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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s important.....

huuka 2024. 3. 20. 22:42

내가 자유의 여신상이 보이는 곳에서 이렇게 오랫동안 살게 될거라 생각하지 않았다. 나의 성격, 나의 취향을 고려할 때 타국에서 살게되면 일본일거라 생각했지 모든 것이 다른 이곳에서 살아가게 될 줄이야. 인생은 늘 예측불허의 그 무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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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 자주 무너진 여신상은 굳건히 한 팔을 치켜올린 체 서 있었다. 마치 세상이 어떻게 이야기할지라도 결코 해가 지지 않는 미국을 상징하듯말이다. 이 거대한 도시에 내가 서 있다. 문득문득 나는 이 거대함이 이 화려함이 지루하게 느껴지는데 이것은 조밀한 아름다움, 작은 것의 소중함에 익숙한 나의 미의식때문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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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것을 두려워하는 내가 이곳에서 느끼는 유일한 편안함은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다. 처음 이곳에 와서 이들이 입고 있는 옷을 볼 때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한 사람의 몸에 봄,여름, 가을,겨울, 4계절이 함께 있었다. 두꺼운 겨울 옷 아래 한여름의 탱크탑이 레이어드되어 볕좋은 곳에서는 마치 태양아래 이불 말리듯 자신들의 몸을 드러냈다. 남이야 뭐라하든 태양력이 무엇이라 말하든 상관없다. 내가 누리고 싶은 것을 타인의 이목에 신경쓰지 않고 그대로 최대한 누리는 것. 그러한 자유가 부여된 곳이 이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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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 많은 시선과 억압속에 억눌린 나는 그들의 자유가 불편했다. 모든 것이 가능한 무한의 세계에서 나만의 잣대로 무한을 유한으로 제한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무리 더워도 3,4월에는 긴팔을 입어야 하고 아무리 장대비가 내리는 7월에도 짧은 옷을 입어야하는, 지극히 사소한 이런 부분에서조차 자유하지 못하는 내가 참 우스웠다. 2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는 지금 여전히 내 안에는 자유하지못하는 억눌린 자신을 발견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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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이곳에서 나는 새로운 꿈을 꾸고 바뀌어가는 자신을 느낀다.  중요한 것은 내가 지금 어떤 상태에 있음보다 내가 어디를 향해 나아가는 것이냐기에 내 삶의 마지막 꿈을 꾸는 시간인지도 모른다. 확실한 것은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주어지는 기회가 아니라는 것. 비록 그 과정이 어떠하든 말이다. 그러기에 그것에 감사하고 소중히 해야하지 않을까. 그러기에 나는 오늘 이 말을 깊이 생각한다.
"What's important is not so much the path you're on as the direction you're head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