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문 (慰問)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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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의 끝에는
아픔조차 그리움이 되는 시간이 있다.
벗어나려고 혼신의 힘을 다한
어느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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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에 익은 엄마의 잔소리가.
노모의 소변을 받기위한 잠설침이.
술취한 남편의 술버릇조차도
벗어나고 싶다고 몸부림쳤던 것은
머릿속 이성이었을 뿐
익숙해진 몸과 마음은
허망함과 한기를 느끼는
외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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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어나려했던 삶의 자리가
생각보다 깊은
사랑임을 깨닫게 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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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울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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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은 길목을 돌아
새로운 문을 연다.
눈부심보다 빛바랜 하늘이
싱그런 잎보다 말라버림으로
그것은 오히려 위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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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락거리는 발밑의 낙엽처럼
내 조각난 심장도 소리를 낸다.
방울지는 눈물과 버무려
밟혀지고 짓이겨짐으로
이뤄내는 하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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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조차 숨죽인 오늘.
들숨을 잊고
날숨만 더하는 나는
병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