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

생계를 넘어 소명 / 우병선 / 생명의 말씀사

huuka 2017. 8. 17. 02:22
독서와 영성이야기 < However, God would be always with me.> .2017.08.16
- 생계를 넘어 소명 / 우병선 / 생명의 말씀사.

소명은 과연 무엇일까? 소명이란 것은 생계와 무관한 것일까? 생계보다 소명은 상위개념이고 생계를 염려하게 되면 소명은 잃어버리는 것일까?

꼬박 이틀을 앓았다. 그이가 하분으로 내려가고 혼자 교회에 가 기도하면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하나님의 때를 알지 못함이,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한 없이 기다릴 수 없는, 5자녀의 부부는 아이들과 살아갈 문제를 염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기다리면서 부교역자 이력서를 넣었고, 나는 오늘 면접을 다녀왔다. 마음이 한없이 무너졌다. 마음이 무너진 이유는 두 가지였다. 하나는 개척이 분명한 소명이라면 하나님은 왜 우리의 삶을 보장해주시지 않는가? 하는 것이었고,또 하나는 면접을 보면서 처음으로 사례의 선을 제시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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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척에 대한 분명한 소명이 있다. 하지만 당장 살아갈 여건이 안된다. 언제까지 하나님의 때를 기다려야 하는 것인가? 개척멤버도 장소도 없다. 생계를 위한 다른 일을 하면서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는 것이 지혜로운 일인가? 그러다면 다른 일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은 마치 방향을 잃고 조류에 밀려다니는 조각배와 같다.
사역자로 사역지를 옮길 때마다 한 번도 사례를 물었던 적이 없다. 사례에 대한 만족이 있었던 적은 없지만 항상 감사함으로 사역에 임했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사례비가 얼마인지. 최소한 이만큼 주시지 않으면 사역이 힘들다고 내 입으로 말했다. 그 금액이 도를 넘는 큰 금액은 아니었지만, 지역적 형편과 교회의 관례보다는 1-20만원을 더 요구한 셈이다. 마음이 힘들었다. 마치 내가 삯꾼이 된 듯했고. 담임목사님과 말씀을 나누면서 마음이 뜨거워져, 사례는 상관없이 헌신하고 싶다는 생계를 무시한 오지랍도 까닭없이 서글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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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원초적으로 무너졌다. 소명에 대한 무너짐은 나의 정체성을 무너뜨렸고, 은혜로 살아 온 내 삶에, 생계라는 현실은 너무 낯선 그 무엇으로, 넘지 못할 장벽으로 와 닿았다. 지혜로운 선생이자, 다정한 격려자인 그이마저 없으니, 이런 헤맴속에 답을 찾지 못하고, 죽고 싶은 자멸감마저 들었다.
나는 누구인가? 내가 서 있는 곳은 어디인가? 나는 어디로 가야하는가? 나는 정신없이 그이의 책을 뒤졌다. 그때 내 눈을 끈 책이 바로 <생계를 넘어 소명> 이라는 책이었다. 이 책을 통해 답을 찾았을까? 그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3시간 집중독서를 통해 마음을 추스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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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 우병선은 목사다. 하지만 그는 독특한 이력을 지녔다. 빌딩 청소부, 자영업자이며, 작가다.이렇듯 삶의 현장을 두루 체험한 목사로, 삶의 현장에서 치열하게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소명"이 무엇인지, 일상을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의 자긍심과 직업을 통한 소명의 회복을 제시해주고 있다.
저자는 곧잘 삶의 현장에서, 현실에서 큰 뜻을 품고 시작했던 소명감이 초라해질 수도 , 잃어버릴 수도 있는 것이 현실(p32)이라고 말한다. 그럼에도 그는 "그리스도인에게 소명은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정체성과 관련된 즉 하나님이 나를 하나님의 사람으로 부르셨다는 내적 신호다. 힘이 되고 짐이 되는 것을 살아가면서 겪는 나의 반응일 뿐이다. 소명은 그 선에서만 다루어 질 것이 아니다. 그 이상의 것이다."(p34)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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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그리스도인인 너희는 맹목적으로 좇아가며 살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나라와 하나님의 의'라는 소명을 먼저 구하며 살아야 한다(p70)고 말하며, 리처드파크의 "갈매기의 꿈"과 "베드로"를 통해 그 너머를 보는 눈 을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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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의 부르심은 고작 생계에 갇히지 않는다. 생계를 뛰어넘는다. 주님의 부르심은 생계에 밀려나지 않는다. 주님은 생계를 밀어내고 소명의 열정을 회복시키시며, 생의 목적을 확고하게 이 땅에 영광스러운 당신의 도구로 그 사람을 고용하신다. 먹고사는 것에 밀려나는 인생이 아니라, 먹고사는 것을 밀어내고, 보다 가치 있는 사명을 위해 살도록 주님은 우리를 부르셨다. 그리고 그 부르심의 소리에 응한 소명자에게 당신의 능력을 쏟아부어 주신다."(p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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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하나님!! 저는 왜 이렇게 생계에 갇혀 살아가는 것일까요? 소명의식의 부재인가요? 그렇다면 저의 소명은 과연 무엇입니까? 저는 소명자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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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가진 주인의 마음을 아는 그리스도인은 모두 소명자다. 우리에게 맡겨진 직 속에는 주님의 거룩한 부르심이 있다. 주님은 우리를 통해서 그분의 사역을 내 삶의 자리 속에서 펼쳐 나가도록 명하신다."(p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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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망가진 주인의 마음을 알고 있다..나는 소명자다. 나는 그리스도인이다. 나는 그리스도인으로 주어진 소명을 이루기 위한 업으로 나는 사역에 임한다. 교회개척을 하든, 부교역자를 하던 그 부르심에는 변함없는 그분의 신실하심이 있다. 내 삶의 모습이 사람의 눈이나, 세상적 가치로는 절망과 꿈의 파괴가 있을지 모르지만, 그럼에도 하나님은 나와 함께 하시며, 함께 하시는 그 삶의 자리가 나의 소명의 자리임을 기억하자.소명은 결코 생계의 상위개념이 아니며, 소명과 생계는 별개의 것도 아니다. 하나님께서는 먼저는 그리스도인이 되기를 원하시며, 그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소명을 이루어가시기를 원하신다. '하나님의 나라와 하나님의 의'를 실현하기 위한 방편으로서 나의 사역을 인도해 가신다. "하나님이 그리신 사역의 그림"을 "내가 이것이다"라고 한정할 수 없다.

"하나님이 우리를 사용하시는 삶의 영역에 제한 구역은 없다. 따라서 그리스도인은 교회의 담을 넘어 어둠을 향해서 적극적으로 나아가야 하고 필요한 곳에 뿌려져야 한다."p2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