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이 피고 봄비가 나린다.
작년이나 올해나 계절은 계절에 맞게 시간을 흘러가고 있지만 나홀로 시간을 거슬러 가고 있지.
변하지 않은 것은 없겠지만 그렇다고 변한 것도 없더라.
그 자리 벚꽃은 피고지고. 눈부신 윤슬과 흐르는 강물.
꽃자리마다 꽃은 자기 몫을 다하고 있더라구.
저기 저 자리에 당신이 서 있었고. 피사체를 쫓는 밀도높은 공기가 주위를 메워올때 즈음이면
나는 마음의 준비를 해. 나도 저기 서서 초점을 맞춰야겠다고 말이야.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을거야.
벚꽃은 질 것이고 청보리는 자라날거야. 그때즈음이면 우린 어디에 어떤 모습으로 있을까.
더 좋은 사람이 되지 못했던걸 미안해하면서 아린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겠지.
잔인한 4월이야. 내가 4월을 싫어하는 이유가 하나 더 늘어버렸네.
많이도 돌아다녔다. 가는 곳마다 박제된 시간들이 눈에 선해. 떠나야겠지. 그래 떠날거야.
찬란한 봄이 이다지도 시릴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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