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위에서 맞이한 아침은 떠오름이 아니라 빛들의 하강이었다. 어느날 일출을 보고자 바다를 찾았던 적이 있다. 바다밑에서부터 붉은 기운이 일렁이기 시작해 바다와 접한 하늘의 경계면이 붉게 물들기 시작했다. 일렁임사이에는 붉음과 바다의 푸름이 함께 섞여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기 보다는 묘하게 어울려 색의 신비가 그 경계를 무너뜨리고 있었다. 떠오르는 해는 붉음의 에너지를 넘치지 않을만큼 구형의 몸에 다 담아내고는 자신의 힘을 감추기 위해 시야를 흐트림으로 높이 높이 떠올랐다. . 해는 점점 더 상승했고, 더이상 눈높이가 닿지 않는 먼 곳으로 떠올랐다. 해는 떠올랐다. 과연 그러할까? 아니었다. 해는 떨어졌다. 하강한 것이다. 그것도 천의 색을 가지고 신의 놀이터에서 인간세상으로 조용히 은밀하게 그럼에도 자신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