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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문 좁은 길 - 폴 워셔 / 생명의 말씀사.

중고등부 수련회를 마치고 책장 아래 칸에 놓여있던 책을 끄집어내었다. 폴 워셔의 “좁은 문 좁은 길”이다.이런 류?의 책은 거의 읽지 않지만 그날만큼은 책이 자석처럼 끌렸다. 책을 펼치니 남편은 묻는다. “ 무슨 책이야?” “응 폴워셔,” 남편의 “풋”소리와 더불어 “그런 xxx같은....” 그러게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단호했다. “그래서 지금 이 책이 필요해. 이런 시대. 이런 아이들. 이런 나라서 이런 책이 필요해.” 이런. ‘이런’ 으로 표현되는 이 시대. 아이들. 폴 워셔의 설교 과연 무엇일까? 20대를 일본에서 보냈다. 그때에도 교회를 다녔는데 일본인 친구들은 나를 이상하게 보았다.그들에게 있어서 기독교는 이방종교였고, 그들이 믿는다는 신도 혹은 불교는 그들의 삶속에 녹아든 문화이며 ..

영성 2020.02.10

너무 시끄러운 고독.-보후밀 흐라발.

분명 아픈데 멈출 수가 없는 이야기가 있다. “82년 김지영”책을 읽었을 때도 그러했지만 영화를 보고 온 날. 그녀의 삶을 이해하지 못함에서가 아닌 그녀의 삶보다 박한 삶을 당연한 듯 살아온 내가 가여워 복받쳐 오른 눈물을 한동안 삼켜야했다. 보후밀 흐라발의 “너무 시끄러운 고독” 역시 그렇다. 체코 작가 보후밀 흐라발의 필생의 역작이며 국내 소설가 50인이 뽑은 2016년의 소설. 페이스북에서도 한동안 회자 되었던. 글 좀 읽고 쓴다는 사람들의 애독서다. 수려한 글이 주는 멋진 표현그릇에 담겨진 속 이야기는 아리고 아린, 묵묵히 성실하게 한 시대를 살아가다 종국에는 그 시대를 따라가지 못해 폐지처럼 버려지는 나의 모습이고 당신의 모습을 그린다. 삼십 오년째 폐지더미속에서 일하는 주인공 한타. 자신의 일..

지성 2020.02.09

바람이 분다 - 이승환곡. 이소라 작사,노래.

누구에게나 이런 노래 한 곡 즈음은 있기 마련이겠지. 한 소절을 가슴이 저려 미처 부르지 못해 몸만 연신 앞뒤로 흔들며 떨어지는 눈물의 온도를 느껴야 하는 노래. “ 바람이 분다. 서러운 마음에 텅 빈 풍경이 불어온다. 머리를 자르고 돌아오는 길에 내내 글썽이던 눈물을 쏟는다.“ 물 오른 나뭇잎들과 가을 같은 청명한 하늘을 볼 수 있었던 어제와 달리 다시금 계절은 여름을 향해 달리고 있다. 지난 주 내린 비가 그리워진 까닭일까? 마른 열기가 따끔거리며 가슴을 찔러온다. “ 하늘이 젖는다. 어두운 거리에 찬 빗방울이 떨어진다. 무리를 지으며 따라오는 비는 내게서 먼 것 같아. 이미 그친 것 같아.“ 나이 먹어감에 따라 유순한 눈매를 가지는 것, 모든 것에 조금씩 조급함들을 내려놓고 여유를 갖는 것, 얼마나..

일상 2019.06.13

낮은 자의 예수님을 만나는 중근동의 눈으로 읽는 성경

새로 부임한 교회에서는 성도들을 위한 아카데미를 실시하고 있었다. 상반기 나에게 주어진 과목은 “묵상 : 말씀과 동행하기”였다. 첫 시간 렘블란트의 “돌아온 탕자”의 그림을 가지고 “자세히 보기, 오래 보기, 넓게 보기, 좁게 보기”라는 명제를 묵상의 key로 제시했다. 그리고 매시간 산상수훈의 한 구절에서 한 단락을 가지고 한 주간 살아내고 그 삶을 적어 발표했다. 그 시간을 경험하면서 구성원들의 공통된 고백은 익히 안다고 생각했던 본문을 새롭게 보기 시작했다. 너무 많이 들어왔던 뻔한 설교의 본문들이 개개인의 삶 속에 낯설게 침공해 왔다고 했다. 그 낯섦이 작지만 변화를 가져오고 낯섦속에 다가오는 주님이 더 가깝게 느껴졌다고 말한다. 말씀이 홍수처럼 쏟아져 나오는 시대다. 텔레비전를 통해, 유튜브를 ..

영성 2019.06.02

거리에 스토리를 입히다.

대구 대봉동 출생. 32의 짧디짧은 삶이 거리에 이야기를 입혔다. 그 거리에서는 그의 지나간 노래를 듣고 그 거리에서는 어제가 될 추억을 만들고 그 거리에서는 모든 것이 그리움이 된다. 아팠던 사랑조차도 그리움으로 부여잡고 싶어지는 거리. 사진을 찍고. 150년 지나도 변하지 않는다는 증명되지 않는 확신으로 원목에 사진을 새긴다. 거리에 입혀진 많은 이야기들. 숱한 약속들. 바람에 흩어질 너와 나. 누군가 사랑은 아픔을 감내하는 것이라 말했지만 그는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삶의 무게가 사랑을 넘어설 때 그 사랑은 아프다. 아픈 사랑은 더 이상 사랑일 수가 없다. 나는 다만 그에게 어제가 될 오늘을 선물하고 싶었다. 수많은 조형물속에 저마다의 이야기가 담겨있듯. 그의 눈에 새겨질 ..

