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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등 여행기 / 하야시 후미코 / 정은문고

"내 영혼은 애수의 소용돌이 안에서만 생기가 넘치는 모양입니다." - 하야시 후미코. 삼등여행기 / 하야시 후미코 /안은미 옮김 / 정은문고이름이 낯설다. 기실 일본작가들이 우리나라에 알려지고 그 책들이 번역된 것은 최근의 일이다. 인기를 누리는 작가 히가시노 기에고, 무라카미 하루키, 요시모토바나나등도 한국에서 인기의 뿌리를 타고 올라가자면 10년이 안 된다. 하물며 1903년생인 하야시 후미코의 이름이 낯선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작가소개를 보자.1903-1951.일본 근대문학을 대표하는 여성 작가. 가난한 부모를 따라 여러지방을 떠돌아다녔다.여학교 졸업 후 토쿄에 올라와 잡일꾼 사무원 여공 카페 여급등 갖가지 직업을 전전하면서도 작가를 꿈꾸며 고단한 글쓰기를 멈추지 않았다. 마침내 19..

지성 2018.11.03

엔도 슈사쿠의 문학 강의 / 포이에마

엔도 슈사쿠의 문학 강의 / 포아에마 / 엔도 슈사쿠.그가 쓰고 그가 읽은 책들을 통해 엔도의 사고의 틀에 한 발자욱 다가갈 수 있는 강의집이다.이 완성되기까지의 과정에 관한 안내를 시작으로 6개의 강의와 그의 작품 와 마지막 소설가로서의 변신을 꽤한 까지 그의 작품세계를 여행할 수 있다.인생에도 후미에가 있으니까 - 이 완성되기까지문학과 종교 사이의 골짜기에서첫 번째 강의 - 교향악을 들려주는 것이 종교두 번째 강의 - 사람이 미소 지을 때세 번째 강의 - 연민이라는 업네 번째 강의 - 육욕이라는 등산로 입구다섯 번째 강의 - 성녀로서가 아니라여섯 번째 강의 - 그 무력한 남자.의지가 강한 자와 나약한 자가 만나는 곳 - 에서 로진정한 '나'를 찾아서엔도는 강의를 통해 뼈속까지 소설가일 수 밖에 없는 ..

지성 2018.09.11

소설 연습

언제부턴가 약도 듣지 않는다. 내성이 생기지 않는다는 말은 거짓말인가보다. 노트북을 열었다. "졸피뎀""졸피뎀가격""졸피뎀부작용""졸피뎀자살""죄진실.최진영"조각조각 난 기억들에 쾌감을 느끼기시작했다. 기억하지 못하는 시간속의 나. 죽음이란 것이 바로 이런 것 아닐까? 살아있지만 그 시간을 살아내지 못한다. 다른 이들의 기억은 살아있지만 나는 그 기억이 없다.원하던 거다. 도망치고 싶었다. 이 순간을 모면하고 싶었다.생각하고 싶지 않은 것들이 치밀하게 뇌구조속을 파고들어 잠을 흔적처럼 지워버릴 때 스스로 기억회로에 멈춤을 누를수 있다니....아주 작은 부분 마치 신이 된 듯. 내 힘으로 무엇하나 바꿀 수 없는 이 세상에서 생명을 바꾼다. .사람이 이렇게 계획적일 수 있을까? 도대체 언제부터 계획을 세운 ..

아티스트웨이 2018.09.10

심판대에 선 그리스도 / 로완 윌리엄스 / 비아

모든 페이지를 필사하고 싶었던 책이다. 심판대에 선 그리스도 / 우리의 판단을 뒤흔드는 복음에 관하여.로완 윌리엄스 지음. 민경찬 손승우 옮김 비아 출판 34. 마르코가 그리는 세계는 이치에 따라 움직이는 세계가 아닙니다. 이 세계는 온갖 악령으로 가득합니다. 고통이 끊이질 않습니다. 권력이 끊임없이 남용됩니다. 이러한 세계에서 예수가 누구인지를 진정으로 표현할 수 있는 말이 존재할 수 있을까요? 이러한 세계에서는 그에 관해 어떻게 말하든 간에 입 밖으로 나오는 순간 이 세계가 지닌 광기의 옷을 입기 마련입니다. 이러한 세계에서 예수에 대해 무슨 말을 듣든 사람들은 그를 세상의 권력을 탐하려 하는 또 다른 야망가로 모든 일을 제 마음대로 결정하는 무책임한 폭군으로 재단할 것입니다. 이 세계의 말들로 예수..

영성 2018.09.09

단단한 교회

단단한 교회. / 임종구 지음 / 국제제자훈련원.."한 영혼을 제자삼아 건강한 교회를 세워가는 제자훈련" .제자훈련을 처음 경험한 때는 거의 20년 전이라 할 수 있겠다. 신학을 하기 전 개척교회를 섬겼다. 몇 명 되지 않은 성도들과 함께 어떻게 하면 교회를 부흥시킬 것인가 담임목사님의 마음은 조급하기 이를 때가 없었다. 더불어 성도들은 그 타들어가는 담임목사님의 마음만큼 일주일의 시간이 빠듯했다. 목사님께서 어디 세미나라도 다녀오시면 성도들은 이번 기회를 통해 우리교회 또한 성도수도 늘고 건축 또한 가능할 거라 소망을 가졌다. 하지만 제자훈련 책 3권중 2권을 끝으로 우리들은 또 다른 훈련인 “두 날개”로 갈아탔다. 제자훈련을 제대로 마치지 못해 나는 제자가 될 수 없었다고 자조했다..신학대학원을 다니..

