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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이 폈다 하더이다.

비가 잦은 걸보면 봄이 왔음이 분명하다. 매화꽃이 피었다 지고, 벚꽃이 몸을 불려갈 무렵 함박 웃음으로 벙글어지는 목련의 때가 이맘때다.이곳에는 순백의 목련보다 적목련을 많이 볼 수 있다. 소프트 아이스크림같은 우윳빛깔의 목련보다 적목련은 세련됨과 고고함을 가지고 있다. 뽀얀 피부에 보라빛이 감도는 짙은 분홍정장을 입은 듯한....해마다 돌아오는 생일이 이제는 반갑지가 않다. 한 살 더 먹었다는 설움보다는 삶에 대한 감사가 사라진 탓이겠지. 덕담인지 진담인지 알 수 없지만 앞으로 30-40년은 더 살건데 건강하셔야지요하는 말을 들을 때면 그 시간이 아득해져서 나는 어찌할바를 모르겠다. 하지만 새로운 학문을 공부하고 배운 것을 사회에 조금이라도 환원하려면 10년은 분발해서 살아내어야겠지. .어제의 나와 다..

카테고리 없음 2025.04.03

I GET ALONG WITHOUT EASILY

너 없이도 난 아주 잘 지내I get along without you very wellOf course, I do약한 비가 내릴 때를 제외하고는Except when soft rains fall그리고 나뭇잎에서 물방울이 떨어지더니 기억이 나네And drip from leaves, then I recallThe thrill of being sheltered in your armsOf course, I do하지만 난 너 없이도 아주 잘 지내But I get along without you very well난 너를 잊어버렸어, 그래야 했던 것처럼I've forgotten you, just like I shouldOf course, I haveExcept to hear your nameOr someone's la..

To you. 2025.02.28

뜻밖의 길이 나는 두렵다.

뜻밖의 기회로 공부를 시작하게 됐다. 뜻밖의 기회를 '그분의 뜻'으로 착각할 때가 많았던 나로서는 이런 기회들이 두렵다. 나의 길이 나의 뜻과는 다르게 열려가고 나는 과연 어디로 가는 것일까. 어디로 가게 될 것인지 예측조차 할 수 없다. 주어진 길을 걸어가다보면 그 길의 끝을 알 수 있겠지만....그 길의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

카테고리 없음 2025.02.15

New year's luck

우리가 과연 일출을 볼 수 있을까?그 가능성은 희박했다. 폭포에서 뿜어올리는 물안개와 잔뜩 흐린 하늘은 기필코 저녁무렵부터 비를 뿌렸다. 이틀째 계속되는 흐림과 비 사이. 그 덕분에 기온은 영상에 머물러 미친 듯 부는 바람을 무시하면 봄같은 따뜻함이다. |.딸아이와 9시간 기차로 달려와 걸어서 캐나다국경을 넘었다. 아침 7시 무렵 뉴욕을 출발해 오후 4시가 넘어 도착한 나이아가라 폭포. 레인보우 브릿지를 건너자 폭포의 야간 조명이 하나둘 들어오기 시작했다. 아직 5시가 되지 않았건만 어둑해지는 거리에 폭포의 불빛은 화려한 자태를 드러낸다. 얼마간의 거리때문인지 낙수소리는 문밖넘어 애기울음소리처럼 들리고 위압감을 느낄만큼의 크기도 아니다. 딸아이는 연신 폭포의 크기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지 "엄마 이 크기..

일상 2025.01.05

둘이라서 얼마나 다행이야.

둘이라서 얼마나 다행이지 몰라. 그치.먼길 떠나오면서 이 생명체들을 떼어 놓는다는 것은 감히 상상조차 하지 못했어. 그건 이 아이들을 맡길 곳이 없었던 까닭이기도 했지만 이 생명들이 내게 부여한 책임의 끈을 놓을 수 없었기 때문이었을거야.태평양을 건너 이곳에 올 때 이 아이들은 그 밤이 얼마나 공포였을까. 알 수 없는 기계음들과 한껏 높아진 고도에 귀는 얼마나 멍멍했으며 서로의 울음만 들릴 뿐 각각의 케이지 안에서 한기와 어둠, 그리고 앞을 알 수 없다는 불안.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나의 무모함을 너희들은 가질 수 없었으니 더더욱 힘들었을거야. 우리의 시련이 그 비행이 전부가 아니었지만 어쨋든 지금 너희둘 함께 있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어..유일한 따뜻한 곳이 스토브위인 까닭에 우풍이 ..

일상 2024.11.18

꿈.

