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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풍경속에서.

huuka 2024. 3. 6. 23:43

때때로 낯선 풍경안에서 길을 잃는다. 이 나이에 이곳에서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일까? 하는 답없는 질문. 그러다 낯선 풍경안에 한 발자욱 들여놓을 때에야 오히려 안도하는 나를 보면서 살아내고 있다는 경이로움에 감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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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 모든 이기가 이곳에 집약되어 있다. 젊은 이들이야 좋겠지. 어쩌면 이곳에 있는 내가 부러울지도 그래 나도 조금 더 젊었다면 나이를 더 먹지 않았다면 좋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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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이들이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이곳을 찾았고 밑바닥 일을 하면서 돈을 모아 집을 사고 자식을 키워냈다. 그러다 IMF가 터지고 제법 돈가진 사람들이 빚을 피해 있는 돈 챙겨 이곳으로 왔지. 그들의 삶은 초기 이민자들과 달리 있는 돈으로 자기들만의 욕심을 쫓아 이곳에 왔고 또 그렇게 살아가더라. 이곳에도 경기가 좋지 않아 예전만큼 돈을 모으지도 성공을 불러오지도 않지만 여전히 이곳은 많은 이민자들의 꿈의 도시로 꿈의 나라로 있을 수 있는 것은 고생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아직은 꿈꿀수 있고, 노력한 만큼 어느선까지는 오를수 있다는 것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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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의 목표는 이곳에 있는 동안 언어를 마스트하는 것. 오로지 그 단한가지 목적이지만 늦은 나이에 영어를 배운듯 돌아가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평균 수명이 70-80은 거져살고 그 이상을 살아내는 지금 한국의 직업수명은 짧아도 너무 짧다. 62세에 은퇴를 하면 최소 한 15-20년을 벌어둔 돈으로 살아야 하는데 평범한 인생을 살아온 이라면 참 버거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반면 이곳에는 70세까지는 자유로이 일하고 그것이 딱히 게으르게 살아오거나 그 인생이 실패한 것으로 간주되지 않으니 건강이 허락하는한 자유로이 일할 수 있으니 좋은 점이라 할까. 그럼에도 나같이 평생 연필이나 잡고 살아온 사람은 마땅한 기술이 없어 여전히 빌빌거리게 되는 것은 어쩔수 없다. 그러니 총기가 남아 있는 지금 마지막 공부를 해야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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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극명하게 차이가 나는 한국인과 중국인들의 삶을 보면 마음이 헛헛해진다. 한국인들은 이상하니 동업이 되지 않고 중국인들은 혼자가 아닌 둘이상 동업으로 건물을 사고 상권을 확장시켜간다. 이미 이곳에서 한국인들의 삶은 안정권에 들었다는 반증이 아닐까? 커뮤니티의 힘이 아니라도 살아낼 수 있다는 또 다른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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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이곳에 와서 유일하게 마음을 나누는 친구를 만난다. 서로 다른 언어와 함께 나눌 수 있는 영어실력도 고만고만하지만 우리는 서로의 삶을 응원한다. 하루 8시간을 일해 모국으로 돈을 붙이는 그녀의 삶은 고되고 남루하다. 그럼에도 그녀의 어깨는 곧고 턱은 하늘을 향해 있다. 언젠가는 자기가 좋아하는 요리학교를 다니고 모국으로 돌아가 베이커리를 운영하겠다는 그녀의 꿈이 나는 좋다. 누군가를 꿈꾸게 하고 그 꿈으로 인해 지금의 힘듬이 이겨낼 수 있는 버팀목이 된다면 나역시 그 꿈을 힘껏 응원하고 싶다.
이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녀는 읽지 못하는 나의 글을 좋아하고 글쓰는 나를 자랑스러워하며 언젠가 써나갈 나의 이야기를 그녀 역시 응원한다. 기다려지는 내일이 이렇게 또 하루를 살아나가게 하는 힘이 되니 이역시 감사하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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