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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라서 얼마나 다행이야.

둘이라서 얼마나 다행이지 몰라. 그치.먼길 떠나오면서 이 생명체들을 떼어 놓는다는 것은 감히 상상조차 하지 못했어. 그건 이 아이들을 맡길 곳이 없었던 까닭이기도 했지만 이 생명들이 내게 부여한 책임의 끈을 놓을 수 없었기 때문이었을거야.태평양을 건너 이곳에 올 때 이 아이들은 그 밤이 얼마나 공포였을까. 알 수 없는 기계음들과 한껏 높아진 고도에 귀는 얼마나 멍멍했으며 서로의 울음만 들릴 뿐 각각의 케이지 안에서 한기와 어둠, 그리고 앞을 알 수 없다는 불안.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나의 무모함을 너희들은 가질 수 없었으니 더더욱 힘들었을거야. 우리의 시련이 그 비행이 전부가 아니었지만 어쨋든 지금 너희둘 함께 있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어..유일한 따뜻한 곳이 스토브위인 까닭에 우풍이 ..

일상 2024.11.18

꿈.

꿈. 꿈에라도 보길 원했는데 꿈에서 보고나니 마음을 하루종일 추스르질 못했다. 언제였지? 그 어느 날. 당신도 그러했어. 어둠이 걷히지 않은 하지만 분명 먼동이 떠오를 무렵. 커다란 거실 유리문 앞에 멍하니 앉았던 너의 뒷모습을 나는 기억해. 넌 그것이 꿈이 였는지 혹은 단순한 너의 기억의 파편이었는지 그 경계에 서서 가늠하는 사람처럼 진중한 표정을 지었고 비밀을 담은 입술을 하고 있었어. 너의 한없이 쓸쓸했던 뒷모습이 꿈때문이었다는걸 필에게서 들었을 때...잊는다는건 어려운 일이라는 것과 때때로 지나간 시간의 공습에는 피할 길이 없다는것을 알게 되었지. . 지금 생각해보면 이미 그때 나는 이 기다림과 잊혀지지않음.혹은 망각의 늪에서 피어나는 추억이라는 꽃의 치명적인 공격을 보았기에 지금의 나를 예상하고..

To you. 2024.11.07

가을을 달리다.2024.10.26.

학교갈 때는 깨워도 일어나지 않던 녀석이 새벽부터 서둘러 나갔다. 녀석의 첫 마라톤. 오늘이다. 아들의 도전10km완주. 길지도 짧지도 않은 거리 첫 마라톤으로도는 딱 좋다. 오늘을 위해 일주일에 2-3번 한 두시간씩 달렸다. 녀석은 달리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지면에 닿는 자신의 무게를 발바닥으로 느끼며 자신이 내뱉고 삼키는 날숨과 들숨에 자신의 무엇을 버리고 새롭게 채웟을까. 오롯이 무엇인가에 집중하면 모든 것이 무(無) 혹은 공(空)의 세계에 들어가게 된다. 그 안에는 오직 나만이 존재해서 스쳐지나가는 노란 은행잎도 빨간 단풍잎도 끝없이 연결된 하나의 선으로만 느껴질 뿐. 아들이의 세상에 나와 다른 이들은 들어갈 수 없고, 오직 자신만이 존재하는 그 시공에서 아들은 무엇을 발견했을까. 피아노 앞에..

일상 2024.10.27

Happy Birthday. 2024.10.24.

오늘 한낮의 기온은 27도까지 올라갔지만 옷을 갈아입은 나무들을 보니 완연한 가을이야. 내일부터는 다시 기온이 뚝 떨어진다지? 요몇일 더웟던 것이 인디언 썸머였을까? 아니면 몇 일 춥다 다시금 더워질까... 가을이 아름다운 뉴욕의 맛은 센트럴파크에서 제대로 맛볼 수 있어. 나는 이번 가을만큼은 놓치고 싶지 않아서 센트럴파크에 갔어.  맨해튼 중심부를 가로지는 843에이커의 이 인공도시공원은 볼거리도 많지만 굳이 뭘 보려하지 않아도 눈에 보이는 나무 한그루한그루가 그 계절을 노래하고 있어서 말로 형언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어. 이곳에는 두개의 아이스링크와 인공호수 등 10여가지의 테마가 어우러져 있는데 나는 그중 3곳 베데스다테라스와 보우브릿지 그리고 존 레논의 스트로베리 필드를 가보려고 해.  ..

To you. 2024.10.24

단풍은 멀어도 가을이야.2024.10.17.

오랜만에 오전시간을 이불속에서 보냈어. 자의든 타의든 바깥기온이 뚝 떨어진 오늘 이불속에서 보낼 수 있었다는 건 피곤한 일상중 뜻밖의 선물 같았다고 할까. 이불속에서 다시금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단숨에 읽었어. 2주전부터 정신없이 바쁜 스케줄속에 있었어. 70년만에 교회보일러 교체 공사가 있었고, 그 경비마련을 위한 바자회로 무척 분주했거든. 언제나 그렇지만 부교역자의 삶은 부산하기만 할뿐 영광도 손에 떨어지는 돈도 없어. 하지만 유난히 추울거라는 올 겨울 따뜻하게 지낼 수 있다는 것만은 넉넉한 수고의 댓가가 될 것 같아. 이미 2번이나 걸린 코로나 3번은 걸리겠나싶지만 무리한 몸에는 이상이 왔고, 끙끙거리다 어제는 응급병원을 찾아 독감과 코로나 검사를 했어. 빠르면 오늘이나 내일 결과가 나오겠지만 이..