영성 2018.08.15

글쓰는 여자의 공간.

글쓰는 여자의 공간. / 타니아슐리 지음, 남기철 옮김. / 이봄 출판..태양아래 모든 것들이 여물어 성숙해감을 보지만 나는 끝없이 쇠락(衰落)을 맛본다. 무엇이 옳다 틀렸다의 판단의 문제가 아니다. 메뉴얼대로 움직여야 한다. 아니 메뉴얼대로라고 말하지만 난 두려움을 가졌고 그 메뉴얼뒤로 나를 숨겼다. . 어제 오늘 난 경찰에 도움을 청하는 수화기를 7번 들었다. 그 7번에 전화대응 2번과 출동 5번이 있었다. 편의점 냉장고를 자신의 냉장고처럼 이용하는 알콜 중독자때문이다. 그가 가져간 물건은 고작 4만원 남짓. 한번에 소주 한두병. 그리고 아이스크림 한개. 그 사람의 이름을 안다. 사는 곳을 안다. 어머니도 안다. 또한 아들의 행동을 아는 어머니가 돈을 갚아주기도 하신다. 그럼에도 메뉴얼대로 신고를 했..

지성 2018.08.08

엔도 슈사쿠의 동물기

엔도 슈사쿠 / 안은미 옮김 / 정은문고 . 하나님께서는 마른 날의 단비와 같은 은혜로 나를 위로하시고 채우신다. 우리는 더 많은 것, 더 큰 것을 꿈꾸지만 하나님께서는 이것으로 충분하다고 하신다. . 엔도는 내게 사랑이다. 엔도의 신간소식을 듣고 참 읽고 싶었다. 하지만 여의치 않은 사정으로 알라딘 장바구니에 담아 두고만 있었다. 오랜만에 친구가 연락이 와선 뜬금없이 정말 뜬금없다. 전혀 예상밖의 말. "너 도서장바구니 나한테 보내봐." 신대원시절부터 도서장바구니를 채워두고 돈이 생길 때마다 책을 구입하던 나를 기억하고 있었던 것이다. 알라딘 장바구니에는 6권의 책이 담겨 있었다. 그렇게 엔도는 내게 왔다. . 엔도의 동물기는 엔도의 삶에 함께한 동물들의 이야기와 식물의 이야기가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로..

지성 2018.07.25

다 타버린 나무 장작.

언제부터인지 알 수 없지만 몸의 소리가 귀에 들리기 시작했다.바쁘게 살아온 탓에 내 몸이지만 내 몸의 소리에 귀 기우려 주지 못했다. 바빳다는 것은 하나의 핑게일 뿐 몸의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젊었고 절박한 내 삶에 몸은 숨죽여 소리내지 않고 참아주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참는 것에는 누구에게나 어느것에나 한계가 있다. 이제는 몸이 소리를 낸다. 그것도 통증에 무감각해진 나의 모든 감각을 깨울만큼 큰 소리로 나의 귀를 잡아 당긴다. 그럼에도 나는 왜 동일하게 귀 기울이지 않는것일까? 아직도 내 삶은 내 몸을 돌아봐줄 만큼 절박함에서 벗어나지 못한 까닭일까?.언제 생겼는지 알 수 없는 멍들이 늘어난다. 머리에도 혹이 생기고 사라진다. 가슴은 바늘을 찌르는 듯한 통증이 간헐적으로 느껴진다. 호르몬제를 복..

일상 2018.07.16

발레니나 스노우볼 오르골

+ 흔적 ............. 정희성 어머니가 떠난 자리에 어머니가 벗어놓은 그림자만 남아 있다 저승으로 거처를 옮기신 지 2년인데 서울특별시 강서구청장이 보낸 체납주민세 납부청구서가 날아들었다 화곡동 어디 자식들 몰래 살아 계신가 싶어 가슴이 마구 뛰었다 .흔적. 내가 남기는 것임에도 타인에 의해 인식되는 것 . 누군가에게는 그리움으로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고통과 상처로........ 아버지의 나이만큼 먹어가는 요즘. 아버지가 내게 남긴 흔적들이 파편처럼 떠오른다. 나는 퍼즐조각을 맞추어가듯 그렇게 아버지의 흔적을 뒤쫓는다. 아버지의 흔적, 그것은 신맛 강한 자두를 깨물었을 때의 눈 찡그림과 더불어 삼킨 뒤의 침 고이는 달달함으로 떠오른다. 기억속의 아버지는 성장기에 경험한 아버지가 아니다. 조금 ..

일상 2018.07.14

찬란했던 봄

단지 봄의 찬란함에 눈이 멀었는지 몰라.그때도 아팠고 그때도 힘들었지만 지나고 나니 그리움이 된다.여리지만 강인한 봄의 생명력이 싹을 튀우고 꽃을 피우듯봄의 생명력이 우리를 견디게 아니 살아가게 해 주었는지도 몰라.잦은 봄비와 성급한 여름 태양은 쭉정이까지 함께 자라게 하고오늘 우리는 그 순수했던 봄날을 그리워해.그날로 돌아가고 싶다. 나는 그날이 참 그립다.

일상 2018.0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