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단테의 신곡이었다. 신곡을 읽다 호머에 꽂혔고 그래서 일리아드와 오딧세이아를 읽기 시작, 베르길리우스의 아이네이스까지. 호머의 길을 걷다보니 그리스로마가 있었고, 거기에는 신화의 세계가 펼쳐졌다. 우연이 겹치기 시작하면 필연이 된다고 했지.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라는 책을 통해 메트로폴리탄에 가면 그 시절 신화가 그려진 병을 볼 수 있고, 신곡의 지옥이며, 호머의 흉상을 바라보는 아리스토텔레스를 볼 수 있다기에 그곳으로 가게 되었지.
여전히 그림이나 조각들은 내게는 어려운 분야인데 그럼에도 보고싶은 것들을 발견하는 기쁨은 이루다 말할수가 없다. 거기에 내가 좋아하는 모네와 클림트 그리고 고흐를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축복이 아닐까. 이곳에서 누릴 수 있는 최고의 복이 미술관을 통한 명작들과의 만남인데 가까이 하면 할수록 풍성해지는 그 무엇이 내 안에서부터 차오른다. 그림이 나에게 말을 걸어오기 시작했다. 나의 뉴욕은 이제부터 조금은 달라지지 않을까. 떠나간 자리에 엄청난 위인들이 자리하기 시작했다. 그들의 인생이 나에게 건넬 이야기는 과연 어떤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