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기다려도 기차는 오지 않습니다." 내 눈은 오지 않는 기차를 찾고 내 마음은 닿지 않는 당신을 기다린다. 한바탕 비라도 쏟아져 내리면 좋으련만 습기로 무거워진 공기만이 어깨를 누른다. 이제는 그만 보내줘야는데 그게 그렇게 어렵다. 아무리 철길을 가꾸고 꾸며도 기차는 오지 않듯 내마음 접지 않는다고 마주할 이도 아니건만 뭐가 이렇게 힘겨운 것일까. 마음의 시름과는 상관없이 이다지도 꽃은 예쁘게 피었다. 차례차례 피어나는 저 꽃들처럼 내 인생도 피어날 순간이 있을까. 아니 이미 피었다. 져버린 것인지도 모르지. 하지만 해마다 꽃은 피고 진다. 내 인생의 한때가 피었다 져버린 것이라면 또 피어날 한해를 기다리면 되지 않을까? 꽃이 피지 않아도 꽃봉우리 몫을 하는 초록무성한 잎이 있다. 굳이 져버린 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