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직나직 찬양을 읊조렸다.
"우물가의 여인처럼 난 구했네 헛되고 헛된 것들을 그때 주님 하신 말씀 내 샘에 와 생수를 마셔라
오 주님 채우소서 나의 잔을 높이 듭니다. 하늘양식 내게 채워주소서. 넘치도록 채워주소서."
내 영혼의 갈함과 내 안의 빈 자리가 너무 커서 읊조리는 찬양이 크게 공명되어 내 마음에서 부서졌다. 소진한 내 육체만큼 내 영혼이 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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벙글어지는 꽃을 시샘하는 추위가 산책을 나선 걸음마저 돌려놓는다. 내 마음은 어제를 헤매고 헛된 것을 구하던 입술은 그 샘에 나아가지 못하고 침묵중이다. 발걸음도, 입술도 여전히 어제다. 이제는 잔을 높이 들고 나아가야 할 주일이 다가오는데 꺾인 팔을 언제즈음이면 나는 곧게 올려 잔을 받들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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