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말을 걸어온다.
그렇게 애쓸 필요도 견딜 필요도 없다고 한다.
그냥 바람처럼 스쳐지나가면 그만이라고 한다.
머무려 하지말고 남기려 하지말고 그냥 그냥 바람으로 살아가라 한다.
기억이 조각나 흩어진다.
그 기억의 소실점에서 나의 존재조차 사라지겠지만
그것이 두려운 것은 아니다.
견디려고 했던 모든 의지들이 무너져 이제는 너무나 쉬워졌다.
포기가 이렇게 쉬운 것일줄이야.
바람이고자 원했지만 땅에 발을 붙이고 살아가야했던 모든 의지들이 우습다.
속살거리는 바람이 다감하다.
소실점이 멀지 않은 듯하다.
잡고 싶었던 것도 있었고 머무르고 싶었던 곳도 있었다.
하지만 모든 것이 내게는 허락되지 않는 것이라는 것은
나의 불운이 아니라 단지 바람이기때문이다.
살아온 시간이 허망하다.
보상받길 원했던 적은 한 번도 없다.
내 의지로 태어난 것이 아니였던 만큼 내 삶인들 내 의지로 될 것이던가.
누구를 향한 원망도 없다.
살아내었다는 것. 그것이 어쩜 선물이였을지 누가알까.
바람이 분다. 거기에 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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