To you. 2024.10.18

크리스마스캐럴은 출장중.2024.09.25.

이곳에 와서 유일한 기쁨이라면 어렵지 않게 그림을 대하거나 초판본 책을 볼 수 있다는 것일거야. 지난 주 나는 더 모건 라이브러리 뮤지엄( The Morgan Library Museum)을 다녀왔어. 개학을 한 막둥이도 없이 보내는 혼자만의 추석 선물이라고나 할까? 미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은행 중 하나가 체이스 은행이야. 체이스 은행의 정식명칭은 JPMorgan Chase & Co.인데 이것은 창립자인 John Pierpont Morgan 이름을 쓰고 있어. 이 돈많은 양반은 대단한 수집가였는데 사후 대부분의 작품들은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 기증되고 눈치챘겠지만 내가 다녀온 더 모건 라이브러리 뮤지엄은 존 모건의 저택인데 개인 박물관으로 일반인들에게 공개되고 있어. 어마어마한 서재와 그가 수집한 많은 ..

To you. 2024.09.26

손에 쉽게 닿는 건 아름다움이 아니지.2024.09.24.

경쟁사회가 아닌 곳이 어디있겠냐만은 한국사회만큼 경쟁을 부추기는 나라는 없을듯하다. 공중파방송에서 제작되는 많은 것들이 경쟁을 통한 탑을 쟁취하는 과정을 만들어낸다. 가요에서부터 시작된 이 프로그램들은 국악, 악기연주자, 목소리, 춤에까지 장르불문이다.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한참을 심취해 빠져들기도 했지만 그 다음은 그러니까 일등을 한 사람에게 크게 관심이 유지되지는 않았다. 극도의 긴장감을 갖고 한 단계 한 단계 임하는 그들의 성취에 함께 기뻐하고 응원하는 마음이 컸던 것인지 아니면 경쟁구도자체를 즐기게 된 것인지는 알길 없다. 이번주부터 시작된 스테이지파이터, 스테파는 이례적으로 발레, 한국무용, 현대무용 세파트로 나누어 퍼스트를 구별해내는 구조인듯한데 너튜브에 소개된 영상이 흥미진진하다. 아..

일상 2024.09.25

다정과 활자. 2024.09.23.

이렇게 갑자기 서늘해져도 되는건가? 오늘 아침에는 두터운 점퍼를 꺼내 입어야할만큼 차가운 기운이 느껴졌어. 아름다운 단풍이 계절이 오고 있나봐. 뉴욕의 가을은 아름답기로 유명한데 정작 나는 그 멋을 제대로 즐기지 못했어. 올해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름다운 뉴욕의 가을을 경험하고 싶어. 지난 주간은 아마 이곳에 와서 정신적으로 가장 힘들었던 때와 거의 맞먹을 정신적 피로에 시달렸어. 거기에다 담임목사님의 출타로 설교까지 해야했으니 긴장감이 수위를 넘었던 것 같아. 그래서일까? 오늘 아침에는 정말 일어나기 싫더라. .이곳에서의 설교는 3번째인데 설교단에 설 때마다 밀려드는 부끄러움은 뭐라 말해야할지 모르겠다. 신학적 지식이 부족해서라거나 공부가 짧아서가 아닌 내 삶이 그분의 영광이 되지 못함에 나는 ..

To you. 2024.09.24

하찮은 것이 하찮지 않았어.2024.09.21.

낮밤의 기온차이를 맹맹해지는 코를 통해 알게 되는것은 현대인의 숙명인지도 몰라. 계절이 바뀌는 길목에서 어김없이 앓게 되는 알러지성 비염이 찾아왔어. 마스크를 쓰고 잔뜩 예민해진 기관들을 다스려도 불편하긴 매한가지야. 이곳에 와서 알러지주사를 3번 맞았는데 마지막엔 패밀리닥터가 더이상 맞지 않는 편이 좋다고 약으로 다스려보자고 했어. 하지만 약인들 뭐가 좋을게 있을까 불편해도 마스크로 참아보려고 하는데 머리까지 띵해온다. 모닝커피를 마시면서 테이블에 올려진 냅킨을 보았어. 아마 몇일 전 다녀온 레스토랑에서 가져온 것이 분명할거야. 가능한 바깥 음식을 먹지 않으려하지만 어쩔수 없이 먹게 될 땐 참 난감해. 무엇을 먹어도 기름지고 짜다는 것. 하지만 어쩌겠어. 그날도 그랬던것 같아. 간단하니 요기할 셈으로 ..

To you. 2024.09.22

시절을 즐긴다는 것. 2024.09.20.

한낮은 여전히 여름의 더위가 남아있지만 부인할수 없는 가을이 눈앞에 와 있어. 불어오는 바람에서 청량감보다는 스산함이 느끼게 된다면 맞아 가을, 가을인거야. 마음의 작은 결심들이 행동으로 옮겨지기까지 사실 아무것도 아닌데 왜 이다지도 힘이 들고 용기가 필요한건지.. 매일의 일상을 기록한다는 것. 결코 쉬운 일이 아니란 것을 유년시절 일기쓰기만으로도 충분히 우린 알지. 하지만 기억이 나지 않는 일들이 많아지고 어쩜 소중한 그 순간들을 놓치고 있다면 정말 아쉬울 것 같아서 다시금 글을 적기로 다짐을 하게됐어..몇 일전 미국의 유명한 마켓 중 하나인 Trader joe's라는 곳에서 미니 토트백을 판매했는데 이게 말이야. 정말 인기가 많아. 왜냐면 가성비가 장난 아니기때문이지. 한국에서도 이 마트의 장바구니가..

To you. 2024.0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