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어두면 끝일거라 생각하고 마음한구석 묻어뒀더니 자꾸만 이야기를 걸어온다. 나는 이제 그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은데 마음은 계속해서 말을 걸어온다. "그날 있잖아~" 하루종일 방바닥을 뒹굴며 내가 좋아하는 김소연의 책을 읽다가 "어금니를 깨물 수 밖에 없는 애정"을 자각하고 미친듯이 한참을 울었다. 어금니를 깨물었던 애정의 시간들. 좀더 힘낼 수 있었다면 괜찮았을까? 그것이 나만의 문제였다면 버텨낼 수 있었던 것일까? 어제는 나의 눈물을 예견한듯 비가 내렸다. . 모자를 쓰고 산책에 나섰다. 길모퉁이를 돌때마다 눈이 시리다. 스쳐지나가는 사람들은 내가 흘리는 눈물이 보이지 않는지 다큰 어른이 울먹이며 걷는 것이 꺼름직한 것인지 모른척 한다. 오히려 그것이 고맙다. 오늘은 울어야 하는 날이고 나는 울어야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