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

오스왈드 챔버스의 기도 - 토기장이

huuka 2017. 10. 10. 09:42

< 독서와 영성이야기 >오스왈드 챔버스의 기도 / 토기장이 / 2017.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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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 피조물은 어쩌면 기도하는 존재로 창조되었다. 모든 종교인들은 기도한다. 그리스도인은 기도의 사람들이다. 그런 까닭일까? 절대자를 향한 구도의 행위와 하나님께 드리는 기도의 차이를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번번히 기도의 거절과 그 거절에 대한 낙담을 경험할 때가 있고. 술술 기도가 잘 되는 때와 기도의 문이 막히는 때가 있다. 이러한 것들은 어디서 기인하는 것일까? 우리가 기도에 관하여 잘못된 이해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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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왈드 챔버스의 "기도"라는 책은 우리들에게 잘못된 기도의 습관과 바른 기도의 길을 가르쳐주고 있다. 특히 기도함에도 상황의 변화를 경험하지 못할 때, 응답의 더딤으로 낙심하는 이들에게, 혹은 고난중에 있는 이들에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기도해야 함을 가르쳐주는 책이다. 챔버스의 "기도"의 1장은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전쟁의 한복판 자이툰에서 장병들에게 주었던 메시지이다. 전쟁의 포화속에서 생사의 기로에 놓여 있는 장병들에게 왜 기도하는가?에 대한 메시지를 던져주는 챔버스의 음성에 우리는 함께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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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서문과 역자후기 그리고 총 12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기도의 동기와 기도의 방법, 특히 중보기도에 관하여 바른 이해를 제시해주고 있다. 한장 한장 귀한 배움을 주지만 1장과 5장을 중심으로 요약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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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왜 기도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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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기도하는 상황을 되돌아 보면, 즐겁고 기뻐서, 혹은 감사해서 드리는 기도보다 마음이 답답하고 무너질 때, 이해할 수 없거나 자신의 한계를 넘어설 때, 사람들의 오해와 지독한 고독에 빠질 때, 기도하게 된다. 기도라도 하지 않으면 미쳐버릴 듯 고통을 느낄 때도 있다. 하지만 챔버스는 "기도하지 않으면, 그 사람이 고통스러운게 아니라 그의 안에 거하시는 하나님의 생명이 고통을 당한다.(p12)"라고 우리의 가치관을 전복시킨다. 더불어 기도란 하나님으로부터 뭔가를 얻기위한 수단으로서의 기도가 아닌, 하나님을 알기 위한 것이며, 하나님은 언제나 우리의 기도에 응답하신다고 말한다. 기도를 하면서 염려하는 것은 하나님과 나와의 관계가 인격적인 불편에서 기인하며, 모든 상황가운데 하나님이 계시다는 것을 믿고 감사하라고 말한다.

"성경적인 기도의 개념은 각 개인보다 하나님의 거룩, 하나님의 목적, 하나님의 지혜로우신 계획이 이루어지는 것이다."p13


"우리는 하나님의 작정과 하나님이 허용하시는 뜻에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하나님의 작정은 하나님의 성품을 드러내고, 하나님이 허용하시는 뜻은 하나님께서 허락하신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우리는 하나님이 허용하시는 뜻 가운데 모든 일들을 겪게 되지만, 기도라는 노력을 통하여 하나님의 작정에 이르러야 한다."p14


"기도는 외적인 상황을 바꾸어내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성향을 바꾸어내는 놀라운 기적이다. 즉 당신이 기도할 때 상황은 그대로 유지된다. 그러나 당신이 달라지기 시작한다."p19

5장 하나님의 침묵도 응답으로 신뢰하는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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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 자신이 드린 기도가 응답되지 않으면, 우리는 왜 하나님은 침묵하시는가?하고 묻게 된다. 이 침묵에 대한 의문은 곧 하나님 존재의 부정으로까지 이어지고, 끊임없이 떨어지는 나락의 관문이 되어버린다. 하지만 챔버스는 "하나님의 침묵도 기도응답이다.(p71)" 라고 말하며, 그 이유를 이제 딱딱한 것을 씹을 수 있는 신앙의 초보단계를 벗어났기에, 더 위대한 영광의 계시를 받을 자격이 되며, 우리를 신뢰하시는 까닭이라고 설명한다. 침묵은 내 기도에 대한 응답의 표지라는 것이다.

"지난 과거를 돌아보라. 응답받지 못한 것으로 생각했던 기도들이 지금 돌아볼 때, 오히려 당신이 꿈꾸던 것보다 훨씬 크고 높은 차원에서 응답되어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하나님이 당신을 신뢰하는 가장 친밀한 방법은 당신의 기도에 한동안 침묵하는 것이다."p72


"침묵의 때를 지난 후에야 우리는 영적인 사람이 되고, 주의 침묵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더 나아가 우리는 하나님께서 우리의 모든 기도를 '가끔'이 아니라 '언제나' 응답하신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기도가 응답되는 때와 장소는 하나님의 주권에 달려 있다."p75

낙심함으로 매일매일 삶의 헛헛함을 맛보는 요즘이다. 소위 기도조차 되지 않는 막막한 터널속에 있다. 이렇게 있어서는 안된다는 것과 기도로 삶을 다잡아 나가야 한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어디서 시작할까? 어떻게 마음을 추스리고 자신을 돌아보아야 할까? 책을 읽기 전 책 앞머리에 읽기 시작한 날짜와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를 적어둔다. 이 책의 표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2017.10.9.절실하게 돌파구가 필요하다. '지금'으로서는 죽을 것만 같다. 내가 사라져가는 허망함. 삶의 헛헛함. 무의미. 호산나 다윗의 자손 예수여, 지금 나를 구원하소서.huuka"

166페이지를 두시간을 조금 넘겨 완독했다. 오늘아침 난 비로서 침대머리에 기도의 이마를 붙일 수 있었다. 오랜 시간 기도를 한 것은 아니지만, 솔직한 나의 상황과 내 마음의 상태를 누구보다 더 잘 알고 계시는 그분께 조용히 읊조렸다. 여전히 침묵하시는 그분을 느끼는 것은 아픔이지만, 더 이상 외롭지는 않다. 침묵도 응답이며 나를 한 사람의 믿음의 성인으로 인정하시기에, 지금의 고통을 통해 더욱 친밀함을 유지해 가시고자 하시는 고차원적인 그분의 애정의 방식에 나는 항복한다. 기도하기에 낙심한 자들. 잘못된 기도의 개념을 가진 분들. 정리하지는 않았지만 중보기도에 관하여 알고자 하시는 분들께 일독을 권한다. 

"믿음은 하나님의 능력이 아니라, 하나님의 성품에 대한 완벽한 신뢰이다. 우리가 하나님의 능력만 확신할 때, 우리는 믿음을 놓칠 가능성이 있다."p50


"기도란 하나님의 응답을 얻기 위해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어떤 능력이 아니라, 우리의 궁핍함에 대한 하나님의 응답이다."p1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