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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미안해요.

huuka 2017. 10. 16. 21:09
어쩌면 살아간다는것보다 죽어간다는 말이 맞는지도 모른다. 삶이 무척이나 남루하고 아프다. 물질의 풍성함속에 살아갈때는 맞닿은 가슴이 없어 외로웠다.고사리 손잡고 걸어와 겨우    따슨 가슴 하나 만났는데 빈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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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손이 부끄러운 것은 아니다.
바보처럼 자기몫 못 챙긴 것도 부끄러운 것 아니다.
다만 안타까울뿐.  사랑하는 이에게 그 무엇 하나 해줄수 없음이 아프고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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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오는 길.그이는 ''자기야.하나님이 정말 살아계실까?'' 그말 뒤에 숨기운 말은 ''하나님. 살아 계시다면 왜?제게? 왜? 우리에게 이러시나요?''이겠지. 탁월한 지적 능력으로 하나님을 부인할수없는 적확한 논거를 가진 당신 입에서 말이야...그만큼 척박하고 아픈거지. 그만큼 외롭고 탈진해버린거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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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삶을 산다해도 나는 여전히 빈한 손으로 당신을 사랑할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지만 자기야 참 미안하다. 내거 챙기지않고 분에 넘치도록 나누며 살고 섬겼던것이 나의 자랑이었던것이 교만이었나보다. 섬김의 손길들에 내자랑이 깃들고 나의 의가 숨겨져 있었나보다. 그렇기에 하나님께서는 이런 남루한 삶을 통해 내게 겸손을 가르치시나보다. 지금의 힘듬이 다 내탓이구나. 여보.참 미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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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실에 그이를 두고 가난해도 익숙해지지 않는 남자다인실의  불편함으로 혼자 맥도널드에 앉았다.분명히 지독한 단맛의 애플파이이건만 내 혓바닥은 뜨거움만 느낄뿐 단맛은 느끼지 못한다. 우리는 도대체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주님.우리를 버리심이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