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피고 진 꽃자리에 다시금 잎이 나고. 피고지는 꽃들 사이 계절이 지나가고 있다. 저들의 삶이 지나가듯 우리의, 나의 삶은 계속된다. 무단히 멈춰주기를 바랬던 시간이 멈추기는 커녕 오히려 더 빠른 속도로 물밀듯 흘러간다. 방향을 잃어버렸을 때는 모든 귀를 닫고 하늘의 별을 보라 했건만 하늘의 별조차 보이지 않는다. 죽어가는 고목옆에 핀 사랑초가 한없이 귀하게 여겨지는 것은 저 연약한 잎줄기를 가지고 생명을 다하고 있는 까닭인지도 모른다. 반복되는 죽음의 속삭임속에 자연의 경이를 발견하는 것은 그 무엇도 꺾지 못하는 삶의 의지일수도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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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공단에서의 알림. 그래 정리가 된거구나. 수순에 의해 진행되는 상황들. 딱히 알고 싶지 않건만 이럴때 부지런한 공무원들의 알림 시스템은 참 원망스럽다. 이미 알고 있었던 일들에 흔들리는 나를 본다. 참 딱하다. 나를 설웁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 길이 없다. 사역을 마무리했다는 포스팅에 그간 수고했다고 익명의 분에게 십만원을 또 다른 분께는 커피 쿠폰을 타출판 대표님께는 상품권을 받았다. 오히려 사역한 교회에서는 부서교사일동의 봉투한장이 전부였건만 .... 통장에 돈이 생기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얼굴. 해주고 싶은 것. 이제는 먹고 싶은 것도 하고 싶은 것도 없는, 삶의 의욕이 사라져 버렸다고나할까.... 그럼에도 삶은 계속되는 것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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