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륵 호르륵 숨을 불어 넣을 때마다 구슬 구르는 소리가 좋았다. 어머니는 어린 나의 목에 호르라기를 걸어주셨다.길을 잃거나 무슨 일을 만나게 되면 호르라기를 불라고 하셨다. 그러면 엄마가 달려올거라고, 엄마의 손에도 나와 같은 호르라기가 있었고 엄마가 보이지 않으면 엄마의 호르라기 소리를 듣고 찾아오라고 했다. 어린아이 유괴와 길 잃어버리는 일들이 잦았던 그 시절 호신용으로 걸어주신게 아닌가 싶다.몇 살즈음이었는지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아마도 일곱살이 되기 전이었던듯 하다. 나는 길을 잃었다. 얼마나 헤매였는지는 알 수 없지만 제법 해가 기울고서야 파출소에서 허둥거리는 아버지의 손으로 인도되어 집으로 돌와왔다. 집 가까이 왔을 즈음 나는 "호르륵, 호르륵" 호르라기 소리를 들었다. 엄마가 눈물범벅이 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