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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사랑인가요?

- 그대 사랑인가요? 어제 그이로부터 장미 한 다발을 받았습니다. 팍팍한 살림에 무슨 호사인가 싶은 어울리지 않는 한 다발의 장미.삶이 궁색할 수록 그 장미의 화려함은 짙어 어색함이 느껴졌습니다.하지만 그 꽃다발을 건네는 뜨거운 그이의 손은 어색함을 녹이고 호박마차에 올라타는 공주로 만듭니다.아침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장미꽃을 오래 보고 싶었습니다.한 송이 한 송이 다듬어 오래 보기 위해 수분을 날려버립니다.지금 우리 삶의 고통은 오랫동안 그분의 일을 하기 위해 몸을 가볍게 하는 시간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내게는 붉디붉은 장미의 빛깔보다 더 짙은 십자가의 사랑과 온몸으로 하루를 살아내는 그이의 사랑이 있으니 얼마나 감사한지요. 그이의 사랑으로 인해 좁은 방..

지성 2017.10.24

걷기 속 인문학 / 샘솟는 기쁨 / 황용필

2017.10.22.걷기 속 인문학 / 샘솟는 기쁨 / 황용필 "길은 이처럼 내가 선 곳이 새로운 시작점일 때 아름답게 빛난다."p124 지는 해를 바라보기 위해 시간을 맞추어 걸음을 옮겼던 적이 있다. 석양을 사랑했던 아버지. 그 석양을 보기 위해서 나는 40분을 걸어 가파른 언덕을 올랐고 붉게 타오른 하늘을 바라보면서 아버지를 그리워했다. 해가 뉘엿뉘엿 저물어 밤별들이 듬성듬성 얼굴을 디밀 때 나는 반대편을 돌아 걷고 또 걸었다. 나는 그 길위에서 길을 잃었다. 이 세상에 아무도 없다. 오로지 나 혼자였다. 모진 이 길을 어떻게 걸어가야 한단 말인가......3시간 족히 걸린 그 걸음걸음에 나는 나의 아픔을 묻었다. 그리고 그 아픔을 밟고 다시금 걸었다. 그 길이 끝이라고 생각하고 고개를 들었을 때 ..

지성 2017.10.22

주님. 가을이 이다지도 예쁜데.....

주님.가을이 이다지도 예쁜데....말입니다...수술한 자리 아물기를 기다리다보니 머리 감는것도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닙니다. 십여분에 걸쳐 겨우 머리를 감고 그것도 힘들어 침대에 잠시 누우니 눈물이 납니다. 이때까지 자유자재로 움직였던 몸이 제기능을 하지못하고 말을 듣지 않습니다. 몸의 불편을 겪고 나서야 인간의 유한함과 내 힘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지극히 적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이 얼마나 어리석고 교만한 일입니까? 하루하루를 살아 온것이 나의 힘, 나의 의지 나의 노력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아님을 이제야 알게 됩니다. .오늘 나무 잎사귀를 흔드는 가을 바람소리를 들었습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아름다움이 깃들어있었습니다. 하늘을 올려다 보았습니다. 바다를 옮겨 놓은 듯, 그 푸르름 속에..

지성 2017.10.20

여보.미안해요.

어쩌면 살아간다는것보다 죽어간다는 말이 맞는지도 모른다. 삶이 무척이나 남루하고 아프다. 물질의 풍성함속에 살아갈때는 맞닿은 가슴이 없어 외로웠다.고사리 손잡고 걸어와 겨우 따슨 가슴 하나 만났는데 빈손이다. . . 빈손이 부끄러운 것은 아니다. 바보처럼 자기몫 못 챙긴 것도 부끄러운 것 아니다. 다만 안타까울뿐. 사랑하는 이에게 그 무엇 하나 해줄수 없음이 아프고 안타깝다. . . 병원 오는 길.그이는 ''자기야.하나님이 정말 살아계실까?'' 그말 뒤에 숨기운 말은 ''하나님. 살아 계시다면 왜?제게? 왜? 우리에게 이러시나요?''이겠지. 탁월한 지적 능력으로 하나님을 부인할수없는 적확한 논거를 가진 당신 입에서 말이야...그만큼 척박하고 아픈거지. 그만큼 외롭고 탈진해버린거잖아. . . 또다시 삶을 ..

카테고리 없음 2017.10.16

잊혀짐의 시간

잊혀짐의 시간가정예배 2017.10.15. 총리가 된 요셉본문 창세기 41:1-57..오늘 가정예배는 창세기 41장 총리가 된 요셉의 이야기로 드렸다. 그이는 오늘 예배를 통해 술관원장에게 잊치고 만 2년을 보낸 요셉의 시간과 풍년과 흉년의 꿈이 흉몽인가 길몽인가를 대비하여 아이들과 나누고자 했다. 나눔 과정에서 나는 “잊혀짐의 시간”에 관하여 가슴 먹먹함이 있었다. .잊혀짐의 시간은 고통이다. .잊혀짐의 시간이 왜 고통일까? 그 잊혀짐의 시간은 오롯이 자신을 마주 하고 서야하기 때문에 고통인 것이다. 원망의 시간도. 절망의 시간도, 불평의 시간도, 모든 것이 지나가고 나면 남는 것은 자신이다. 맨몸으로 하나님 앞에서 자신을 대면해야 하는 것이다. 그때 자신은 무엇을 바라 볼 것인가? 여전히 안으로 안으..