꿈. 꿈에라도 보길 원했는데 꿈에서 보고나니 마음을 하루종일 추스르질 못했다. 언제였지? 그 어느 날. 당신도 그러했어. 어둠이 걷히지 않은 하지만 분명 먼동이 떠오를 무렵. 커다란 거실 유리문 앞에 멍하니 앉았던 너의 뒷모습을 나는 기억해. 넌 그것이 꿈이 였는지 혹은 단순한 너의 기억의 파편이었는지 그 경계에 서서 가늠하는 사람처럼 진중한 표정을 지었고 비밀을 담은 입술을 하고 있었어. 너의 한없이 쓸쓸했던 뒷모습이 꿈때문이었다는걸 필에게서 들었을 때...잊는다는건 어려운 일이라는 것과 때때로 지나간 시간의 공습에는 피할 길이 없다는것을 알게 되었지. . 지금 생각해보면 이미 그때 나는 이 기다림과 잊혀지지않음.혹은 망각의 늪에서 피어나는 추억이라는 꽃의 치명적인 공격을 보았기에 지금의 나를 예상하고..

To you. 2024.11.07

가을을 달리다.2024.10.26.

학교갈 때는 깨워도 일어나지 않던 녀석이 새벽부터 서둘러 나갔다. 녀석의 첫 마라톤. 오늘이다. 아들의 도전10km완주. 길지도 짧지도 않은 거리 첫 마라톤으로도는 딱 좋다. 오늘을 위해 일주일에 2-3번 한 두시간씩 달렸다. 녀석은 달리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지면에 닿는 자신의 무게를 발바닥으로 느끼며 자신이 내뱉고 삼키는 날숨과 들숨에 자신의 무엇을 버리고 새롭게 채웟을까. 오롯이 무엇인가에 집중하면 모든 것이 무(無) 혹은 공(空)의 세계에 들어가게 된다. 그 안에는 오직 나만이 존재해서 스쳐지나가는 노란 은행잎도 빨간 단풍잎도 끝없이 연결된 하나의 선으로만 느껴질 뿐. 아들이의 세상에 나와 다른 이들은 들어갈 수 없고, 오직 자신만이 존재하는 그 시공에서 아들은 무엇을 발견했을까. 피아노 앞에..

일상 2024.10.27

Happy Birthday. 2024.10.24.

오늘 한낮의 기온은 27도까지 올라갔지만 옷을 갈아입은 나무들을 보니 완연한 가을이야. 내일부터는 다시 기온이 뚝 떨어진다지? 요몇일 더웟던 것이 인디언 썸머였을까? 아니면 몇 일 춥다 다시금 더워질까... 가을이 아름다운 뉴욕의 맛은 센트럴파크에서 제대로 맛볼 수 있어. 나는 이번 가을만큼은 놓치고 싶지 않아서 센트럴파크에 갔어.  맨해튼 중심부를 가로지는 843에이커의 이 인공도시공원은 볼거리도 많지만 굳이 뭘 보려하지 않아도 눈에 보이는 나무 한그루한그루가 그 계절을 노래하고 있어서 말로 형언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어. 이곳에는 두개의 아이스링크와 인공호수 등 10여가지의 테마가 어우러져 있는데 나는 그중 3곳 베데스다테라스와 보우브릿지 그리고 존 레논의 스트로베리 필드를 가보려고 해.  ..

To you. 2024.10.24

단풍은 멀어도 가을이야.2024.10.17.

오랜만에 오전시간을 이불속에서 보냈어. 자의든 타의든 바깥기온이 뚝 떨어진 오늘 이불속에서 보낼 수 있었다는 건 피곤한 일상중 뜻밖의 선물 같았다고 할까. 이불속에서 다시금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단숨에 읽었어. 2주전부터 정신없이 바쁜 스케줄속에 있었어. 70년만에 교회보일러 교체 공사가 있었고, 그 경비마련을 위한 바자회로 무척 분주했거든. 언제나 그렇지만 부교역자의 삶은 부산하기만 할뿐 영광도 손에 떨어지는 돈도 없어. 하지만 유난히 추울거라는 올 겨울 따뜻하게 지낼 수 있다는 것만은 넉넉한 수고의 댓가가 될 것 같아. 이미 2번이나 걸린 코로나 3번은 걸리겠나싶지만 무리한 몸에는 이상이 왔고, 끙끙거리다 어제는 응급병원을 찾아 독감과 코로나 검사를 했어. 빠르면 오늘이나 내일 결과가 나오겠지만 이..

To you. 2024.10.18

크리스마스캐럴은 출장중.2024.09.25.

이곳에 와서 유일한 기쁨이라면 어렵지 않게 그림을 대하거나 초판본 책을 볼 수 있다는 것일거야. 지난 주 나는 더 모건 라이브러리 뮤지엄( The Morgan Library Museum)을 다녀왔어. 개학을 한 막둥이도 없이 보내는 혼자만의 추석 선물이라고나 할까? 미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은행 중 하나가 체이스 은행이야. 체이스 은행의 정식명칭은 JPMorgan Chase & Co.인데 이것은 창립자인 John Pierpont Morgan 이름을 쓰고 있어. 이 돈많은 양반은 대단한 수집가였는데 사후 대부분의 작품들은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 기증되고 눈치챘겠지만 내가 다녀온 더 모건 라이브러리 뮤지엄은 존 모건의 저택인데 개인 박물관으로 일반인들에게 공개되고 있어. 어마어마한 서재와 그가 수집한 많은 ..

To you. 2024.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