일상 2019.05.13

우치무라 간조 " 구안록"

구안록 - 참 평안을 얻기까지 / 우치무라 간조 / 포이에마 일본의 기독교 사상가이자 사회 사상가의 한 사람인 우치무라 간조. 그는 메이지유신 100주년을 맞아 ‘일본 근대화의 발전에 기여한 20명’ 중 한 명으로 선정되었다. 우리나라의 김교신, 함석헌, 송두용, 최태용 등은 그의 무교회주의에 사상적 영향을 받았다. 그의 대표저서 중 하나인 참 평안을 얻기까지라는 부제목을 가진 은 일본판 “천로역정”으로 참 평안을 찾아가는 필생의 여행기를 읽는 것 같다.인간은 죄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까?아마도 죄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인간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끊임없이 밀려오는 내 안의 욕망은 죄의 열매를 맺는다. 죄를 자각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도 죄가 주는 고통의 멍에는 결코 벗어나기 쉬운 가벼운 문제..

영성 2019.01.18

본 회퍼의 <선데이>

본 회퍼의 '선데이' / 디트리히 본 회퍼 / 조병준 옮김 / 샘솟는 기쁨 테겔 감옥에서 쓴 자전적 소설로 알려진 “선데이” 200여 페이지의 두껍지 않은 소설임에도 결코 가볍게 읽혀지는 책은 아니다. 추천의 글에서는 본 회퍼가 걸어간 선(善)의 길의 출발점이 어느 곳인지 그가 맺었던 의(義)의 열매의 씨앗이 무엇인지를 가르쳐 준다고 적혀 있지만 지식이 짧은 나로서는 그것들을 발견하는 기쁨을 누리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소설이라는 문학적 장치에 의해 본 회퍼에 조금은 다가간 느낌이라고 할까? 소설의 도입은 캐롤라인 브레이크여사와 손자와의 대화로 문을 열어간다. 이 소설을 다 이해하지 못한다 할지라도 이 도입부의 대화를 기억하는 것만으로도 이 소설의 가치는 충분하다 여길 만큼 많은 생각과 고민을 하게 했다...

영성 2019.01.17

빛이 있는 동안 빛 가운데로 걸으라.

톨스토이 단편집빛이 있는 동안 빛 가운데로 걸으라. 샘솟는 기쁨 / 조병준 옮김 “ 예수께서 이르시되 아직 잠시 동안 빛이 너희 중에 있으니 빛이 있을 동안에 다녀 어둠에 붙잡히지 않게 하라. 어둠에 다니는 자는 그 가는 곳을 알지 못하느니라.” 요한복음 12장 35절 “사모를 내려놓고 다시 전도사 하실 수 있으시겠어요?”사역결정을 놓고 함께 기도할 때 담임목사님의 첫 말씀이셨다. 사모의 길도 결코 쉽지 않지만, 정통 한국교회에서 여전도사의 사역과 대우를 염려한 까닭이시리라. 하지만 나에게 있어 문제는 거기에 있지 않았다. 문제는 사역의 소명과 생계. 소명이냐 직업으로서의 생계냐 였다. 이것은 생각보다도 나 자신을 비참하게 만들었다. 그럼에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를 고민했을 때 내가 할 수..

영성 2019.01.05

중근동의 눈으로 읽는 성경 / 김동문 글 /신현욱 그림

낮은 자의 하나님을 만나는 "중근동의 눈으로 읽는 성경 "김동문 글 / 신현욱 그림 / 선율출판. “읽기만 하고 질문은 하지마세요.” 아이들에게 성경을 읽히고 싶은 것이 부모마음이다. 하지만 제일 두려운 것 한 가지가 있다. 이 녀석들이 그냥 읽기만 하면 되는데 질문을 한다. 사람 곤란하게 말이다. 성경은 읽히고 싶지만 질문은 사절. 아이들의 질문에 당혹했던 순간, 이런 것들이 자녀들에게 성경을 읽히고 싶지만 읽히지 못하는 이유중의 하나 일 것이다. 왜 어른들의 눈에는 의심이 생기지 않고,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것들을 아이들은 의문을 품고 왜? 뭐예요? 라고 물어오는 것일까? 믿음이 없어서 그런 것일까? 아니면 자라면서 그 의문들은 자연스럽게 해소되는 성장에 따른 앎의 체계인 것일까? 아니면 믿음이 자라..

지성 2018.12.15

몸에 맞지 않는 옷

예뻣다. 좋아 보였다.그래서 몸에 맞지 않음에도 억지고 입었다.그것이 얼마나 불편한지. 그것이 얼마나 몸에 좋지 않은지, 그것이 얼마나 주위를 불편하게 하는지.그런 것은 상관없었다.내가 좋았다. 다만 나는 좋았다. 그것 뿐이었다.이제는 몸에 맞지 않은 그 옷을 벗으려고 한다.옷에 맞추려 잔뜩 웅크린 몸 여기저기가 아프다. 멍이 들고 생채기가 생겼다.그리고예뻣던 옷도 무리하게 입어 늘어나 모양새가 망가졌다.그것도 내 탓이겠지.시간이 흐르면 내 몸의 상처가 낫고 새살 돋아나듯 구겨지고 올 풀린 옷도 반듯하게 다림질 되고 제대로 모양새를 갖추겠지.이제는 몸에 맞지 않는 옷을 벗어야 함을 ...... 차가운 배 한 척이 아내의 마음 속 어딘가의 항구에서 나와평평한 잿빛 수평선을 향해 미끄러지고 새 한 마리 숨결..

일상 2018.1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