지성 2017.10.15

무릎 꿇는 그리스도인 / 시편의 기도

2017.10.14 무릎 꿇는 그리스도인 (무명의 그리스도인 / 규장) // 시편의 기도 (월터 브루그만 / CLC) 읽어야 할 책도 많은데 그이의 독서편지로 독서목록에 균열이 생겼다. 삶이 답답한 만큼 기도에 관한 책들이 독서목록에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먼저 읽고 싶은 책들이 있었다. 하지만 누구보다 나의 삶과 일상영성에 대하여 잘 아는 그이의 격려로 받은 책소개는 간단히 무시할 수 없었다. 다른 읽기를 미뤄두고 먼저 잡은 책은 기도의 고전이라 할 수 있는 어느 무명의 그리스도인이 적은 "무릎 꿇는 그리스도인"과 편지의 주를 이룬 "시편의 기도"였다. 대부분의 독서와 삶을 생각해보면 (성경뿐만이 아닌) 누구나 읽을 수는 있다. 하지만 읽고 그것들을 우리들의 삶. 말과 행동, 생각에 자양분이 되기까지는 ..

영성 2017.10.14

책벌레 클라스 후이징 / 문학동네

2017.10.12가을비가 잦은 요즘이다. 나의 마음을 그대로 반영한 날씨인듯. 내 마음도 쨍하지 않다. 어제는 그이와 2주만에 하분을 다녀왔다. 필요한 책들을 가져오기 위해서다. 매번 갈 때마다 트렁크가 넘칠만큼 책을 챙겨온다 그렇다고 하분집 책이 줄어드는 느낌도 없다. 하지만 우리집은 야금야금 옮겨오는 책들로 공간이 잠식당해가고 있다. 책을 옮기기 위해 내려온 큰 아들 녀석이 화를 낸다. 쌓아둘 곳도 없으면서 자꾸 왜 들고 오냐고....어쩌면 생각없는 건 아이들이 아니라 죽어라 책을 갖고 오는 그이와 나인지도 모른다. ..책을 쌓을 벽면이 없다. 이번에는 뒷좌석에 3단책꽂이도 들고 왔건만 책을 꼽고도 방바닥에 널부러져 벽면에 쌓아올린 책을 2줄로 겹쌓기를 했다. 책을 정리하면서..

지성 2017.10.12

오스왈드 챔버스의 기도 - 토기장이

오스왈드 챔버스의 기도 / 토기장이 / 2017.10.10.이 세상 피조물은 어쩌면 기도하는 존재로 창조되었다. 모든 종교인들은 기도한다. 그리스도인은 기도의 사람들이다. 그런 까닭일까? 절대자를 향한 구도의 행위와 하나님께 드리는 기도의 차이를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번번히 기도의 거절과 그 거절에 대한 낙담을 경험할 때가 있고. 술술 기도가 잘 되는 때와 기도의 문이 막히는 때가 있다. 이러한 것들은 어디서 기인하는 것일까? 우리가 기도에 관하여 잘못된 이해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오스왈드 챔버스의 "기도"라는 책은 우리들에게 잘못된 기도의 습관과 바른 기도의 길을 가르쳐주고 있다. 특히 기도함에도 상황의 변화를 경험하지 못할 때, 응답의 더딤으로 낙심하는 이들에게,..

영성 2017.10.10

하나님께 소리치고 싶을 때 - 욥기

하나님께 소리치고 싶을 때 - 욥기 / 크레이그 바르톨로뮤. 이레서원2017.10.05 하나님은 귀머거리다. 그렇지않고서야 왜 나의 부르짖음에 응답하지 않으시는 것일까? 이번만큼은 조금 지나친 감이 있다. 오랜 경험에 나의 하나님은 25시의 하나님이셨다. 내가 생각한 것보다는 훨씬 많은 시간을 기다림에 사용하게 하셨고 참고 인내하는 견딤의 시간을 허락하셨다. 그래서 나의 하나님은 25시의 하나님이시다. 안다. 나의 시간과 하나님의 시간은 다르다는 것을..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는 좀 심하시다. 아무래도 부르짖는 소리가 너무 많아서 왠만한 소리는 들리지 않으시는듯 하다. 얼마나 더 울부짖어야 들으시는가? 얼마나 하나님께 소리쳐야만 하나님은 들으시는 것일까?..견딤의 나날이다.나의 하루하루가 견딤의 나날이다..

영성 2017.10.05

레퀴엠

낯선 길을 달리며 둘은 웃었다. "우리가 언제 이 길을 달려보겠어?" 그의 나지막 목소리가 귓가에 고른 소리로 퍼졌다. 그 여자는 이렇게 그 남자와 무작정 나서는 걸음이 싫지 않았다. 이제 막 배우기 시작한 사진찍기에 풋내나는 설레임이 그 여자를 들뜨게 한 까닭인지도 모른다. 꽤나 높다고 느꼈을 때 눈앞에 돌아가는 풍력발전기를 카메라에 담았다. 잔뜩 흐린 폼새가 가을이 오기도 전에 한기를 느끼게 했다. 이 산넘어에는 무엇이 있을까? 그 여자와 그 남자는 산을 돌았다. 산새가 깊다. 전원주택 분양이라는 현수막이 보였다. 말 수를 잃은 그 여자는 이상한 기운을 느낀다. 전원주택의 안락함, 포금함보다 짙게 깔린 죽음의 냄새를 맡는다. 이 동네 이상하다. 그 남자는 아무런 느낌이 없는 것일까? 진짜 옛날집이라며..

일상 2017.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