 전력을 다하고 있는가?
그런 삶을 살아왔다고 자부했다. 하지만 어쩌면 나는 시스템속에서 움직여가는 기계와 같은 일상을 살아가면서 그 삶을 전력을 다한 삶이라고 생각하고 살았는지 모른다. 전력을 다하는 삶이란 어떠한 갇힌 시스템속에서라도 자신의 정체성과 자율성, 즐거움을 잃어버리지 않는 것이다. 더불어 시스템이 아닌 혼자서 그 삶을 꾸려나가는 열린 시간속에서 좀더 규모있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 전력을 다한 삶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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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그이랑 아이들이 온다. 우울함을 깨고 시장에 갔다. 마침 장날이다. 전력으로 부딪히며 살아가는 사람들을 대한다. 빛나는 그들이다. 푸줏간을 갔다. 육개장을 끓일 소고기 2만원, 돼지 앞다리 1만원어치를 샀다. 덩어리채 끊어준다. 순간 당!황!
집으로 가져와 그릇에 담아보니 더 두려운 존재들이다.소고기는 어떻게든 다듬겠지만 돼지는 껍질을 보는 순간 소름이 돋는다. 맛있게 잘먹을거지만 왜 내게는 두려움으로 다가오는지.
그이에게 사진을 보내고 카톡을 남겼다." 돼지는 당신이 와서 다듬어줘" 냉장고에 넣어두고 육개장을 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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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이가 없어 더 외롭고 우울했던 한주다. 하지만 이것조차도 일상이 되고 그 일상속에서 의미를 만들어가고자 한다. 어떤 마음이든, 내가 무엇을 하든 눈앞에 있는 일상에 최선을 다하자. 변화없이 반복되는 재미없는 수수함으로 다가올지라도 그것이 의미있는 빛나는 매일로 바꾸어 가는 방법이라는 것을 기억하자.이런 의미없는 나날일지라도 긴 시선으로 보면 의미없는 것은 없고 헛된 몸부림 또한 없으며 미래에 누리게 될 당연한 것들을 만들어가는 시간이라는 것을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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