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내가 나를 공격한다.

huuka 2018. 4. 25. 23:57

 "내가 나를 공격한다. -류마티스 관절염 "

   주로 손과 발 등 작은 관절에 염증이 생기는 류마티스 관절염은 초기 치료가 늦어지면 극심한 통증과 관절의 변형을 초래하는 무서운 질환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자가면역질환인 류마티스관절염은 외부로부터 인체를 지키는 면역계의 이상으로 자신의 인체를 공격해 '침묵의 반란자'라 불립니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남자보다 여자에게서 3-5배정도 더 많이 발생하며 소득수준이 낮은 계층에서 더 호발하는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일산백병원 브런치에서


소득수준이 낮은 ...... 

오늘 주민센터를 다녀왔다. 어쩌다 내 삶이 이렇게 바닥으로 내려 앉게 되었을까.....비애(悲哀) 가난이 부끄러운 것은 아니지만 까닭없는 수치심과 패배감이 나를 슬프게 한다. 아이들에게도 가난을 물려주고 차상위계층자녀로 학교에서도 따로 분류되게 만들었다. 마음이 무너져서 몸이 아픈 것인지 몸이 아파 마음이 무너진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허물어짐이 몸의 증상들로 나타난다. 몸이 마니 아프다. 예전에는 아프면 병원을 갔다.가서 증상을 이야기하고 처방을 받아왔다. 요사이는 컴을 열어 증상을 검색창에 적어 자가진단을 한다. 그 진단이 맞는지 틀렸는지 알 수 없지만 "그렇구나."한다. 마치 병명만 알면 모든 것이 끝나는 것 처럼 찾아만 본다. 아침에 일어나면 관절이 아프다. 특히 관절과 관절이 이어지는 팔꿈치, 손목,발목, 무릎의 통증을 이루 표현할길이 없다. 굳어져서 내 몸이 아닌듯하다. 특히 손가락의 뻗뻗함은 마치 나무같다. 해가 뜨면 침대에 눕는 일이 없었던 나이지만, 최근 몸의 곤함을 이기지 못한다. 조금만 움직여도 모든 관절이 무너져 내릴듯 아파서 누워야 한다. 검색 결과는 "류마티스 관절염" 맞는지는 모르지만 나의 증세에 가장 가까운 병명인듯하다.

살면서 "통증"에 대해 면역이 생겼다고 자신했다. 육체의 통증. 마음의 통증, 통증에 대해서는 무덤덤한 나이지만 이제는 버텨낼 자신이 없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다. 모든 것을 끝내고 싶다. 작은 나뭇잎 부딪히는 소리에도 마음이 바스라진다. 팽팽하게 당겨진 긴장의 끈들을 이제는 그만 놓고 싶다. 앞으로도 수많은 병들이 나를 삼키려 들겠지만 류마티스 관절염 얼마나 내게 어울리는 병인지. "내가 나를 공격한다." 내 삶이 그러했다. 내 삶이 나를 공격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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